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레터 152호
🎬 영화 한 편을 오래 상영하면, 무엇이 남을까요?
인디&임팩트 152호에서는 영화 《3학년 2학기》의 조금 특별한 배급 여정을 따라갑니다. 극장 개봉을 넘어 학교와 노동현장, 지역과 영화제를 찾아 관객을 만나고, 한 번의 상영이 또 다른 만남으로 이어졌습니다.
🍿 관객을 기다리는 대신 만나러 가는 배급! 공동체상영과 GV, 장기상영을 거쳐 이제는 청년과 어른이 서로를 초대하는 ‘16주 응원릴레이’까지 이어지고 있는데요. 영화 한 편이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고, 상영을 넘어 하나의 사회적 캠페인으로 확장되는 과정을 만나봅니다.
💬 “혼자 보면 영화지만, 같이 보면 응원이 되고, 응원이 계속되면 문화가 된다.”
한 편의 독립영화가 자신만의 관객을 찾아가며 만들어낸 새로운 배급의 가능성, 이번 인디&임팩트 152호에서 함께 만나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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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여주고 싶어 만든 '3학년 2학기' 배급 타임라인
보여주고 싶어 만들었고, 봤으면 하는 사람들이 있었고,
그래서 일을 자꾸 만들게 되었고, 만남이 생기고 관계가 생기기도 하더라.
1. 부산국제영화제 → 서울독립영화제
제작과정에서 스탭들이 시나리오에 대해 큰 재미를 가지지 못했다. 그래도 관객들의 반응은 엄청 궁금했다.
첫 상영을 부산국제영화제에서 한다는 것만으로도 어딘가 면피는 했다. 큰 기대를 하지 않았으니 크게 답답할 것도 없었다. 단지 청소년이 관람했으면 했고, 그 관문인 교사들이 어떻게 볼지가 궁금했다. 부산과 서울 상영이 있을 때마다 최대한 입장권을 구해 먼저 봤으면 하는 분들을 초대했다. 직업계고 관련 교사, 교육운동활동가, 고립청년지원활동가, 비정규직활동가 등. 직업계고 관련 이야기가 원체 없기에 ‘반가웠다’는 평가와, 통쾌함이 없다 보니 ‘어쩌자는 것인지?’ 갸우뚱하는 평가, 그리고 SNS에 ‘영화 잘 봤다’고 후기를 올리는 정도. 이분들 반응이 뜨겁지는 않았다. 부산에서 4회차 상영을 했다. 대부분 그렇듯 마지막 회차를 제외하고 모두 매진. 그런데 첫 회가 상영되고 나서 마지막 회도 매진되는 일이 벌어졌다. 서울독립영화제에서도 매진은 이어졌다. 만나는 사람마다 ‘잘 봤다’ 이어지는 인사들. 제작 스탭들의 우려와 달리 관객들 반응이 좋다는 생각 정도.
그리고 시상식. 다른 영화 감독, 스탭들은 예쁘게 차려입고 시상식장 갈 준비를 하는데 감독과 나는 전혀 연락을 받은 것이 없다 보니, 대충 차려입고 해운대 바닷가 거닐다가 시간에 맞춰 시상식장에 도착했다. 그런데 상을 주더라. 눈물 났다. 이어지는 폐막식. 5천여 관중 앞에서 유이하 배우가 ‘올해의배우상’을 받았다. 이 많은 관중이 ‘유이하’를 영화 속 ‘창우’를 응원한다는 생각에 울컥했다. ‘창우’를 선택한 것도, 유이하 배우를 선택한 것도 감독이고 피디인 나였기에 그 기쁨 이루 말할 수 없었다. 이어지는 서울독립영화제에서의 수상. 작품성과 배우·영화의 존재감이 영화계 안에서 인정받는다는 생각에 개봉 준비에 힘이 생겼다.
처음에는 영화가 관객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질지가 궁금했다. 이때부터는 적어도 이 영화가 관객에게 갈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2. 전국수학여행 → 인천 첫 상영(2/26) → 금속노조한국지엠지부+부평공고(5/23) → 정동진
앞서 영화 《휴가》를 개봉한 경험에 비추어, 극장 개봉 상영에 큰 기대를 하지 않았다. 관객을 만나려고 만든 영화, 보여줄 수 있을 때 보여주자.
