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책을 갈 겁니다. 요즘은 저녁이 차니 조금은 두터운 옷을 입어야 하겠습니다. 해가 넉넉히 져 가는 강가를 걸으며 어떤 대화와 어떤 사람과 어떤 일들을 잔잔히 되돌아보고, 어떤 것들은 꼭 인기척 같아서 걷던 산책길을 종종 뒤돌아보기도 하겠습니다.
저녁이 끝나 갈 즈음이면 집으로 돌아가야만 할 겁니다. 이곳의 밤은 도시보다 어둡고, 내가 알던 어느 곳보다 깊습니다. 깊음 사이를 걷다 보면 더욱 더 걸어야 할 것 같게 되기 때문에 그 전에 걸음을 멈추고 뒤돌아야만 합니다. 뒤돌면 걷던 내내 생각하던 이름이 발자국처럼 점점이 이어져 있을 거라서 조금 두렵습니다만, 그래도 뒤돌아 마주 보아야 함을 생각합니다. 뒤돌아 걷다 보면 돌아갈 집의 불빛도 조금씩 가깝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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