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5호] 나란히, 2025년을 건너며: 인디&임팩트 편집위원들의 2025년 기록과 추천

1월 2주 (2026)

2026.01.17 | 조회 68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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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스레터 125호

🌅 안녕하세요. 2026년의 시작을 여는 인디&임팩트 첫 뉴스레터입니다.

🤔이번 호는 조금 다른 방식으로 문을 엽니다. 그동안 많은 분들이 궁금해하셨던 질문, “이 뉴스레터는 어떤 사람들이 만들고 있을까?”에 답하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인디&임팩트를 함께 만들어가는 편집위원들을 소개합니다. 그리고 각자의 자리에서 보낸 2025년을 돌아보며, 가장 오래 기억에 남았던 사건이나 책, 작품 하나를 꺼내놓았습니다. 

📚서로 다른 위치에서 같은 시간을 건너온 편집위원들의 기록과 선택을 따라가다 보면, 이 뉴스레터가 무엇에 관심을 두고 어떤 질문을 놓지 않으려 하는지도 자연스럽게 드러날 거라 생각합니다.

🐢올해도 인디&임팩트는 이 질문들과 함께, 서두르지 않고 이야기를 이어가려 합니다. 새로운 한 해의 시작에 우리를 소개할 수 있어 기쁩니다. 2026년에도 잘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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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위원 정은경의 픽: <젊음의 나라> 

안녕하세요. 편집위원 정은경입니다. 미디액트에서 마을공동체미디어 활동을 지원하는 일을 하다가 지금은 평생교육을 공부하는 학생으로 살고 있습니다. 저는 노인의 삶에 관심이 많은데 2025년에 재미있게 읽었던 신간, 장원평의 <젊음의 나라>를 소개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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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의 배경은, 정확히 제시되어 있지는 않지만, 아마도 지금으로부터 30~40년 후가 아닐까 싶습니다. 이 나라에선 인구의 절반이 노인입니다. 2024~2025년 여의도와 광화문에서 응원봉을 들었던 청년들이 노인이 된 세상이죠. 이 시대의 청년들도 거리에 나왔는데요, 이들의 구호는 이런 것입니다.

"늙은 것들은 꺼져라! 나이 든 흡혈귀는 지옥으로!“

청년들은 노인들을 세금 먹는 흡혈귀라고 혐오합니다. 노인들이 젊었을 때 아이는 낳지 않고, 반려동물만 키웠기 때문에 납세 부담은 인구 비중도 적은 청년들이 짊어지고 있거든요. 젊은이들은 노인들을 향해 "납세 의무도 없는 동물만 키우다가 결국 우리가 내는 세금으로 연명하는 사람들"이라며 노골적으로 반감을 드러냅니다.

소설의 주인공 나라도 그런 생각이 없지는 않지만 적어도 속으로 고민하고, 스스로 자기 안의 갈등을 알아차리는 인물입니다. 나라는 노인전용 주거시설인 '유닛'에서 일하는데요, 최고급 시설인 유닛A부터 수용소에 가까운 유닛F까지, 소설에서 말년의 삶은 철저하게 재력을 기준으로 결정됩니다. 부자들만 들어가는 유닛A 운영에도 세금을 투여하는 등 노인정책에 정부 재정의 상당 부분이 투여되는데 노인들은 인구의 상당수를 차지하는, 즉 표가 되는 집단이기 때문이죠.

반면 청년층은 목소리는 크지만 인구 수가 적기 때문에 강력한 유권자 집단이 되지 못합니다. 인간 대체재로서 견고하게 자리잡은 인공지능과 경쟁하면서, 한편으로는 생산인구로서의 역할을 해야 하는 상황 속에서 노인에 대한 혐오를 키워가는 겁니다. 주인공 나라도 너무 힘들 땐 이렇게 물어요.

"우리를 포용하지 못했던 자들을 왜 우리가 포용해야 한단 말인가. 왜 나의 새파란 젊음이, 나를 보듬지 못한 자들의 맥박을 뛰게 한단 말인가."

더 무서운 건 이런 청년층의 혐오에 대해 대부분의 노인들이 크게 개의치 않는다는 겁니다. 자신들을 향한 혐오에도 노인들은 움츠러들지 않아요. 자신들은 다수라는 자신감 때문이죠. 그럴수록 청년들의 분노는 더욱 더 거세지고 세대 간 갈등의 골은 깊어집니다.