개봉 전 ‘전국수학여행’이란 이름으로 공동체상영을 조직했다. 개봉을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영화를 봤으면 하는 곳, 보려는 곳을 찾아 먼저 만나보자는 생각이었다. 때마침 대구오오극장에서 기획상영(02.16)을 마련했고, 네트워크를 총동원해 대구에서 보셔야 할 분들로 극장을 가득 메웠다. 이때 상영으로 대구에서 2회 더 상영되는 기회가 생겼다. 전국수학여행 인천 첫 상영(02.26). 서울독립영화제에서 먼저 관람하신 선생님께서 인천 첫 상영을 기획해 주셨다. 주로 교사와 시민사회 분들이 모인 상영이었다. 이날 상영으로 광주상영이 연결되었고, 이후 광주에서 한 번 더 상영이 마련되었다. 관객을 기다리지 않고 만나러 가보니, 한 번의 상영이 또 다른 상영으로 연결되기도 했다. 영화를 배급한다는 것이 꼭 ‘개봉’을 목표로 극장에 영화를 거는 것만은 아니지 않은가.
#작업복 입은 노동자와 교복 입은 청소년이 만나다
2025.05.23 전국금속노동조합 인천지부·한국GM지부 / 부평공업고등학교
동료작가의 제안으로 한국지엠노조와 미팅할 기회가 생겼고, 여기에서 지역사회 청소년과 함께 관람할 것을 제안했다. 노조에서 흔쾌히 수용했고, 그래서 마련된 상영이 ‘작업복을 입은 노동자가 교복 입은 청소년과 함께’ 영화를 보는 자리였다. 작업복을 입은 현장 노동자와 교복 입은 고3 청소년이 영화를 매개로 만나 미래세대 노동자와 현장 노동자가 직접 연결된 상영이었다. 영화가 끝난 뒤 학생들은 현장 노동자에게 용접과 노동에 대해 묻고, 노동자는 자신의 경험으로 답했다.
“30년 전 저도 공고를 졸업했습니다. 영화를 보니 주인공들이 잘 헤쳐나가고 있다.
여러분 저렇게 하시면 된다. 그런데 미안하다. 여러분이 마주할 노동현장이 그렇게 좋지 않다.
선배노동자로서 미안하다.”
감동이었다. 그리고 이어지는 청소년들의 질문들.
“아저씨 공장에 취업하려면 어떻게 해야 돼요.” “용접 배우는데 잘 안 돼요.”
“취업하고 군대 갈까요, 군대 갔다가 취업할까요?”
삼삼오오 기념촬영.
이날의 상영은 영화 《3학년 2학기》 상영의 모델이 되었다. 영화를 잘 보여주는 것만이 아니라, 영화를 통해 만나야 할 사람들이 만나게 하는 것. 그 만남에서 영화에 없던 질문과 이야기가 시작되는 것. 보수적인 학교 선생님은 “학생들이 대화 끝날 때까지 남아있는 것만으로도 감동이다”, “직업계고 제도의 현실을 과장이나 불편함이 없이 잘 묘사해주었다. 고맙다”고 했다. 학생들이 볼 수 있겠구나. 자신감을 얻었다.

#질문을 넘어, 자신의 이야기를 꺼내게 한 상영
2025.08.01 정동진독립영화제
수천 명의 관객 앞에서 한 청년관객이 “그동안 내가 특성화고를 나왔다고 말하는 일은 없었다. 고맙다.”며 자신의 이야기를 꺼냈고 객석에서는 큰 박수가 이어졌다. 말하지 못했던 자신의 경험을 처음으로 말할 수 있었던 자리. 영화가 ‘이런 이야기를 해도 괜찮다’는 안전한 공간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 상영이었다. 극장이 광장이 되는 경험. 감독은 이날의 기억을 가장 소중하게 생각한다. 정동진독립영화제는 운동장에서 모든 연령대가 함께 관람할 수 있는 영화제다. 《3학년 2학기》가 특정한 관객에게만 한정된 영화는 아니구나, 여러 세대가 함께 볼 수 있는 영화로 소개될 수도 있겠다는 판단을 했다. 여기서 ‘땡그랑동전상’을 받게 되면서 수상도 이어졌다. 개봉 한 달을 앞두고 2~3천여 명이 한 번에 관람하는 것이 다소 부담스러울 수 있었다. 반면 독립영화로서 큰 비용 들이지 않고 이렇게 홍보할 수 있는 기회도 없다.
