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호] 영화인들의 연대와 행동이 필요하다 - '한국영화 생태계 복원을 위한 토론회'

5월 3주 (2024)

2024.05.25 | 조회 1.71K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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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스레터 63호

🌿인디&임팩트 뉴스레터 63호는 전주국제영화제 기간 동안 열린 '한국영화 생태계 복원을 위한 토론회' 현장 소식을 전합니다! 

🏝️영화 관람료는 부쩍 오르고 있지만, 국내 영화 제작 배급 현장은 매해 어려워지고 있고, 관련 예산 삭감으로 위기는 점점 더 심각해지고 있는데요. 😢

🌱어떻게 이 문제들을 해결하고 한국영화의 생태계를 되살릴 수 있을지! 토론회에서 나온 각 영역별 이야기들을 모아 모아 전해드립니다! 인디&임팩트도 함께 고민하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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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영화인들의 연대와 행동이 필요하다 - 전주포럼2024 '한국영화 생태계 복원을 위한 토론회'

 

지난 5월 2일 전주국제영화제 전주포럼2024와 연계한 '한국영화 생태계 복원을 위한 토론회'가 열렸다. 토론회에서는 한국 영화 산업의 위기로 인한 객단가 하락 원인과 대책, 독립예술영화에 대한 양적, 질적 정책 지원의 중요성에 대해 논의했다. 이어 영화인들의 연대와 행동의 필요성과 다양한 주체 간의 협력 방안 등에 대한 의견도 나왔다. 토론회 현장에서 나온 주요 이야기들을 전한다.

▲ 2024. 5. 2. 전주중부비전센터 '한국영화 생태계 복원을 위한 토론회' (왼쪽부터 최낙용, 이동하, 이은, 백재호, 김선아, 이하영, 원승환)
▲ 2024. 5. 2. 전주중부비전센터 '한국영화 생태계 복원을 위한 토론회' (왼쪽부터 최낙용, 이동하, 이은, 백재호, 김선아, 이하영, 원승환)

 

이하영 하하필름스 대표는 현재 한국영화 유통의 여러 문제들 가운데 가장 시급하다고 판단한 ‘객단가 정상화의 필요’에 대한 발제로 토론회를 시작했다. 팬데믹 이후 2020년부터 5년 간 이전의 극장 관객 수를 회복하고 있지 못한 현 상황과 함께 제작비 증가와 투자 감소, 특정 영화의 스크린 독과점 등 악순환 구조를 지적했다. 이에 객단가 정상화를 통해 투자를 정상화시키면서 조금씩 회복 단계로 들어가자는 입장이다. 

객단가란 영화관람료가 아닌 관객 1인당 평균 매입액으로 한 영화의 ‘총 매출액/총 관객 수’이다. 매년 발행하는 결산보고서와 영화연감 등에서 ‘평균 관람 요금’으로 산정된다. 문제는 극장에서 영화관람료를 올렸음에도 객단가는 오히려 떨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 대표는 그 원인을 극장 간의 출혈 경쟁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영화 티켓을 구입할 때 처음 제시된 금액은 ‘상품 가격’이며, 통신사 마일리지 등 할인을 적용하여 구매한 금액은 ‘발권 가격’이다. 현재 집계는 할인이 누락된 금액으로 잡고 있는데, 이 대표는 할인액을 포함한 총 금액으로 책정돼야 객단가가 올라갈 수 있다고 제안했다.

 ▲ 이하영(하하필름스 대표)
 ▲ 이하영(하하필름스 대표)

 

이 대표는 영화관람료 인상으로 관객이 줄어들고 있고, 정작 객단가는 관람료 인상에 따른 효과를 얻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심지어 2022년 이후로 상품 가격 대비 객단가는 더 하락하고 있어 심각성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현상으로 인해 투자 및 배급사의 영화 투자가 활성화 되고 있지 못하며, 이 악순환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해결에 적극적이어야 할 배급사는 오히려 대안을 찾지 못하고 있고 주도권은 오히려 극장으로 넘어간 상태라고 말했다.