인구의 절반이 노인이라니 비현실적으로 느껴지지만 2026년 현재 5명 중 1명이 노인이고, 이대로라면 15년 후에는 3명 중 1명이 노인이 된다고 하니 그저 소설 속 이야기만은 아닐 것도 같습니다. 점점 더 벌어지는 세대 격차, 빈부 격차, 기술 격차 속에서 서로를 보듬는 이야기를 2026년 인디&임팩트에서는 전하고 싶습니다. 독자 여러분의 많은 제보와 응원 부탁 드립니다. 감사합니다.

 

🌏 글쓴이. 정은경

2012년 마을미디어 시범 사업 때부터 2023년 사업 종료 때까지 미디액트에서 서울마을미디어지원센터 사업 담당 실무자로 일했다. 지금은 잠깐 현업에서 벗어나 평생교육 관점으로 공동체미디어 활동을 연구중이다.


편집위원 김희영의 픽: <작은 일기> 

안녕하세요. 편집위원 김희영입니다. 저는 현재 독립예술영화 유통배급지원센터 인디그라운드에서 일하면서 인디앤임팩트와 함께 하고 있습니다. 지난 한 해 나에게 가장 많은 영향을 남긴 건 무엇일까를 생각해보니 ‘계엄’이 남기고 간 흔적들이 아닐까 싶었어요. 그 과정이 잘 소화되지 않아 버거워하고 있을 때 작은 위로를 건냈던 책 한 권이 있었는데요, 황정은의 에세이집 <작은 일기>입니다.

<작은 일기> 표지 이미지와 봉꾸(응원봉 꾸미기) 이미지 (봉꾸 이미지 ⓒ 한겨레 백소아 기자 thanks@hani.co.kr)
<작은 일기> 표지 이미지와 봉꾸(응원봉 꾸미기) 이미지 (봉꾸 이미지 ⓒ 한겨레 백소아 기자 thanks@hani.co.kr)

역사책에서나 봤던 ‘계엄’이 TV 화면을 통해 선포된 순간부터 이 믿을 수 없는 현실을 도대체 어떻게 이해할 수 있는지 생각과 마음이 도통 잡히지 않았습니다. 계엄의 순간 이후 집회를 수놓은 응원봉을 보며 신이 났다가 자신은 계몽되었다는 이들의 말과 행동을 보며 허탈해 했다가, 이 난리통(?)에도 밥 먹고, 출근하고, 운동하고, 잠을 자는 일상은 어째서 그대로인지 어리둥절한 마음이었죠. 그래도 삶은 이어지는 건가 싶을 때쯤 이 책을 보게 됐습니다. 아...작가도 다르지 않았구나, 게다가 작가도 세 자매네? 같이 웃고 울고, 밥을 지어먹고 집회에 나가고. 다들 그렇게 복잡한 마음을 안고 주변 지인들과 일상을 살아내는구나 하는 안도감이 들었습니다. 세상의 격변과 개인의 일상이 꼭 반비례하라는 법이 있나요. ‘그렇지, 다들 그렇게 사는 거지’ 하면서 조금은 마음이 편안해졌달까요. 계엄의 그림자가 여전히 우리 삶 한 켠에 드리워져 있지만 그래도 새해를 시작하면서 나와 같은 평범이들이 이 아이러니 속에서도 그토록 소소한 일상을 지켜나가는 일이 그 어느 때보다 소중하고 중요한 일이 아닐까 다시 한 번 생각합니다.

올해 뉴스레터도 그런 마음으로 또 한 걸음 함께 걸어갈 수 있으면 좋겠네요. 그 길에 누군가의 발걸음이 조금씩 더해갈 수 있다면 더욱 좋을 것 같고요! (구독자 천 명 달성?! ^^) 독자 여러분들 모두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요, 2026년 새해에는 붉은 말의 기운 듬뿍 받아 에너지 넘치는 한 해 보내시길 바랄게요! 인디앤임팩트도 계속 사랑해주세요!!! 

 

🏀 글쓴이. 김희영

미디어와 문화예술로 작당하는 것을 좋아한다. 과로사하는 백수 생활을 잠시 접고 현재는 독립예술영화 유통배급지원센터 인디그라운드에서 일하고 있다.


