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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나의 찰나

2025.07.30 | 조회 8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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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안을 가진 사람

지극히 주관적인, 지속적으로 넓혀가는 주관을 기록합니다.

안녕하세요, 배우 정혜안입니다.

 

무더운 여름, 모두 잘 이겨내고 계신가요?

저는 매일 처참히 패배하고 있습니다. 이기고 싶지도 않고요.. 그냥 항복할 테니 제발 물러나주길 바랄 뿐입니다.

 

이번 달에는 유독 새로운 사람들을 만날 기회가 많았습니다. 나와 전혀 다른 배경을 가진, 다른 중심축을 가지고 살아온 사람들. 그리고 무엇보다 인상 깊었던 건, 글로 먼저 만난 사람들이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활자가 입체화되는 순간은, 유독 특별한 감각으로 다가왔고요!

 

흔히 글을 보면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보인다고도 하지요. 저는 보통 사람을 먼저 만나고, 이후에 그 사람의 글을 통해 더 깊이 이해하곤 했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순서가 반대였어요. 먼저 글을 통해 만났고, 그러고 나서야 실물을 마주하게 되었습니다.

그 시간의 사이 동안, 저는 나름대로 그들을 그려나갔습니다. 글에서 느껴지는 감각들을 힌트 삼아 어렴풋한 윤곽을 잡아나갔어요. 마구 상상하며 기다리는 시간이 퍽 즐거웠습니다. 그리고 직접 마주했을 때, 그 이미지들이 아주 천천히 입체적으로 살아나는 걸 느꼈어요. 마치 풍선 인형에 서서히 바람이 들어오듯이요. 형태는 여전히 흐릿했지만, 질감이 생겨나고 있었습니다. 그 연결고리들이 눈에 보이진 않아도, 분명히 감각된다는 것이 저에겐 신기하고도 묘한 경험이었어요.

그리고 문득 궁금해졌습니다. ‘나라는 사람은 글을 통해 어떤 이미지로 전해질까?’ 이 글을 읽고 계신 여러분에게 저는 어떤 사람처럼 느껴지나요? 혹시 직접 만나 대화라도 나눌 수 있다면, 어떻게 달라지려나요.

 

이렇게 보니, 저는 찰나의 순간을 줌 인(zoom in) 해서 들여다보기를 좋아하는 듯합니다. 그냥 지나칠 수도 있는 순간들을 붙잡고 싶다는 열망이 가득해요. 붙잡으면 붙잡을 수 있을 거라는 오만한 마음일까요! 아무렴 어떻습니까. 물도 잡을 수는 없지만 손에는 분명 물기가 남잖아요. 저는 그냥 그 정도 흔적만 남아도 좋을 것 같습니다.

어제는 영화 <테넷>을 다시 봤는데요. 인버전을 통해 시간을 역행하듯 관계도 때로는 ‘되감기’가 가능하다고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처음 마주한 그 순간으로 돌아가 그 사람의 곳곳을 다시 천천히 되짚어보는 거예요. 물론, ‘일어난 일은 일어난 거다’라는 대사처럼, 관계를 바꾸려고 하기보다는, 그 안에서 내가 관계를 어떻게 만들어나갈 것인가 선택하는 거라고 봅니다.

이렇듯 모든 관계는 서로를 조금씩 스케치해나가는 과정이 아닐까 싶어요. 접점 없던 사이에서 선이 생기고, 색이 입혀지고, 그러다 어느 순간에는 온기가 감돌기도 하고요! 저는 요즘 그런 과정을 꽤나 즐기고 있는 것 같습니다.

 

여러분은 어떠신가요?

언제고 입체화된 당신과 마주하게 되길,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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