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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로 그리는 그림 '낙죽'

교하가 소개하는 우리 전통문화, '낙죽' 이야기입니다.

2024.08.20 | 조회 17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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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하 뉴스레터

전통문화 커뮤니티 '교하'의 뉴스레터입니다.

안녕하세요 :)

오랜만에 인사드립니다. 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요즘, 항상 안전하고 건강하시길 바랍니다. 2주만에 보내드리는 이번 뉴스레터의 주제는 '낙죽'입니다.

낙죽이란?

지질 낙烙, 대나무 죽竹. 낙죽은 달군 인두로 대나무를 지져 그림이나 글자를 새기는 기법입니다. 낙죽은 장도, 참빗, 차통 등 대나무로 만든 모든 것에 적용 가능합니다. 따라서 낙죽을 하는 장인은 낙죽뿐만 아니라, 낙죽의 대상이 되는 기물제작에도 능통해야합니다.

국가유산포털 낙죽장
국가유산포털 낙죽장

낙죽에 쓰이는 인두입니다. 이렇게 크고 투박한 인두로도 아주 세밀한 표현이 가능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여러가지 요소를 신경써야 합니다. 특히 인두가 식기 전에 빠르게 문양을 새겨넣는 기술이 중요합니다. 뜨겁게 달궈졌을 때에는 문양을 새기고, 조금 식었을 때는 질감을 표현하는 등 온도에 맞는 사용이 중요해요.

국가유산포털 낙죽장, 김기찬 作
국가유산포털 낙죽장, 김기찬 作
직접 촬영. 김기찬 作
직접 촬영. 김기찬 作

 위 사진 속 기물은 불자라고 불러요. 원래는 벌레를 쫓는 용도로 만들어졌는데, 현재는 마음 속 번뇌를 털어내는 상징성도 띄고 있어요. 불자의 자루에 빼곡히 낙죽한게 보이시나요? 아까 보았던 그 인두를 이용한거에요. 투박하게 보이는 인두로 이렇게 세밀한 표현이 가능하다니, 놀랍지 않나요?

김기찬 낙죽장

 사진 속 불자를 만든 장인은 국가무형유산 낙죽장 김기찬 보유자입니다. 김기찬 보유자는 1대 이동연, 2대 국양문에 이은 3대 보유자에요. 1955년에 태어난 김기찬 장인은, 78년 우연한 기회로 떠난 '한려수도관광여행'에서 큰 전환점을 맞이하게 되어요. 여행 중 방문한 순천 송광사에 크게 매료되어, 송광사 아래 여관집에 자리를 잡게 되거든요. 그리고 그 여관주인이 곧 장인이 됩니다.

 

날씨가 점차 추워지고 서울로 올라갈 즈음이였습니다. 여관집 주인 어른에게 잘 있다가 간다고 인사드리니, '며칠 더 놀다가소.' 하고 관심을 보이셨어요. 그 한마디에 오늘날까지 30여 년 가깝게 이곳에서 놀고 있습니다.

'낙죽장' 책에서
김기찬 보유자
김기찬 보유자

 송광사에 정착한 김기찬 장인은 광주에 있는 화실에서 그림공부를 하게 되어요. 그때 화실에 자주 놀러오던 국가무형유산 장도장 故 박용기 선생님을 만나 또 다른 전환점을 맞이하게 됩니다. 박용기 선생님은 "담양에 가서 장도에 낙烙을 놓을 사람을 구했으나 마땅치 않았다."며 운을 뗐어요. 그러면서, 김기찬 장인이 그림에 조예가 있으니 낙죽을 배우면 경쟁도 적고 잘 할 것이라며 낙죽장의 길을 권유했습니다. 나중에는 본인의 장도에도 낙을 놓아달라는 이야기와 함께요.

국양문 선생에게 사사하는 김기찬 장인(우)
국양문 선생에게 사사하는 김기찬 장인(우)

 이후 낙죽장 1대 보유자 이동연, 2대 보유자 국양문에게 각각 사사한 김기찬 장인은 2000년에 3대 보유자로 인정받게 됩니다. 담양에서 전승되던 낙죽기술을 배워 크게 발전시킨 공로를 인정받았어요. 하지만 탄탄대로를 걸어오던 김기찬 장인의 삶은 2007년에 크게 뒤바뀌게 됩니다. 20여년을 살아온 송광사 내의 공방이 불에 타 완전 전소해버리게 되거든요.

화재로 잿더미가 된 장인의 작업실. 송광사 목 좋은 곳에 위치했다.
화재로 잿더미가 된 장인의 작업실. 송광사 목 좋은 곳에 위치했다.

 이 화재로 김기찬 장인의 모든 작품과 수집품이 불에 탑니다. 그 중에는 보물로 지정될 예정이였던 작품도 있었으며, 무엇보다 한국 낙죽의 역사를 보여주는 중요한 작품과 사료가 있었어요. 

 그 후 보성을 거쳐 하동 지리산 기슭에 자리를 새로 잡은 김기찬 장인은 화재를 통해 얻은 깨달음의 경지를 보여주는 작품을 여럿 만들고 있어요. 

낙죽붓
낙죽붓
낙죽빗
낙죽빗
반야심경 낙죽필통
반야심경 낙죽필통
낙죽필통
낙죽필통

 대나무 위 짙은 갈색의 선이 보여주는 아름다운 표현들. 낙죽은 우리나라의 고유한 전통공예로써 큰 가치를 지니고 있어요. 하지만 낙죽의 맥을 잇는 장인은 김기찬 장인을 포함해도, 다섯 손가락에 꼽힐만큼 소수입니다. 

 다행히 김기찬 장인에게 사사한 전수생이 몇 명 있어, 낙죽의 맥은 다음 세대까지 이어질 예정이에요. 교하도 10월 중에 하동에 있는 김기찬 장인분과의 만남을 추진하고 있어요. 교하 트위터 에서 소식을 전할테니 많은 기대해주세요.


대충 만든 포스터
대충 만든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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