편집위원 최은정의 픽: 인디&임팩트와 함께 한 순간들

안녕하세요. 편집위원 최은정입니다. 인디&임팩트와 함께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2025년, 저는 인디&임팩트와 함께 한 순간들을 여전히 적응이 안 되는 낯간지러운 편집자 모드로 떠올려 봤습니다! 2021년 10월 26일 첫 번째 뉴스레터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149번의 뉴스레터를 통해 인사를 드렸는데요. 4년 2개월 동안 어느덧 구독자는 499명! 새해에는 150번째 뉴스레터로 구독자 500명을 맞이하겠지요? 👏

지금까지 인디&임팩트에서 가장 많이 다룬 주제는 독립영화, 다큐멘터리, 공동체미디어, 기후위기, AI인데요. 2025년! 메일에서 가장 많이 클릭한 글을 뽑아봤습니다! 인디&임팩트 구독자 분들은 어떤 주제에 관심을 갖고 계신지 살펴볼까요! 🤓

덧붙여 순수하게 개인적인 기준으로 고른 다시 읽어도 좋은 글도 함께 뽑아봤습니다!🤩

마지막으로 인디&임팩트가 꾸준히 발행될 수 있도록 구독후원으로 응원해주신 분들을 소개합니다! 여러분 덕분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답니다! 진심으로 깊이 감사드립니다.

앞으로도 미디어운동에 대해 꾸준히 질문하는 인디&임팩트가 되겠습니다! 😍

 

📌2025년 후원해주신 분들! 감사합니다!

♥️ 고*, 경**, 김**, 노*, 노**, 달*, 리*, 릴*, 말***, 미***, 반**, 북**, 뽀*, 성****, 슈*, 와*, 원**, 이**, 장**, 정**, 한**, 홍**, na*****, un******* ♥️

 

📌2025년 다시 읽어도 좋은 글

아래 3개의 글은 각자의 자리에서 영화를 매개로 꾸준히 활동을 이어가며 변화를 만들고 있는 경험을 나눠주셨습니다. 전쟁 속에서도 열린 우크라이나 써니버니영화제를 신효진 한국퀴어영화제 집행위원장님께서 국내 상황과 함께 섬세하게 짚어주셨고요. 김선빈 감독님은 대구 지역에서의 영화 제작 경험을 통해 지속가능한 창작을 위한 과제를 던져주셨습니다. 마지막으로 남아름 감독님은 계엄 시기 다큐멘터리와 극장, 관객이 만나 민주주의를 위한 광장을 열고 연대의 힘을 보여준 순간들을 전해주셨습니다. 다음 발걸음을 내딛을 힘을 주는 글들, 감사합니다!

 

 

📌2025년 이메일 클릭 수 1~3위

메일을 받고 클릭을 한다는 것은 그만큼 구독자 분들의 관심이 많다는 뜻이겠지요? 2025년 인디&임팩트 구독자 분들은 어떤 주제에 주목했는지 살펴봤습니다. 1위는 계엄과 탄핵 시기, 광장과 시민들의 이미지를 기록한 아카이브를 소개한 글이고요. 2위는 다큐멘터리의 생성형 AI 활용 가이드라인과 툴킷을 살펴본 글이며, 3위는 웨비어워즈와 세계보도사진전 수상작을 다룬 글입니다.

3개의 글은 정치사회적 이슈와 미디어 환경 변화, 그리고 새로운 시각적 시도들이 결합된 글들이었는데요. 앞으로도 전 세계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급진적 변화의 흐름과 새로운 도전적 시도들에 관심을 기울여야겠다고 생각했답니다! 구독자들과 언제나 함께 하는 인디&임팩트가 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글쓴이. 최은정

미디액트에서 일하고 있고, 진보적 미디어운동 연구 저널 'ACT!' 에도 참여했습니다.


편집위원 권세미의 픽: <소년의 시간>

안녕하세요. 저는 공연예술 창작자이자 뉴미디어 작업을 하는 권세미입니다. 인디 & 임팩트 뉴스레터에서는 AI, VR 등 새로운 기술 분야를 중심으로 편집위원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기술이 사회와 개인의 감각을 어떻게 바꾸는지에 관심을 가져온 저에게, 올해의 작품으로 <소년의 시간(Adolescence, 2025)>은 오래 남는 질문을 던진 드라마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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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시리즈 <소년의 시간>은 13세 소년이 또래를 살해한 사건으로 시작하지만, 이 작품의 목표는 범인을 밝혀내는 데 있지 않습니다. 드라마는 체포의 순간에서 출발해 소년과 가족, 수사관과 상담자, 그리고 그를 둘러싼 사회가 흔들리는 과정을 따라갑니다. 사건의 원인을 설명하기보다, 사건 이후에 남겨진 감정과 책임의 무게를 정면으로 바라보는 방식입니다.

