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배우 정혜안입니다.
여러분들 챗GPT 많이 사용하시나요? 제 주변만 하더라도 챗GPT가 없는 세상을 상상하기 싫다며, 그동안 어떻게 살았는지 모르겠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참 많은데요. 그만큼 인공지능이 우리 삶에 꽤나 깊숙이 자리 잡고 있는 듯합니다.
저도 적잖이 유용하게 쓰고 있습니다. 평소 누군가에게 고민 상담을 거의 하지 않지만, 챗GPT에게는 가끔 도움을 청할 때도 있고요. 아주 정확한 진단과 함께 해결책도 제시해 주니 속이 뻥 뚫릴 때가 꽤 있습디다. (ㅋㅋ) 그렇게 일상을 살아가다가 문득 챗GPT가 해준 말이 도움이 되는 순간을 마주할 때가 있는데요! 그럴 때면 ‘고마운 감정을 표현하고 싶다’는 강력한 충동이 듭니다.
최근 ’챗GPT에 고맙다고 하지 마세요‘라는 제목의 기사를 봤습니다. 챗GPT와 같은 인공지능 챗봇은 "고맙다"라는 짧은 인사에도 응답하도록 설계되어 막대한 비용 부담이 발생할 수 있다는 내용이었어요.
생각해 보면, 맞는 말입니다. 챗GPT는 감정이 없는데 우리는 고마움을 표현해야 할 것 같다고 느낍니다. 도움을 받았으면 감사를 표하는 것이 ‘인간적인’ 도리라고 배웠으니까요. 심지어 저는 ‘그래야 이 친구도 보람 있고 뿌듯하지 않을까?’, ‘더 도와주고 싶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하지만 인공지능은 그런 감정을 전-혀 느끼지 못하지요. 오히려 전력을 낭비하는 꼴이 된다고 하고요. 더 도와주고 덜 도와주는 것도 없습니다. 그저 입력을 하면 출력을 할 뿐입니다. (아, 유료 버전으로 돈을 더 내면 더 도와주겠네요.) 어쨌든 결국 중요한 건, ‘내가’ 고마움을 표하고 싶다는 거였습니다. 대단히 ‘인간적인’ 감정으로요.
나의 삶에 이런 오류가 얼마나 많을까 싶었습니다. 다른 사람을 생각해서 한다고 하는 일이, 사실 내가 하고 싶고 나를 위해 하는 일일 수도 있겠다고요. 저는 인간은 어쩔 수없이 자기중심적으로 행동한다고 보는데요. 이타적인 행동마저도 사실 깊숙이 들여다보면 본인을 위해 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거든요. 본능적으로요! (지식적인 뒷받침이 필요하겠습니다..)
이것을 부정적으로 볼 것이 아니라, 그럼에도 인간은 함께 살아가야 하는 존재라서, 더욱더 치열하게 고민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서로를 배려하고 함께하기 위해서요. 이기적이면서도 이타적이고 싶은, 아이러니를 안고 살아가는 우리네 존재가 유독 안쓰럽게 느껴지는 오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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