▧ 지난 보름간의 곡물창고 입하 소식 ▧
세계는 소유되지 않는다
관리인, 관리실로 들어온다. 정신없이 서랍을 뒤지고 있는 관을 발견하고 잠시 지켜보다가 묻는다.
창고관리인, 곡물창고에서
좋은 경험
강변을 걷다 보면
어디에서 흘러나왔는지 모를
종이 하나를 줍게 돼
별거 아니야
그냥 종이로 된 운명 같은 거야
처음엔 지도인지, 편지인지 알 수 없는데
펼쳐보면 모르는 나라의 젖은 산맥이지
김깃, silo
― 제135주년 세계 노동절 대회 견학단 모집 ―
제135주년 세계 노동절 대회를 맞아, 곡물창고 이용자들(필자/독자/관리인)을 대상으로, 어쩐지 가보고는 싶은데 딱히 핑계가 없는 사람들과 함께, ‘드나듦이 자유롭고 홀가분한 견학단’을 조직합니다.
유리관, 곡물창고에서
지의류
나 무엇이든 만들 수가 없다.
목뼈에서 둔부에 이르기까지, 일자로 된 내 안의 자연.
자연은 자주 봉기한다. 나는 질 생각은 없는데 이길 생각도 없고,
김깃, silo
잠을 위한 쓸어내림
너의 말은 잠들어 있다 네게 무슨 꿈을 그렇게 꾸냐고 물어보지만 너는 말하고 싶어 하지 않아 한다 그래도 침묵을 흔드는 것처럼 나는 계속 너를 쓸어내린다 그래도 너를 쓸어내릴 때마다 너의 꿈이 조금씩 흘러나온다 마음의 틈새가 벌어진다 아직 내가 없는 미래에 손을 담가본다
잠수부, 불투명함을 위한 투명함
▧ 창고 깊숙한 곳에서 찾아낸 랜덤 게시물 1편 ▧
데이비드 베너타, ≪태어나지 않는 것이 낫다≫(2019, 서광사)
엄마나 아빠가 이 책을 보면 슬퍼할 수 있다. 집 안에서는 숨겨놓길 추천한다. 근데 정말 태어나지 않는 것이 더 나을까? 깊이 생각해 볼 문제다. 우리는 스스로 생각해야 한다. 스스로 하는 생각이 우리를 살린다.
James Joyce, 리뷰 비슷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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