관객을 많이 만나는 것이 언제나 좋은 것만은 아니었다. 개봉 전 상영이 개봉에 도움이 되기도 하지만, 개봉을 앞두고는 극장 상영 외 상영을 자제해달라는 요청도 있었다. 이후 약속된 영화제를 취소하는 미안한 일이 생기기도 했다. 개봉 전 이렇게 많은 관객을 만나 버렸는데 개봉 후 관객들이 보러올까 살짝 고민했다. 전작 《휴가》경험이 있지 않나, 이러나 저러나 마찬가지 그냥 가자.
3. 2025.09.03 극장 개봉
개봉 10일째 1만 관객을 돌파했다. 그런데 3주차, 4주차가 되니 멀티플렉스는 모두 영화를 내리더라.
개봉 전 최대한 영화제를 통해 알리려 했고, 덤으로 수상은 너무 고맙다. 스코어 2천여 명을 달성하고 개봉을 했다. 즉 초대권을 배포하는 극장 프로모션을 진행하지 않았고 ‘실제 관객’ 2천여 명을 만들고 개봉한 것이다. 이것은 처음부터 계획했던 것이다. 그 힘으로 극장에 관을 열어달라고 요청할 계획이었다. 극장은 홍보비용이 얼마냐고 묻더라. 결과적으로 스크린 91개로 개봉했다. 개봉 10일째 1만 관객을 돌파했다. 그런데 3주차, 4주차가 되니 멀티플렉스는 모두 영화를 내리더라. 누구 말대로 영화제 관객이 극장으로 오지는 않더라. 영화제에서의 인정과 극장 개봉의 관객은 다른 문제였다. 영화제에서 좋은 반응을 얻었다고 해서 그것이 자동으로 극장 관객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었다. 극장 개봉을 통해 영화가 더 많은 관객에게 가는 것을 기대했지만 떨어지는 상영관 추이. 극장 관계자들 입장에서는 기대 이상 선전하지 못함에 아쉬워하더라.
그러나 공동체상영·GV가 이어지면서 연말까지 극장 개봉 이상의 생명력으로 상영을 지속할 수 있었다. 멀티플렉스에서 내려간다고 해서 이 영화를 필요로 하는 관객까지 사라지는 것은 아니었다. 공동체상영과 GV는 계속 이어졌다. 아쉬움은 아쉬움이고 공동체 상영은 계속 이어졌고, GV 상영은 계속 만들었다.
4. 11/13 수능일 → 방송·울산 상영·연말 수상
영화에게 주어지는 ‘역할’이 있다는 생각을 한다.
창우가 바라보는 수능날 현수막이 있다. 상영 다니면서 저 현수막을 바꿔보자고 이야기했다. 영화를 볼 때는 좋다고 했는데 아무도 하지 않더라. 감독과 배우를 시작으로 SNS 챌린지 운동을 시작했다. 영화인들이 주로 참여했고, 약간의 시민사회 분들이 참여했다. 참 고맙다. 국회에 닿기를 바랐고, 국회의원들이 거리거리 ‘창우들’을 응원하기를 바랐다. 아무런 회신이 없었고, 거의 닿지를 않았다. 단 두 명의 의원이 우리가 원한 현수막의 내용으로 단 것을 확인했다. 뜻밖에 JTBC와 MBC에서 수능(11/13)일 《3학년 2학기》 관련 방송을 했다. ‘수능날 모두가 시험을 보지는 않는다. 비진학 청년들도 함께 응원하자.’ 그리고 열아홉을 경험한 수많은 창우들의 댓글들. 심야 라디오 디제이의 ‘울게하소서’ 오프닝 읽다가 울고, 듣다가 울고. 댓글들 꼭 한 번 읽어보시라. 이때 영화가 단순히 직업계고 학생의 이야기를 넘어 수능이라는 사회적 장면에서 소외되어 있던 수많은 ‘창우들’을 소환하는 것을 확인했다. 그리고 그 ‘창우들’의 출발을 이야기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영화 《3학년 2학기》에 주어진 ‘역할’이다 라고 생각한다. 현수막 바꿔보는 것, 한 번 해보자고 생각했는데, ‘사회 첫걸음 시작하는 청년들의 출발’을 응원하는 캠페인은 영화와 무관하게 해마다 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그게 꼭 《3학년 2학기》일 필요는 없겠다. 그랬으면 좋겠다.
