곡물창고 보름간 ◑ 제95호

25년 5월 ◑

2025.05.16 | 조회 7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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곡물창고 보름간

보름에 한 번, 팀 블로그 곡물창고(gokmool.blogspot.com)의 입하소식을 모아서 보내드립니다.


 

▧ 지난 보름간의 곡물창고 입하 소식 ▧

 

4일간의 휴일

나는 늦잠을 잔다. 늦잠을 자고 일어나 물을 마시고 너는 일찍 일어났겠지. 새벽에. 빵을 만들어야 하니까 내가 너에게 편지를 쓰는 동안 너는 일을 마치고 집으로 간다.

 

베개

그리고 집으로 돌아와 가장 먼저 한 일은 침대보를 새것으로 바꾼 것이다. 매트리스 커버를 벗기고 이불 커버를 벗기고 베개 커버를 벗기고 매트리스 보호하는 커버까지 벗기고 다 세탁기에 돌릴 것이다.

 

기둥

잠든 사람 몰래 집을 빠져나간다거나, 잠든 사람을 깨우지 않고 방에서 빠져나갔지만 갑자기 잊고 온 물건이 떠올라 다시 들어간다거나,

 

지진

지진이 멈추기를 기다리면서 하필 지진이 난 순간에 누워 있었으며, 하지만 일어날 수가 없었으며, 천장의 형광등이 흔들리는 걸 지켜보고 있을 수밖에 없었는데,

 

천둥과 번개

천둥과 번개가 치는 꿈을 꿨는데, 아침에 일어나보니 천둥과 번개가 치고 있다. 우박이 쏟아지고 있었다. 나는 이불을 걷어차고 일어나 다시 잠을 잔다.

미친풀, 수요일에 쓰는 사람

 

젠가

저기 네가 갖다놓은 사다리가 보였다. 카시오페이아 별자리였다. 타고 올라가면 무게중심 때문에 넘어갈까봐 걱정되었다. 깊은 우주에서 굴러떨어지는 일. 나는 나에게 그런 일이 일어나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 성좌가 되는 일을 원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런데 있을 수도 있지.」

에피, 밀밭의 낱알들

 

오물분수

오물분수야, 너는 붙잡은 잠을 놓치게 한다. 세상의 찌꺼기들 그러모아 천국 향해 솟구친 뒤 엊그제의 속마음처럼 박살이 나도 아랑곳하지 않는다. 울컥거리는 폭주는 언제나 즐거울 거야. 최대한 움켜쥐고 있던 건강이나 미래와는 무관하게, 내 안으로 안착하는 너의 물줄기에는 삶의 분변 덩어리가 거대한 발사체처럼 자리 잡고 있고

김깃, silo

 

불면을 위한 거짓말

범람하는 희망 사이로 모든 가능성을 끌어안고 뛰어든다 끝이 희박해지는 사진처럼 다시 내게 돌아오는 이야기들은 내가 있을 수 있는 모든 곳이어서 내게는 나를 가리는 내가 가득하다 이 중심은 나를 멈춰 세우려다 나와 좁혀 세워진 것이고 침묵이 아픈 밤을 지새우면

잠수부, 불투명함을 위한 투명함

 


 

▧ 창고 깊숙한 곳에서 찾아낸 랜덤 게시물 1편 ▧

 

초월일기 8

엄청나게 감동적인 휴먼다큐를 보았다. 사랑하는 사람을 암으로 떠나보낸 뒤에도 계속 사랑하는 사람에 대해 생각하는 사람이 나오는 다큐였다. 다큐에 나온 그 사람은, 앞으로도 다른 사람을 만날 생각은 없다며, 선녀의 날개가 바위를 스치는 일은 생에 한 번이면 족하다고 말했다. 생에 한 번뿐이라 해도 충분한 것, 그것이 사랑일까?

호저, 초월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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