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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개로 꾸몄다고 다 '나전칠기'는 아니에요!

교하가 소개하는 우리 전통문화, '옻칠' 이야기입니다.

2024.08.02 | 조회 45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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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하 뉴스레터

전통문화 커뮤니티 '교하'의 뉴스레터입니다.

나전칠기를 아시나요?

 '나전칠기'를 아시나요? 나전칠기는 우리나라의 전통공예 중 가장 잘 알려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에요. 나전칠기의 소비도 활발해서 나전으로 꾸민 장롱부터 폰케이스까지 아주 다양한 공예품이 시중에서 판매되고 있어요. 하지만 나전으로 꾸민 물건이 모두 '나전칠기'인 건 아니에요.

 나전은 '자개'를 뜻해요. 전복이나 소라의 껍데기이지요. 그럼, 칠기는? (옻)칠을 한 기물(물건)이라는 뜻이에요. 정리하면 자개를 붙이고 옻칠을 한 물건이라는 뜻이 됩니다. 즉, 자개로 꾸몄어도 옻칠하지 않았으면 '나전칠기'는 될 수 없는 거예요. 그렇다면 '옻칠'이란 무엇일까요?

국립중앙박물관: 나전 신선 무늬 합
국립중앙박물관: 나전 신선 무늬 합
옻칠리어: 나전 상감 자라병
옻칠리어: 나전 상감 자라병

옻칠이란?

 옻나무의 수액으로 만든 도료, 그리고 그 도료를 바르는 일을 '옻칠'이라고 합니다. 옻칠은 그대로 사용할 수도 있지만(생칠) 정제하는 과정을 거쳐서 사용하는 경우가 많아요. 정제된 칠에 추가적인 가공을 거치는 경우도 있어요. 대표적인 예시가 옻칠에 천연안료를 섞어 색을 내는 '색칠'이에요. 옻칠로도 색이 있는 그림을 그릴 수가 있지요.

 옻칠은 자연 재료를 이용해 만든 건강한 도료예요. 물건에 습기나 물이 스며드는 걸 막아주고, 벌레 먹고 썩는 일도 없애주지요. 장롱, 합, 제기 등부터 팔만대장경과 같은 목판에도 옻칠 처리를 하고는 합니다. 또한 나무로 된 물건뿐만 아니라, 플라스틱과 금속 등의 소재에도 옻칠을 입힐 수가 있어요. 가죽에 옻칠해서 내구성과 심미성을 높이는 '피태칠기', 삼베나 모시에 칠을 입혀 조형물을 만드는 건칠 등의 기법이 대표적이에요.

옻나무에서 채취한 옻칠의 모습 (국가유산포털 국가무형유산 칠장)
옻나무에서 채취한 옻칠의 모습 (국가유산포털 국가무형유산 칠장)
옻칠은 그대로 사용하기도 하지만, 정제하여 사용하기도 한다. (국가유산포털 국가무형유산 칠장)
옻칠은 그대로 사용하기도 하지만, 정제하여 사용하기도 한다. (국가유산포털 국가무형유산 칠장)
옻칠리어 유지윤 작가님 作
옻칠리어 유지윤 작가님 作
옻칠리어 유지윤 작가님 作
옻칠리어 유지윤 작가님 作
옻칠리어 유지윤 작가님 作
옻칠리어 유지윤 작가님 作

교하가 소장한 옻칠작품

교하도 몇 점의 옻칠작품을 가지고 있어요. 모두 유지윤 옻칠리어님의 작품이에요. 천연도료 '옻칠'로 사람들의 삶을 아름답게 꾸미는 한편, 기후위기와 대량소비를 경계하는 예술활동을 펼치는 분이에요. 옻칠이 일상 예술로 자리 잡기를 바라며, 옻칠하는 사람 '옻칠리어'라는 단어를 만들고 스스로를 옻칠리어라고 부르고 계시지요.