수능 즈음해서 관객들의 응원상영도 생겼다. 연극인 오준석, 김소연 두 분이 함께, 그리고 조선희 작가님, 이후 몇 분이 개별적으로 응원상영을 열어주셨다. 그러다 영화를 본 어느 연극인의 첫 후원금. ‘후원금’이란 것은 왠지 영화 바깥의, 공공의 영역으로 들어간 것 같은 부담을 주었다. 이후 연상호·부지영 감독이 선뜻 큰 비용을 지불하며 응원해주셨다. 덕분에 수능(11/13)을 계기로 ‘사회초년생 응원상영’이라는 타이틀 상영에 힘이 생겼다. 부담도 함께 생겼다.

#상영 전부터 청소년을 환대하는 자리를 만들다
2025.11.26 울산 노옥희재단·전교조 동구지회
두 단체 대표가 관객들이 작성한 응원문구를 읽으며 상영을 시작하고, 로비에 정성스럽게 마련한 응원이 더해져 영화를 보기 전부터 청소년을 환대하는 자리를 만들었다. 응원문구를 읽으며 시작한 상영은 오랜만에 느껴보는 90년대 선생님들의 감성이었다. 소박하면서도 감동적이었다. 영화 후에는 교복과 작업복, 학교와 사회 사이에 놓인 청소년의 감각에 대한 구체적인 이야기가 이어졌다. 상영은 영화가 시작되기 전부터 만들어질 수 있다는 생각을 했다.
#“걱정하지 마. 네 뒤에 학교와 교육청이 있다”
2025.11.27 울산교육청 직업계고 산업맞춤형 직무교육
청소년들이 봤으면 했지만 청소년들은 거의 관람할 수가 없었다. 인천교육청, 창원교육청, 제주교육청, 교육부장관 등 교육청 관계자 상영이 있었지만 학생들의 관람으로 이어지지는 않더라. 생각보다 교육청, 학교, 교사들이 관심이 없었고 무관심했다. 《3학년 2학기》를 관람하면 직업계고의 존폐가 걱정된다는 방어적인 태도를 보이는 교사들이 있다. 학교의 존폐를 걱정하는 것은 알겠는데 고3 학생들의 안위에 대해서도 좀 걱정해주시면 안 될까? 한 대 콱 쥐어박고 싶었다. 앞서 기후위기 등 환경이슈를 다룬 영화들의 선전을 생각하면 공동체상영을 요청한 단체 중 ‘교육’ ‘노동’을 키워드로 한 단체의 상영 사례는 너무 저조했다. 특히 ‘교육’ 관련 단체는 매우 저조했다. 교육단체뿐 아니라 시민사회 전반이 침체되어 있음을 발견한다. 학생들과 함께 관람했으면 했는데 학생에게 영화가 전달되는 것까지 이어지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무관심이 더 무섭다.
그 와중에 만난 울산교육청에서의 특별한 상영. 현장실습 없이 바로 취업하는 직업계고 고3 학생 130여 명을 대상으로 한 상영. 영화 속 창우처럼 문제가 생겨도 혼자 끙끙 앓지 않도록 행사를 주관한 교육청 장학사가
“무슨일 있으면 학교로 연락하고, 교육청으로 연락해라”고 말했다.