이 작품의 인상적인 지점은 에피소드 전체를 한 호흡으로 따라가는 원테이크 형식입니다. 컷 없이 이어지는 화면은 관객을 인물들과 같은 공간에 머물게 하며, 불안과 침묵, 감정의 미세한 변화를 끝까지 견디게 합니다. 이 형식은 단순한 기술적 실험을 넘어, 사건을 요약하거나 편집으로 정리하지 않겠다는 윤리적 태도처럼 읽힙니다. 무엇을 보여줄지보다, 무엇을 생략하지 않겠다는 선택에 가깝습니다.

<소년의 시간>은 청소년 폭력을 개인의 일탈로 환원하지 않습니다. 온라인에서 증폭되는 혐오와 왜곡된 남성성, 학교와 가정의 무력함, 그리고 어른들의 뒤늦은 이해가 복합적으로 얽혀 있음을 섬세하게 드러냅니다. 그렇다고 사회 구조를 하나의 범인으로 지목하며 책임을 외부로 돌리지도 않습니다. 이 드라마가 남기는 것은 누구도 완전히 무고하지 않다는 불편한 감각, 그리고 이해가 언제나 충분히 이르지는 않았다는 자각입니다.

그렇기에 <소년의 시간>은 비극의 원인을 설명하는 드라마라기보다, 사건 이후에도 계속되는 책임과 애도의 시간을 관객에게 건네는 작품으로 남습니다. 사회의 균열을 포착하고, 그에 걸맞은 형식을 통해 공감 가능한 이야기로 풀어내는 힘. 2026년 인디 & 임팩트에서는 이런 작품과 소식들을 전하고 싶습니다. 기술과 사회, 감각과 윤리가 만나는 지점을 함께 고민할 수 있는 창이 되기를 바랍니다.

🌈 글쓴이. 권세미

연극, 공동체미디어 등 다방면에서 활동해오다 현재는 기술과 문화가 융합된 뉴미디어로 영역 확장을 위한 도움닫기 중이다. 


편집위원 박채은의 픽: 새만금신공항 기본계획 취소소송 승소

안녕하세요. 저는 삶의 무게중심을 로컬로 옮기고 있는 노마드 생활자이자 독립연구자, 공간기획자 박채은입니다. 시작과 지속 사이의 거리를 재본 적 있나요. 그 사이에는 수없이 많은 포기의 순간들이 있습니다. 혼자였다면 멈췄을 시도들이, 함께 걸어가니 5년의 시간으로 쌓였습니다. 인디&임팩트는 그렇게 편집위원들과 함께 기획하고 글을 쓰고 새로운 필자를 찾는 여정이었습니다. 새해에는 이 뉴스레터가 매주 해온 것처럼—성실하게, 담담하게, 그러나 단단하게—삶을 가꿔갈 수 있기를 바랍니다. 내 옆에 있는 누군가와, 나란히

 

[기억하고 싶은 2025]

새‧사람이 이겼다! - 새만금신공항 기본계획 취소소송 승소(2025.9.11.)

2025년 9월 11일, 서울행정법원은 새만금신공항 기본계획 취소 판결을 내렸습니다. 1,235일의 천막농성과 260km의 여름 행진 끝에 얻은 결과였습니다. “정당성과 객관성을 갖추지 못해 계획 재량을 일탈했다"는 판결문이 낭독될수록 방청석의 흐느낌은 커졌다고 합니다. 수라갯벌의 멸종위기종 60여 종의 생명이, 동아시아-대양주 철새 이동 경로의 중요한 거점이, 법의 이름으로 지켜졌습니다.

이 승소가 2025년을 기억하게 하는 이유는 단순히 법적 승리 때문만은 아닙니다. 새모자를 쓰고 뜨거운 여름을 걸었던 사람들, 손으로 만든 큰뒷부리도요와 저어새, 한땀한땀 뜨개질한 몸자보가 함께 걸었던 그 여정. 혼자는 불가능했을 길을 함께 걸으면 결국 도착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한 작은 기적이었습니다. 국토부는 항소했고 2026년에도 소송은 계속됩니다. 나란히 걷는 이들이 있기에 이 여정은 계속될 수 있습니다. 인디&임팩트 또한 이 길을 지켜보고 함께 걸어갈게요.