객단가 정상화 해결 방안으로 이 대표는 극장과 배급사 등 이해 당사자들 간의 논의 테이블을 제시하며 영화 및 비디오물의 진흥에 관한 법률(이하 영비법) 수정을 제안했다. 먼저 영화공급가액산출계산서(부금계산서)에 나와있는 각 금액별 원가에 대한 내용을 극장 측에서 배급사에게 명확하게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를 통해 상품 가격과 발권 가격 차이를 분석하고 이 차이를 좁히기 위한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어 영비법 제39조(영화상영관입장권 통합전산망), 시행규칙 제12조(영화상영관입장권 통합전산망 자료)에 의거해 현재 통합전산망을 통해 제시되고 있는 ‘전송데이터 표준테이블’ 발권데이터 내용 중 16번의 ‘영화관람요금’ 표현을 ‘원가기입‘으로 수정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하며 발제를 마쳤다.

▲이하영(하하 필름스 대표) 발제 현장
▲이하영(하하 필름스 대표) 발제 현장

 

원승환 인디스페이스 관장은 "한국 독립예술영화의 생태계가 과연 존재한 적이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지며, "없는 걸 만드는 것도 복원"이라는 마음으로 발제를 준비했다고 밝혔다. 원 관장은 2019년 한국 독립예술영화는 290만 명이 넘는 관객을 모으며 좋은 한 해를 보냈지만 팬데믹 이후 한국영화 전체 시장이 73% 정도 감소했고 독립예술영화 시장도 비슷한 수치로 감소했다고 말했다. 독립예술영화는 2019년 121편 개봉에 비해 2023년엔 108편으로 개봉 편수가 줄면서 함께 관객도 줄어들어, 작년 독립예술영화 관객수는 97만명 수준을 기록함을 지적했다. 또 상업영화 개봉 시기를 피하는 독립예술영화의 개봉 패턴은 정상적인 흥행 패턴이 되지 못하며 독립예술영화가 차별적으로 편성 배정되고 있음을 꼬집었다.

▲원승환(인디스페이스 관장)
▲원승환(인디스페이스 관장)

 

원 관장은 이런 어려움을 극복할 방안으로 크게 3가지의 과제를 제시했다. 가장 먼저 유통 정상화와 상영 기회 확대에 대해 말했다. 공정 거래 및 공정 경쟁을 보장하고 월별, 요일별, 차별 시정을 통해 독립예술영화에 공정한 기회를 보장하는 것이다. 멀티플렉스 내 독립예술영화 상영 기회를 확대하고 일반 독립예술영화 경쟁력을 확대하기 위해 개별 사업자의 노력 뿐만 아니라 정책적 측면에 적극적으로 나설 때라고 했다. 또 지역 민간 독립예술영화관이 설립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2022년 기준으로 226군데의 전국의 기초 지자체 중에서 독립예술영화전용관이 있는 곳은 39곳 뿐이며 지자체에서 운영하는 공공 상영관은 관객 확대나 참여의 다양성 측면에서 민간에 비해 미진한 측면이 있고 상영 횟수도 민간에 비해 절반 정도인 현황을 지적하며 민간 극장을 더 많이 만드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두 번째 과제로 공급 중심 정책에서 공급-수요 균형 정책으로의 전환을 말했다. 영화 진흥 정책이 도입된 이후에 제작 중심 공급 정책만 펼쳐왔으며 유통과 소비, 관객, 감상 등의 수요 정책이 전면 도입되어야 할 때라고 했다. 수요 정책은 다시 양적 정책과 질적 정책으로 나눴다. 양적 정책은 수량적인 수요와 소비에 대한 것으로 자구적 생태계 유지를 위해 소비가 있어야 하고 지역 간 문화 격차를 해소하고 소수자를 위한 문화 복지 정책도 관객 정책이라는 이름으로 체계적으로 만들어져야 함을 언급했다. 이어서 질적 정책은 ‘정책이 관객을 어떻게 사고하느냐’라는 철학적 문제라며 어디서 어떤 영화를 보는 관객인지, 그 관객을 사회문화적으로 어떻게 확산시키는지에 대해 접근이 필요하며 개인 활동에서 지역 공동체 발전에 기여하는 사회적 활동으로 확산시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보다 적극적인 재정 지출과 영화발전기금 정상화, 연간 영화발전기금예산 증액을 세 번째 과제로 제시했다. 기존의 공급 정책에 관객 및 수요를 위한 정책을 추가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재원이 필요할 것이며 정부의 지출을 요구했다. 정부가 재정을 더 많이 지출을 해서 가계 소비도 진작시키고 기업 투자도 활성화시켜 수요가 늘어날 수 있도록 하여 한국 영화 산업이 나아갈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발제를 마쳤다.