‘네 뒤에 내가 있다.’라는 든든한 믿음
상영에서 만난 ‘책임 있는 어른의 태도’에 또 울컥했다.
‘응원’이 단순히 잘하라는 말이 아니라 청년이 어려움을 만났을 때 뒤에 서주는 ‘어른의 존재’, 든든한 백그라운드가 되어주는 존재라고 말하고 있었다.
5. ‘모두의 출발을 응원합니다’ 캠페인 기획 → 슬로우시네마 → 청년 상영
‘관객을 만나는 상영’에서 ‘관객과 관객이 만나는 상영’으로
연말 이어지는 상영과 시상으로 계속 회자가 되었고, 9월 3일 개봉 이후 약 4개월 동안 2만4천5백여 명이 관람했다. 덕분에 2026년 신년에 몇 개의 극장에서 상영이 계속되었고, 1월 2만5천 명이 관람하게 된다. 지속 상영에 대한 영화계 선배님들의 꼬드김(^^)과 이때 슬로우시네마운동의 초기 기획을 논의할 수 있었다. 몇 년을 고생해서 만들었는데 고작 개봉 1~2주에 상영하고 극장에서 사라져 버리는 시장의 흐름에 반해 천천히 오래 관객을 만나겠다는 거다.
당신을 만날 때까지, 당신이 볼 때까지 ‘슬로우시네마’. 다음 개봉할 기회가 생긴다면 슬로우시네마 적극 고려해볼 것 같다. 또 마음이 변하겠지만. 2026년 연말까지 지속 상영을 결정했다. 그리고 2026년의 상영 목표는 상영 자체도 중요했지만, ‘수능’ 너머, 사회 첫걸음 시작하는 청년들에게 [모두의 출발을 응원합니다] 영화 《3학년 2학기》 첫걸음 응원캠페인 16주 응원릴레이 를 목표로 기획했다.
상영 자체를 목표로 두기보다는 영화를 매개로 청년들과 어른들이 만났으면 좋겠고, ‘수능 응원문화를 넘어, 청년들의 출발을 응원하는 문화’로 넓어지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시작했다. 운동하는 사람도, 활동가의 정체성으로 살아온 것도 아닌데 눈 딱 감고 올해까지만 달려보자. 그래도 힘든 건 힘들다!
#청년들이 자신의 삶을 꺼내놓고 사회를 함께 고민하다
2025.05.22 청년유유기지 부평 / 19~39세 청년 80여명
극장관객의 절대다수는 2030이다. 절대적 호응을 얻고 있기도 하다. 그러나 2030 청년그룹에서 단체상영이 이루어진 적은 없었다. 시민사회단체로 묶이지는 않지만 청년유유기지의 상영에서는 영화의 제작과 연출에 대한 질문에서 시작한 대화가 첫 노동, 노동의 안전과 존엄, 사회 진입, 교육·정책, 돌봄사회로 확장됐다. 자신의 노동 경험과 가족의 산업재해 경험까지 꺼내놓으며, 청년의 사회 첫걸음에 누가 책임지고 함께해야 하는지를 묻는 공감이자 성토의 자리가 되었다. 2030은 영화 《3학년 2학기》를 현재 진행형으로 읽고 있더라. 지역사회 어른들을 그렇게 초청해보려 했는데 아무도 안 왔다. ‘청년’이 호명된 단체가 진행한 첫 상영이다. 마지막이 아니길 바랄 뿐이다. 이 상영을 통해 ‘청년을 초대하는 상영’이 아니라 청년이 자기 이야기를 꺼내고, 그 이야기를 사회가 듣는 상영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더 분명해졌다.
#청년과 어른이 만나 서로의 다음 출발을 응원하다
2026.08.02 특성화고 학생·청년들 / ‘청년들이 어른을 초대합니다’
《모두의 출발을 응원합니다-16주 응원릴레이》 청년추진위원회.
