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독자 님, 안녕하세요. 두 번째 [주간 해몽]을 들고 찾아왔습니다. 첫 편을 함께해주신 덕분에 이 느슨한 산책로에 작은 발자국 하나가 찍혔습니다.
이번 [주간 해몽]에서도 또렷한 감각의 조각들을 건네려 합니다. 바쁘게 시작되는 월요일에 이 레터가 잠시 머무는 틈이 되어주길 바랍니다. 당신만의 리듬으로 이번 주의 해몽을 시작해보세요.
#1 [몽상 에디션] 낙산공원의 주말 식당 OSSO PASTA
#2 [몽상 에디션] 텍스타일에서 시작된 삶의 디자인, 미나 페르호넨
#3 [ABOUT HAEMONG] 해몽 공식 인스타그램이 개설됐어요.
낙산공원의 주말 식당
사랑으로 운영되는 OSSO PASTA
서울 낙산공원 초입, 주말에만 문을 여는 아주 특별한 식당이 있습니다. 이름은 OSSO PASTA. 메뉴가 매주 바뀌고 예약제로 한정된 손님만 받는 곳입니다.
공간을 처음 마주했을 때는 그저 조금 특별한 가게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문을 열고 들어서는 순간, 그 특별함이 공간 전체에 스며들어 있다는 걸 알게 됩니다. 벽면엔 그림 도구들이 놓여 있고, 식탁 위엔 정성스레 준비된 식사가 차려집니다. 누구든 친근하게 대하시는 사장님 부부와 대화하다 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이야기에 빠지게 됩니다.
이곳은 단순한 파스타집이 아니라 이야기가 가득한 공간입니다.
사실 이곳은 평일엔 화실로 쓰이다가 주말이면 식당으로 변신하는 공간입니다. 파스타는 매주 새롭게 개발되고, 손님은 그 주의 정해진 메뉴를 그대로 받아들입니다. 메뉴를 고를 수 없다는 점이 오히려 식사의 매력을 높여줍니다. 매주 수요일에 OSSO PASTA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이번 주 메뉴를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OSSO PASTA의 가장 큰 매력은 요리 그 자체보다도 그 요리를 대하는 마음가짐에 있습니다. 이 식당은 단순한 수익이나 취미 이상의 이유로 시작되었고 지금도 같은 철학으로 운영됩니다. 사장님 부부는 “무엇보다 중요한 건 사랑”이라고 말합니다. 자신이 가진 사랑을 세상에 내어 놓는다는 마음으로 요리를 만들고 손님을 맞이한다고요.
그래서인지 이곳의 식사는 따뜻하고 묘하게 위로가 됩니다. 맛있는 요리를 앞에 두고 나누는 대화, 웃음, 때로는 삶에 대한 조언까지. 이곳에서 보내는 한 끼는 하루를 환하게 비추는 작은 축제처럼 느껴집니다.
무엇보다 인상 깊은 건, 식당을 꾸리는 방식에서도 그들의 삶의 태도가 고스란히 드러난다는 점입니다. 요리를 준비하고, 손님을 맞고, 마무리하는 모든 과정에서 두 사람은 하나의 리듬으로 움직입니다. 손발이 척척 맞는다는 표현보다도, 삶의 목적이 같다는 말이 더 어울릴지도 모르겠어요.
작고 조용한 골목, 낯선 듯 따뜻한 공간. OSSO PASTA는 잠시 멈춰 앉아 삶을 다시 사랑하게 만드는 식당입니다. 주말의 한 끼가 특별한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면 이곳을 한 번 찾아보세요. 사랑을 듬뿍 받은 식사는 생각보다 더 깊은 여운을 남깁니다.
OSSO PASTA
🏨 서울 종로구 낙산길 21
⏰ 토, 일 12:20 - 19:50
☎️ 010-2817-9935. 수요일 저녁 인스타 메뉴 공지 확인 후 문자 예약 (DM 예약 불가)
🌐 OSSO PASTA INSTAGRAM
글 I 김무진
사진 I 직접 촬영
텍스타일에서 시작된 삶의 디자인, 미나 페르호넨
한 조각의 원단에도 기억이 스며드는 옷
자연과 공존하는 삶, 일상을 위한 특별함, 시간이 담긴 옷. 이 모든 가치를 고요하게, 그러나 또렷하게 실현해온 브랜드가 있습니다. 미나 페르호넨(minä perhonen)입니다.
디자이너 미나가와 아키라가 설립한 이 브랜드는 텍스타일 디자인을 바탕으로 옷, 식기, 가구, 소품 등 일상의 전반으로 세계를 확장해왔습니다. 브랜드 이름은 핀란드어에서 따온 것으로, ‘미나(minä)’는 ‘나’, ‘페르호넨(perhonen)’은 ‘나비’를 뜻합니다. 나비는 이 브랜드 철학의 상징처럼 쓰이죠. 바람을 타고 유유히 날아가는 나비처럼, 조화롭고 아름다운 삶을 향한 질문이 이들의 모든 디자인에 담겨 있습니다.
미나 페르호넨의 제품은 ‘특별한 날을 위한 옷’이 아닌 ‘일상을 위한 특별한 옷’을 목표로 만들어집니다. 유행에 흔들리지 않는 패턴과 클래식한 디자인은 시간이 흘러도 촌스럽지 않고, 오히려 더 정들게 됩니다. 하나의 패턴이 옷뿐 아니라 쿠션, 식기, 침구로 이어질 때, 우리는 일상 속에서 하나의 세계를 조금씩 입고, 만지고, 채우게 됩니다.
