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보름간의 곡물창고 입하 소식 ▧
교정의 골짜기
그의 원고는 하나의 불모지다. 그는 자신의 원고를 돌보지 않고 떠나간다. 애초에 돌본 적도 없다. 그의 생각은 이렇다: 돌봐야 하는 녀석은 따로 있다. 혹시 그건 나냐? 그는 죽이고 싶은 땅주인처럼 돌아와 검수에 나선다. 이 경우에도 뭔가 틀린다는 건 전혀 문제가 아니다. 똥무더기를 줘놓고 열매 만들어놓기를 기대하는 그 무책임함이 나를 돌게 만든다. 쓰기에 가담 중인 우리 모두가 이렇듯 골짜기의 들개들과도 같다.
수발자본주의와
내가 못다 한 이야기가 무엇인지 알기 위해 지금 사람들이 하는 얘기를 들어본다. 내 친구들은 지금 Y랜드 이야기를 하고 있다. 거기 얘기는 잊을 만하면 나온다. 웃기는 데라는 거다. 모 지방도시에 있는 Y랜드... 나도 이야기에 끼어든다. 나는 거기 실제로 가봤다. 정말 재밌는... 콘텐츠가 많은 곳이다. 특히 외적 몰아내기 체험이 재밌었다. 심청이 체험도 진실로 기가 막혔는데...
유리관, 교정공기
아침 같은 것
꿈이 말해주었다
이제 일어나서
사람들을 만나러
가야 한다고
김깃, ~같은 것
말하는 책
이 책은 아는 사람이 준 책이다. 아니다, 아는 사람이 나에게 준 책이 아니라, 아는 사람이 자기 친구에게 준 책을 빌리게 되었다. 이 책을 쓴 사람은 혼자 출판사 등록을 하고 혼자 책을 썼다. 그런 경우 가운데 어찌어찌 잘 알려지게 되는 책도 있지만, 이 책은 잘 알려지지 않고, 주변 사람들에게 선물로 주게 된 그런 책이다.
건물과 구조
이 모든 것이 당연하게 생각되는, 모로코 사람들이 프랑스어를 배워야 하고, 나는 모로코에 가서 내 자랑스러운 모국의 언어를 쓸 것이며, 바게트를 먹을 것이고 저녁에는 와인을 마실 것이며, 포크와 나이프로 식사를 할 것이며, 모로코 사람의 농담에 참 재미있는 사람이군 하며 웃을 것이며, 그를 친절하다고 생각할 것이며, 좋은 리뷰를 남길 것이며, 그 모든 것이 당연하게 생각된다는 사실은 이상한 일이다.
미친풀, 수요일에 쓰는 사람
▧ 창고 깊숙한 곳에서 찾아낸 랜덤 게시물 1편 ▧
탄천
하고 싶은 것을 생각한다. 예를 들면 언어를 알아가는 것. 새의 이름을 소리내어 암기하는 것. 높고 깊은 휘파람 소리를 듣고 새의 시선을 떠올리는 것. 지금 그의 목덜미에 달라붙은 벌레의 딱딱한 등갑을 건드려보는 것.
한선생, 헤어지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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