영화 《3학년 2학기》를 보고 만난 청년들이 ‘창우의 친구들’이라는 이름으로 모였다. 모였다기보다는 모았다. 청년 당사자들이 말을 했으면 하는 바람이었다. 《16주 응원릴레이》를 청년들의 시선에서 함께 만들고 싶었다. 어른들을 초대하고, 청년들의 이야기를 모으고, 매주 하나의 만남을 만들어가려는 것이 16주 응원릴레이의 목표다. ‘청년이 어른들을 초대합니다’라는 타이틀로 3차례 상영을 조직했다.
세 번째 상영, 특성화고 학생부터 사회초년생, 청년활동가와 어른까지 120여 명이 한자리에 모여 자신의 실패와 우회, 늦은 출발의 경험을 나눴다. 학생들의 “말해야 할까, 침묵해야 할까”라는 질문은 결국 “우리는 청년의 출발을 어떻게 응원할 것인가”로 모였고, 영화를 해석하는 자리를 넘어 서로의 다음 출발을 응원하는 자리로 이어졌다. 이런 만남은 계속 생각해왔다. 청년과 어른이 만나 이야기 나누는 상영을 만들고 싶었다. 8월 2일의 상영은 그동안 생각해온 이 기획이 실제로 가능하다는 확신을 준 상영이었다. 그래서 16주 응원릴레이를 시작한다. 3차례의 상영으로 ‘어른이 청년들을 초대하는 상영’을 만들 어른 응원주자들이 생겼다.

6. 2026.09.03 개봉 1주년 → 16주 응원릴레이 → 청년선언
8월2일 상영에서 가능하다는 확신을 얻었다. 이제 영화 상영 자체보다 매주 한 번의‘만남’을 만들고, 청년·어른·지역이 함께 참여하는 구조로 배급을 설계해보려 한다.
추진위원회, 선언... 이런 말들이 참 생소하다. 번듯한 캠페인 홍보 포스터도 한 장 없다. 인적 네트워크도, 물적 토대도 전무하다. 그냥 하면 좋을 것 같아 시작했고, 현재 여기까지 와있다.
영화 상영 자체보다 매주 한 번의 ‘만남’을 만들고, 청년·어른·지역이 함께 참여하는 구조로 배급을 설계하고 있다. 핵심은 영화 한 편을 배급하면서 만들어진 만남을 시민들의 응원망으로 이어가는 것이다.
09.03이면 개봉 1주년이다. 그리고 16주 응원릴레이가 시작한다. 청년이 어른을 초대하는 상영으로 기획할 것이고, ‘모두의 출발을 응원합니다-청년선언’이 발표되는 날이다. ‘청년선언’은 청년추진위원에 참여하는 청년들이 자기 선언에서 출발해 공동선언문을 만들었다. 이 글을 보시는 여러분들도 참여하시기를 바란다.
[서명하기] 모두의 출발을 응원합니다-청년선언 ; 11월 거리의 풍경이 바뀝니다. 이름을 남겨주세요’
7. 2026.11.19 수능 그리고 모두의 출발을 응원하는 사회
수능날 ‘창우들’을 응원하는 현수막이 전국에 펼쳐지는 아름다운 풍경을 상상한다.
청년들에 대한 이러쿵저러쿵 말들이 많다. 말은 많은데 만나려는 시도는 잘 안 보인다. 어른들이 의지만 있다면 《3학년 2학기》가 좋은 매개체가 될 수 있겠다. 독립영화가 좋은 매개체가 될 수 있겠다.
수능 날, 편의점에서 창우가 창밖을 바라보는 장면이 있다. ‘수능 수험생 여러분 응원합니다. 당신은 우리의 희망입니다.’ 창우가 마주한 세상이다. ‘수능’ 너머, 사회 첫걸음 시작하는 모든 열아홉 청년들을 좀 응원해보자. 열아홉을 지난 모든 시작을 응원해보자. 영화 홍보가 아니라 11월의 사회적 풍경과 응원 문화를 바꾸는 캠페인으로 확장하는 것이 목표다. 영화를 보지 않은 사람에게까지 영화가 던진 질문이 닿는 방식도 있을 것이다. 세상을 바꾸겠다고 영화를 만든 것이 아니다. 영화를 만들 때부터 그런 생각을 한 것도 아니다. 그런데 영화를 통해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다면, 부담스럽지만 고맙다. 상영에서 캠페인까지. 오지랖.