▲ 월간 수라(2025.09) 표지 그림 | 치자 ⓒ팽나무도요새클럽
▲ 월간 수라(2025.09) 표지 그림 | 치자 ⓒ팽나무도요새클럽

💫글쓴이. 박채은

서울과 강릉을 오가는 노마드 생활자이자 영화프로듀서, 연구활동가로 살고 있다. 


편집위원 장은경의 픽: 세로형 숏폼 드라마 


인디&임팩트 편집위원분들은 공통적으로 미디액트에서 활동하셨던 분들이 각자의 고민을 가지고 모여 계신데요. 저는 현재까지 미디액트에서 운동으로서의 미디어와 영화의 가치를 공공 영역에서 어떻게 풀어낼지 구체적 고민을 가지고 활동하고 있는 장은경입니다. 2025년은 다양한 영화협단체들이 모여 영화계 위기를 풀어내기 위한 공동 연대 활동인 ‘영화인연대’ 에서 포럼 운영기획을 담당하며 변화를 추적하고 있습니다. 

이런 흐름 속에서 제가 2025년의 발견으로 꼽은 것은 중국을 중심으로 급속히 확산되고 있는 세로형 숏폼 드라마입니다. 1~3분 내외의 세로형 클립이 70~80회차로 이어지며, 전체 분량은 2~3시간에 이르는데, 이는 기존 OTT 시리즈처럼 시즌을 거듭하며 확장되기보다는 영화 한 편에 가까운 분량의 단일 콘텐츠로 빠르게 소비되는 방식이라는 점에서 분명한 차별성을 가집니다. 세로 화면과 짧은 호흡이라는 형식을 취하지만, 시청 경험은 하나의 완결된 이야기를 끝까지 따라가게 만드는 구조에 가깝습니다.

이 시장의 변화를 가장 잘 보여주는 지점은 제작과 유통, 그리고 IP를 둘러싼 구조입니다. <FlickReels>처럼 배우와 제작팀을 자체적으로 보유한 제작사가, 자신들이 제작한 콘텐츠를 중심으로 직접 스트리밍 플랫폼을 운영하는 사례가 등장하며 제작과 유통의 경계는 빠르게 허물어지고 있습니다. 여기에 AI 자동 자막과 다국어 번역 서비스의 확산이 더해지며, 세로형 숏폼 드라마는 언어 장벽을 낮춘 채 아시아 전역으로 빠르게 이동할 수 있는 기술적 기반을 갖추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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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부터 ① 중국 대표 OTT 아이치이가 운영하는 iQIYI의 숏폼 콘텐츠 카테고리 화면, 소재를 중심으로 소개하고있다. ② 중국 최대 OTT 플랫폼인 텐센트(Tencent)가 운영하는 글로벌 스트리밍 서비스 <WeTV>  자막 설정 화면,최대 약 42개 언어의 자동 AI 번역을 지원 ③ 제작사가 직접 운영하는 숏폼 드라마 플랫폼 <FlickReels>

 

IP를 다루는 방식 역시 기존과 다릅니다. 숏폼 드라마 시장에는 독점 IP 중심의 질서가 거의 없고, 웹소설은 물론 숏폼 드라마 제작을 전제로 기획된 전문 IP들이 별도의 거래 시장을 형성하고 있습니다. 중국 웹소설 플랫폼 <토마토소설_番茄小说>에 연재된 천뤄저우 작가의 『혼야, 연진』은 이를 잘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이 작품은 같은 원작을 바탕으로 각기 다른 제작사가 만든 숏폼 드라마 4편이 2025년 12월, 거의 동시에 공개되었습니다. 하나의 ‘정본’을 만들기보다, 짧은 소비 주기에 맞춰 여러 버전이 병렬적으로 생산·유통되는 방식이 자연스럽게 작동한 결과입니다.

이처럼 시스템은 빠르게 변하고 있지만, 숏폼 드라마의 서사는 놀라울 만큼 단순합니다. 사랑과 배신, 그리고 복수. 사랑했던 연인에게 배신당하고 복수를 결심한 주인공 곁에서, 조력자는 이렇게 말합니다.