금태칠기 황동호승

호승은 차를 마실 때 넘치는 물을 받아내기 위한 접시 모양의 차도구에요. 필자는 예전부터 황동으로 된 호승을 애용했어요. 그런데 찻자리를 정리하다가 과일 껍질이 호승에 닿아 심하게 변색된 적이 있습니다.


"조상님들의 지혜를 빌려보자!" 옷에 묻은 얼룩 위에 그림을 그려 감추었다는 신사임당, 그 지혜를 빌려 호승의 녹을 옻칠로 감추자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리고 곧바로 유지윤 옻칠리어님께 문의를 드렸어요. 유지윤 옻칠리어님은 옻칠을 통해 망가지거나 헤진 물건을 고치는 '수선 작업'을 해오시기도 했거든요.

과일의 산에 반응해 색이 변해버린 호승
과일의 산에 반응해 색이 변해버린 호승
오래된 가죽 지갑을 옻칠로 꾸며 수선한 작업물
오래된 가죽 지갑을 옻칠로 꾸며 수선한 작업물
오래된 나무접시에 옻칠하여 꾸미고 수선한 작업물
오래된 나무접시에 옻칠하여 꾸미고 수선한 작업물

 유지윤 옻칠리어님은 옻칠에 황토를 섞은 '토회칠'을 사용해서 작업해주셨어요. 금속은 나무와 달리 열을 가해야 옻칠이 경화되어요. 목재에 옻칠하는 것과 아주 다르다 보니까 '금태칠기'라는 별도의 기법으로 불리고 있지요. 

비포 애프터 모습
비포 애프터 모습
광을 낸 후의 모습
광을 낸 후의 모습
또 다른 구도로 찍은 사진
또 다른 구도로 찍은 사진

 결과물입니다! 옻칠 본연의 색과 황토의 색이 추상화같이 섞여 있어 새로운 느낌을 연출하더라고요! 차가운 금속 위에 옻칠이 닿으니 냉탕온탕, 단짠단짠. 상반되는 물성에서 오는 매력도 있고요.

 금속으로 된 호승은 뜨거운 물이 닿으면 표면의 온도가 너무 높아져서 잡지 못하게 되거든요. 그래서 호승에 물이 가득 차도 너무 뜨거우면 물을 비우지 못했어요. (너무 뜨거워서!) 근데 옻칠을 바르고 나니 열전도율이 비교적 떨어져서 사용성이 올라가더라고요. 또 뜨거운 물이 닿을 때마다 은은하게 올라오는 옻의 향! 이것도 참 좋았습니다.

 옻칠은 물건을 오랫동안 사용할 수 있게 해줘요. 요즘과 같이 물건을 쉽게 사고 쉽게 버리는 세상에서, 애정이 깃든 물건 하나를 오래오래 쓴다는 건 나에게도 지구에도 값진 일일 거예요. 이제 박물관에서, sns에서 나전칠기와 같은 '옻칠작품'을 보면 또 새로운 시선을 가지실 수 있겠지요?

상세설명은 바로 아래 링크⬇️
상세설명은 바로 아래 링크⬇️

 마지막으로 잠깐 소개드리는 삼베안경집이에요. 교하자문단이자, 공예가이신 정화 작가님이 만든 삼베안경집에 옻칠을 올린 작품이지요. 아직 주인을 찾지 못한 작품이라, 뉴스레터를 통해 살짝 홍보해봅니다 :) 

 한편 교하 뉴스레터는 2주간 휴식기를 가집니다. 2주 동안 운영방식과 주제, 글감에 대해 고민할 예정이에요. 휴식기가 끝난 후 뉴스레터는 정기발송 될 예정입니다. 휴식기와 별개로 교하는 계속 활동합니다. 인스타그램과 트위터, 네이버카페를 통해 소식을 만나볼 수 있어요. 

 자세한건 아래 링크를 참고해주세요. 그러면 다시 볼 날까지 몸 건강히 지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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