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정체성은 무엇입니까?

안녕하세요, 배우 정혜안입니다.

오늘은 제가 최근에 아주 인상 깊게 읽은 책, 에서 가장 흥미로웠던 주제, 에 대한 내용을 공유해 볼까 합니다. <아주 작은 습관의 힘>이라는 책을 아시나요? 아니면 ‘낙담의 골짜기’라고 들어보셨나요? 저는 작년에 SNS에서 낙담의 골짜기에 대한 글을 보고 꽤나 힘을 받았던 기억이 있는데, 이번에 책을 읽으면서 비로소 그 내용의 출처를 알게 되었습니다. 괜히 더 애착이 가더라구요.

책에서 많은 내용을 다루고 있지만! ‘정체성’에 대한 챕터가 가장 인상 깊었습니다. 조금은 충격적이었다고도 할 수 있겠고요.

저는 최근에 운동 습관을 들이는 것이 큰 고민이었는데요. 어떤 일시적인 목적성이 아닌, 꾸준한 체력 관리의 필요성을 느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목표를 세우고 어떻게든 한 달은 달성해도, 매번 그 이상을 유지하기가 참 힘들더라구요. 

아… 저는 스스로를 ’운동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운동은 내가 노력해야 할 영역이지, 내 정체성은 아니라고요. 별거 아닌 것 같으면서도 엄청난 차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작은 차이가 합리화의 실마리를 제공한다고요. 예를 들면, 다이어트 중 치킨을 먹자는 친구의 유혹에 “나는 다이어트 중이라 안 먹어“라고 단칼에 거절하는 것과 “아.. 나 다이어트 중인데…”라며 당장 시키지 않고 뭐하느냐(?)는 뉘앙스와는 아주 다르듯이요.

생각해 보면 어느 순간 글을 쓰는 행위는 저의 정체성으로 스며들어 자리를 잡은 듯합니다. 제가 이렇게 일주일에 한 번씩 글을 쓰는 것도 정체성 확립을 위해 발악하는 거더라고요. 이 책의 작가가 처음부터 스스로 ’글 쓰는 사람‘이라는 생각으로 시작하지 않았고, 습관을 통해 그런 사람이 된 것이라고 하듯, 저도 조금씩 끄적거리다 보니 그 증거가 쌓이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하물며 내 업이 아닌 일도 이러한데, 평생 업으로 삼고자 하는 일을 위해서는 얼마나 증거가 쌓여야 하며 시간을 쏟아야 할까요? 저 스스로 ’배우‘라는 정체성을 얼마나 가지고 있는가 질문해 봅니다. 정말 많이 부족한 것 같아요. 어쩌면 무의식 속에 불확실함과 의심과 걱정의 뿌리가 여전히 한자리 크게 차지하고 있지는 않나 싶기도 합니다. 

문득, 삶을 살아가는 데 있어서 이 정체성이라는 것이 핵심 키(KEY)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의 연기 선생님께서 최근 “모든 것은 마음먹기에 달려있다”는 말을 강조하셨는데, 이 또한 정체성과 관련된 말이 아닐까 싶더라구요. 스스로 나를 어떤 사람으로 규정하는가. 하지만 중요한 건, 이것은 단순한 의지의 문제가 아닌 행동의 문제라는 겁니다. 스스로를 신뢰하게 만드는 증거들을 쌓는 작업이 필요한 것이지요!

책의 부록에서는 “뭔가를 얼마나 간절히 원하는지는 행동으로 나타난다”고 합니다. 저는 몸보다 머리를 더 활발하게 사용하는 경향이 있는데, 앞으로는 행동을 더 믿어보려고요!

저는 자기계발서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 편이지만, 이 책은 뻔한 자기계발서의 느낌이 아니라 심리학 책 같기도 했구요! 실질적으로 실천할 수 있는 것들과 마인드셋에도 굉장히 도움을 많이 받아서 한 번쯤 읽어보시길 추천합니다. 

삶을 채워나갈 수 있는 동력이 생길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