대표 패턴 ‘탬버린(tambourine)’을 보면 그들의 철학이 잘 느껴집니다. 크기와 간격이 모두 다른 25개의 점으로 이루어진 원형 자수. 멀리선 정돈되어 보이지만 가까이 들여다보면 미묘한 차이들이 모여 유기적인 아름다움을 이룹니다. 점 하나하나에 손길이 닿고 시간이 쌓인다는 건, 이 브랜드에선 단지 수고로움이 아니라 관계의 방식입니다.
원단은 대량으로 생산하지 않고, 옷을 만들고 남은 조각들은 새로운 제품으로 다시 태어납니다. 의도적으로 느린 생산 방식을 선택한 이유는 분명합니다. 만드는 사람도, 입는 사람도 더 오래 사랑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입니다. 그렇게 미나 페르호넨은 20년 넘게 슬로우 패션을 실천하며, 자연과 사람, 기억과 물건의 관계를 묻는 브랜드로 성장해왔습니다.
그들의 옷은 단순히 ‘입는 것’을 넘어 ‘기억을 담는 그릇’처럼 느껴집니다. 어떤 날의 감정, 어떤 계절의 향기, 사랑하는 사람과의 나눔. 시간이 지날수록 옷은 그 사람의 몸에 자연스럽게 스며들고, 마침내는 추억을 껴안은 하나의 존재가 되죠. 소유를 넘어 관계를 맺는 옷, 브랜드가 말하는 ‘경험 제안’이란 이런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브랜드를 이끄는 미나가와 아키라는 말합니다.
“나 자신도 하나의 톱니바퀴. 누군가가 시작한 움직임에 따라 톱니바퀴는 계속해서 움직임을 전달한다. 모든 톱니바퀴에는 반드시 자신이 돌리는 순간이 온다. 나의 톱니바퀴, 아직은 미약하지만, 나도 반드시 움직임의 계기가 되는 순간을 만들고, 돌리게 될 것이다.”
누군가의 움직임을 받아 또 다른 움직임을 전달하는 톱니바퀴, 내 삶의 작은 물건 하나가 누군가의 철학과 진심으로부터 시작되었음을 안다는 것. 그 깨달음만으로도 우리는 이 세계와 좀 더 다정하게 연결될 수 있지 않을까요?
작은 나비의 날갯짓에서 시작된 철학이 어떻게 삶의 방식이 되는지 궁금하다면 아래의 링크들을 따라가보세요. 미나 페르호넨은 어쩌면 우리 모두의 일상에, 조용히 스며들 준비를 하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minä perhonen
🌐 minä perhonen 공식 홈페이지
🌐 minä perhonen INSTAGRAM
📖《미나 페르호넨 디자인 여정: 기억의 순환》(미나가와 아키라 지음, 퍼블리온)
글 I 김무진
사진 I 직접 촬영
새롭게 인사드려요, 해몽 인스타그램
해몽 팀의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을 소개합니다. 오랫동안 준비해온 공간인데요, 이제 막 첫발을 뗀 아주 작은 계정입니다. 아직은 게시물도 팔로워도 많지 않지만, 우리만의 속도로 차곡차곡 채워나가려고 해요. 해몽이 좋아하는 이야기들, 진행 중인 프로젝트, 그리고 잔잔한 일상의 순간들까지 함께 나눌 예정이니 들러보셔도 좋아요.
꿈처럼 가볍고, 구름처럼 부드러운 로고
해몽의 로고를 보면 무언가 떠오르지 않나요? 하늘 위를 유영하는 구름을 닮은 이 로고는, 우리가 꿈을 꿀 때 느끼는 몽글한 감정을 상징합니다. 일상에서 잠깐 떠올라 숨을 고르고, 마음이 가볍게 부풀어 오르는 순간들을 이 작은 구름 안에 담고 싶었습니다.
해몽의 유영자, 몽식이를 소개합니다
해몽의 캐릭터 ‘몽식이’는 시간도 공간도 크게 신경 쓰지 않아요. 조용히, 느긋하게 세상을 유영하는 존재예요. 때로는 사람들 사이를 떠다니고, 때로는 나뭇잎 사이로 숨어드는 몽식이. 아주 사소한 틈에서 피어나는 상상력처럼, 몽식이도 그렇게 여러분 곁에 슬쩍 다가갈 거예요. 둥둥... 둥둥...
해몽의 작은 시작에 함께해주세요
해몽 인스타그램은 지금 막 이야기를 시작했어요. 어쩌면 이 공간이 뉴스레터보다 조금 더 편하게 인사 나눌 수 있는 창이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아직 작지만 그만큼 여백이 많은 이 공간을 함께 채워주시면 정말 기쁠 거예요. 인스타그램에서 @wereaddreams 계정을 찾아주세요. 응원의 마음을 기다리고 있을게요!
당신의 꿈이 궁금해요
매주 한 편의 뉴스레터를 만들며, 해몽 팀은 구독자 님의 ‘꿈’에 대해 자주 상상합니다. 어떤 장면에 오래 머물렀는지, 무엇이 마음속에 잔상처럼 남았는지, 때로는 어떤 문장이 오늘 하루의 방향을 바꿨는지도요.
[주간 해몽]은 구독자 님의 감각과 함께 만들어가고 싶습니다. 떠오른 생각이 있다면 짧은 문장이라도 좋습니다. 여러분의 꿈을 댓글로 남겨주세요.
가끔은 낯선 공간이 오히려 나를 가장 편하게 받아주기도 하죠. 저희는 그런 장소, 그런 리듬을 닮은 레터가 되고 싶습니다.
이번 [주간 해몽]을 함께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 주에는 또 다른 풍경으로 찾아뵐게요. 평온한 하루하루를 보내시길 바라요.
해몽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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