마무리
혼자 보면 영화지만, 같이 보면 응원이 되고, 응원이 계속되면 문화가 된다.
장기상영은 처음부터 철저히 계산된 전략은 아니었다. 독립영화를 만드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관객과 만나기 어렵다는 현실을 잘 알고 있다. 2025년의 탄핵집회, 영화산업의 어려움. 이런 환경 속에서 어떻게든 관객을 극장으로 불러 모아야 한다는 영화인들의 노력을 보면서 극장상영을 중요하게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 OTT를 통해 영화의 접근성이 높아진 것은 분명 긍정적인 변화다. 하지만 OTT가 모든 독립영화에 좋은 영향을 주는 것도 아니다. 결국 영화마다 성격이 다르고 관객을 만나는 방식도 다를 수밖에 없다.
《3학년 2학기》는 혼자 보는 것보다 함께 보고 이야기 나누는 것이 더 어울리는 영화라고 생각했다. 한국지엠+부평공고 상영이 너무 귀했다. 혼자 보면 영화지만 같이 보면 응원이 되고, 응원이 계속되면 문화가 된다. 《3학년 2학기》의 좋은 상영모델이었고, 그런 아름다운 장면들을 계속 만들어 보고 싶었다.
상업적인 판단이 앞섰다면 연말에 멈췄어야 했다. 아니 더 일찍 부가서비스를 열었다면 수익이 생겼을지도 모른다. 아쉽게도 언제 부가서비스로 넘겨야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지 상업적 감각이 없었다. 실제로 인디그라운드에서 한시적으로 온라인 상영을 진행했을 때 예상보다 훨씬 많은 관객이 접속했다는 통계를 듣기도 했다. 2026년 상영을 결정하고 1월부터 7월까지 약 2,000명의 관객이 관람했고, 운영을 생각한다면 해서는 안 되는 일이고 할 수 없는 일이다.
대신 관객을 만나면서 영화가 사람들 사이에서 조금씩 힘을 얻는 경험을 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 만남들을 이어가다 보니, 영화가 끝난 뒤에도 이 이야기를 계속 이어가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영화를 오래 틀고 싶었던 것이 아니라, 관객과의 만남을 오래 이어가고 싶었다. 「모두의 출발을 응원합니다」 캠페인도 바로 그 만남들 속에서 태어났다. 모든 독립영화가 《3학년 2학기》처럼 장기상영을 할 수 없다. 저절로 진행된 것이 아니기에 무엇보다 경제적 손실이 너무 크다. 영화마다 성격이 다르고, 관객을 만나는 방식도 다르다.
단지 다른 가능성을 찾고 싶다. 다양한 영화만큼 영화의 성격에 맞는 다양한 배급 방식과 관객 만남의 방식이 함께 존재하는 건강한 생태계를 기대한다. 처음부터 이런 배급을 계획했던 것은 아니다. 한 번의 상영을 하고, 그 상영에서 새로운 질문이 생겼고, 그 질문에 답해보려다 여기까지 왔다. 이것저것 재다 보면 아무것도 못할 것 같고 그래서 그냥 했다. 《3학년 2학기》는 이렇게 관객을 만났고, 그러다 보니 이런 방법까지 해보게 됐다. 누군가에게는 별것 아닌 방법일 수도 있고, 다른 영화에는 맞지 않을 수도 있다. 그래도 ‘이렇게 배급한 사례도 있구나’ 정도로 읽어주면 좋겠다.
누구에게 보여주고 싶은지, 그 사람을 만나고 난 뒤 무엇이 생겼는지, 그런 것을 따라가다 보니 여기까지 온 여정인 듯하다.✨
🐸글쓴이. 신운섭
제작배급사 '작업장봄' 대표. 피디라고 하지만 《휴가》와 《3학년 2학기》 등 이란희 감독의 작품 외에 참여한 적 없고, 배우라고 하지만 《자연인》《휴가》 등 알려진 것 없다. 뭐 하나 쉬운 게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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