“너에게 한때 잘해주는 사람 말고, 원래 좋은 사람을 만나.”

짧고 빠르게 소비되는 이야기 속에서, 인과응보와 삼생삼연같은 사람 사이의 갈등을 동양 철학으로 풀어내는 숏폼드라마들은 기존 헐리우드 중심의 서사에서 오늘날 대중 서사가 나아갈 또 하나의 가능성을 제안하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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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웹소설 플랫폼 <토마토소설_番茄小说>의 천뤄저우 작가의 웹소설 <혼야,연진> 을 원작으로 각기 다른 제작사가 공개한 숏폼드라마들, 같은 시기 총4개의 작품이 2025년 12월 공개되었다. 

 

 

🌲글쓴이. 장은경 

미디액트 직장인 활동가. 본전 생각나면 퇴사하겠다 말은 하지만, 좋아서 배운 영화를 옳다고 믿는 방향으로 행동할 수 있다는 점에 혹해 근속 중이다.  

 


편집위원 김지현의 픽: <교사와 학부모 사이에서>

안녕하세요. 편집위원 김지현입니다. 저는 대안문화에 관심을 두고 영화제 기획, 영화 제작, 영상미디어 정책 연구 등의 활동을 해왔습니다. 현재는 공동육아를 통해 두 아이를 키우고 있으며, 최근 지역문화재단과 함께 AI 시민영화제를 개최하면서 인공지능 시대에 우리 아이들과 인류의 미래에 대한 고민을 더 깊이 키워가고 있습니다. 

제가 소개하고 싶은 2025년의 발견은 이수현의 <교사와 학부모 사이에서>입니다. 이 책은 전반부에서 발달장애 남매를 키우는 엄마로서의 경험을, 후반부에서는 중학교 교사로서 교육 현장에서 마주한 현실을 바탕으로 우리나라 통합교육의 문제와 그 대안을 구체적이고 솔직하게 풀어냅니다. 우리 사회에서 통합교육은 아직 충분히 자리 잡지 못했을 뿐 아니라, 시행되더라도 장애 학생을 비장애 학생과 같은 교실에 두는 데 그치는, 이른바 ‘물리적 통합’에 머무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책은 통합교육의 당위성을 넘어, 교육 현장에서 무엇을 어떻게 바꿔야 하는지를 실제 사례와 함께 짚어줍니다. 

제가 이 책을 처음 접하게 된 계기는 아이가 다니는 공동육아 터전에서 열린 작가 초청 교육이었습니다. 강연 내내 넘치는 에너지와 솔직한 태도에 깊은 인상을 받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경험에서 우러나온 생생한 현장 사례와 날카로운 문제의식, 그리고 교육 전문가로서의 깊은 통찰은 그 자리에서만 들을 수 있는 소중한 이야기들이었습니다. 사회가 빠르게 디지털화되면서 우울과 불안, ADHD, 난독증 등 다양한 정신건강 문제를 겪는 청소년들도 점점 늘어나고 있습니다. 학교가 분리와 배제가 아닌, 다양성에 대한 존중과 포용을 배우는 공간이 되기를, 우리나라에서도 보편교육으로서의 통합교육이 제대로 실현되기를 진심으로 바라봅니다.

“이 책이 편안하게 읽히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누군가의 마음에 잔잔한 균열을 낼 수 있기를 바랍니다.”라는 작가의 말처럼, 인디&임팩트 역시 앞으로 그런 질문과 균열을 담은 기사들을 꾸준히 전해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올해도 잘 부탁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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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쓴이. 김지현 

독립미디어연구소 연구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두 아이를 키우며 본인과 다음 세대를 위한 더 나은 삶의 조건에 대해 고민과 관심이 많다.


인디&임팩트미디어 뉴스레터는 미디어운동에 대해 새롭게 질문하고 좀 더 발전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지 여러 사람들이 함께 고민하고 찾아가기 위해 발행됩니다.

미디어 환경이 빠르게 변화하고 각종 담론과 현상이 범람하는 가운데 과연 우리가 주목해야 할 대상은 무엇인지, 사람들의 삶을 개선하는 데 있어 정작 중요하게 필요한 미디어의 변화는 무엇인지 관점을 제공하는 공간을 만들고자 합니다.

이름에 맞게 ‘임팩트’ 있는 뉴스레터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관심 있는 분들의 많은 구독과 주변 홍보를 부탁드려요!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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