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정만만세

뜨뜻미지근한 사랑도 사랑입니다

2025.06.23 | 조회 15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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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안을 가진 사람

지극히 주관적인, 지속적으로 넓혀가는 주관을 기록합니다.

안녕하세요, 배우 정혜안입니다.

 

누구에게나 애정 어린 것 하나씩은 있기 마련이겠지요? 

여러분의 애정이 향하는 곳은 어디인가요?

 

저는 요즘 사랑한다는 말보다 애정한다는 표현을 더 많이 쓰는 것 같습니다. ‘애정’이라는 단어를 풀어쓰면 ‘사랑하는 마음’이니 사실 의미는 같을 수 있겠습니다만, 언어는 사전적 정의보다도 감정적인 기억이나 감각이 그 실질적인 의미를 결정짓는 듯합니다. 

저는 낯간지러움을 잘 못 견디는 편인데요.. 애정이라는 표현은 조금 더 기름기가 빠진 느낌이랄까요? 뭉근하게 퍼지는 듯한 그 온기가 참 마음에 듭니다. ‘사랑’이라는 단어는 왠지 화끈하고 강렬하게 느껴지는 반면, ‘애정’은 잔잔하게 뜨끈함이 오래가는 듯해서요. 무엇보다, 말 자체가 귀엽잖아요? 애정하다, 애정해! 

아니면, ‘애’라는 글자에 의지하는 마음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사랑이라 말하기엔 너무 직접적이라, 적나라하게 마음을 보이기에는 용감하지 못한 사람이라, 수틀리면 빠꾸(?)하려고 준비하는 거죠. 한 발짝 멀리서 건네며 은근슬쩍 숨는 거예요. 근데, 글자도 하필 ‘애’라서 제가 부쩍 미숙한 어른처럼 느껴지네요.

 

그나저나 제가 이렇게 애정에 대한 이야기를 꺼낸 이유는, 지난주에 제가 애정하던 모임이 끝났기 때문입니다. 저는 크고 작은 일들을 마무리할 때면 혼자 정리하는 시간이 꼬옥 필요한데요! 그래야 온전히 끝맺은 것 같은 기분이 들거든요. 꼭 글로 쓰거나 눈에 보이는 방식이 아니더라도, 나름대로 정리하고 정돈하는 시간을 갖는 편입니다. (아무래도 몸보다는 머리와 마음으로 하는 일이 두 배는 더 많은 것 같습니다.. 바쁘다 바빠.) 

그러다 애정이라는 키워드에 꽂혀버렸지 뭡니까! 

 

요즘 제가 애정하는 것들을 떠올려보니, 가장 먼저 떠오른 건 ‘텍스트’였습니다.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상당한 애정을 쏟고 있어요. 유독 글자 하나하나에 정이 가는 요즘입니다. 그렇다고 평소보다 글을 많이 읽거나 쓰는 건 아닌데요?! (오히려 더 못 읽고 있습니다만..) 그저 텍스트 자체에 대한 애정도가 유난히 커졌다는 감각입니다. 글자들의 조합이 저는 왜 이리 낭만적으로 느껴지는지 모르겠어요. 누군가 오밀조밀 빚어놓은 글을 보는 일이 참 즐겁습니다. 동경일까요!

반대로, 내가 ‘받은’ 애정에 대해서도 곰곰이 떠올려봤습니다. 여러 모양이 있겠지만, 그중에서도 ‘먹을 거 주는 사람 = 좋은 사람’이라는 공식 아시죠? 오랜만에 본가나 할머니 댁에 갔을 때 특히 실감하게 되는데요. 그 큰 내리사랑의 증표를 종종 각박한 일상 속에서 만날 때면 어찌나 마음 따수운지 모릅니다. 저, 정말 많은 애정을 받고 있었더라구요. 이 글을 쓰기 직전까지만 해도 미처 의식하지 못했는데, 그게 다 진한 애정 표현이었음을 깨달았습니다. 아마 당신은 의식적으로 한 행동은 아니었을 거라 짐작합니다. 그러니 무의식에 묻는 표현들이 얼마나 더 달달한지요. 

 

이 세상에 더욱 애정이 가득했으면 좋겠습니다. 뜨겁지 않더라도 잔잔하게, 서로가 서로에게 애정을 나눌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애정의 온도를 느낄 수 있다면 좋겠어요. 이렇게 말하는 저 또한, 그게 쉬운 일이 아니라는 걸 자주 느낍니다만.. 그럼에도 또 다짐합니다. 매번 실패하고, 또 다짐하는 그 간극을 좁혀나갈 수 있길 바라면서요.

내가 건네는 애정은, 결국 나에게 되돌아올 애정이 될 것입니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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