▲원승환(인디스페이스 관장) 발제 현장
▲원승환(인디스페이스 관장) 발제 현장

 

발제가 끝난 후 토론회 2부에서는 최낙용 한국예술영화관협회 회장이 사회를 맡고 패널들과 함께하는 토론 시간을 가졌다. 각 패널들은 본인이 속한 단체가 생각하는 한국영화의 산업 및 문화의 문제점을 공유했다.

김선아 여성영화인모임 대표는 창작자들의 위축이 심각하며 24년도 영화진흥위원회 예산 삭감은 창작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큰 대기업 중심으로 사고하는 태도가 부지불식간에 길들여진 것 같다는 우려도 표했다. 또 영화 산업 내 성평등과 다양성에 대한 논의를 해왔지만, 여전히 산업의 큰 테두리 안에서 약자인 여성에 대한 부분도 무관심해지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백재호 한국독립영화협회 이사장은 관객이자 창작자 입장에서 가장 큰 문제로 영화진흥위원회의 예산 삭감을 비롯한 정책적 후퇴를 언급했다. 작년까지 40개 이상의 영화제가 받았던 지원이 올해는 딱 10개로 줄어 영화제 운영자들 뿐만 아니라 창작자 동료들과 관객에게 큰 영향이 간다며 영화를 선보일 곳이 줄어드는 것을 걱정했다. 창작자 입장에서도 영화 제작에 자부담 비용이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며 공공 기금으로 제작지원을 받더라도 자부담 비율이 있어서 자율성과 탄력성을 보장받기 어려운 현실을 토로했다.

이은 한국영화제작사협회 회장은 한국영화의 여러 주체들이 어려운 시기를 극복하기 위해 전주에 이어 부천과 부산 등에서도 책임감을 가지고 대화와 토론을 이어갈 것을 다짐했다. 현재 한국 영화에 새로운 지각 변동이 일어나고 있다며, 1980년대부터 자본화가 이루어지기 시작했고 2019년에 자본화의 정점에서 수직 통합의 자기 모순을 겪고 다양성을 잃으면서 갈 길을 헤매고 있다고 했다. 문제 제기를 통해 서로 공정하게 상생하는 것에 대해 지혜를 모으는 출발점이 되었길 바란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이동하 한국영화프로듀서조합 대표는 극장과의 대화를 계속해 나갈 의지를 보였고, 극장뿐만 아니라 OTT 업계의 영화 영상 산업 재투자 필요성을 언급했다. 중소 영화들의 돌파구를 만들 수 있도록 치열하게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 2024. 5. 2. 전주포럼2024 '한국영화 생태계 복원을 위한 토론회' (왼쪽부터 최낙용, 이동하, 이은, 백재호, 김선아, 이하영, 원승환)
▲ 2024. 5. 2. 전주포럼2024 '한국영화 생태계 복원을 위한 토론회' (왼쪽부터 최낙용, 이동하, 이은, 백재호, 김선아, 이하영, 원승환)

 

토론회는 참여자들의 질문을 받으며 아직은 거칠고 정리되지 않은 다양한 방면의 문제점과 의견을 나누었다. 한국 영화 산업의 생태계 복원을 위한 정책적 접근과 스크린 상한제와 극장과 배급사 간의 협력 방안, 예술 영화 전용관과 멀티플렉스의 역할과 차이, 독립예술영화 영화의 가치와 대안, 스크린 독과점 문제와 대안 그리고 관객을 위한 정책과 영화제에 대한 논의를 이어갔다.

최근 <범죄도시4>로 불거진 스크린 독과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스크린 상한제 법제화 추진이 우선적으로 제안됐다. 또 영화 유통의 플레이어들인 극장, 배급사, 제작사가 협의 단체를 조직해 논의 테이블을 가질 수 있도록 고민해야 한다는 의견에 멀티플렉스가 생긴 이후 영화 산업이 극장 이해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고 극장을 제외하고 합의하는 것도 맞다는 의견도 있었다. 멀티플렉스 사업자가 협상을 통해서 시장을 정상화하기 어렵다고 판단하며, 문화체육관광부나 영화진흥위원회가 멀티플렉스 3사와 조율하여 다시 영화 산업이 활성화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책임을 요구했다.

전주에서의 토론회가 부천과 부산 등에서 영화 산업 내 다양한 주체들과 함께하며 실천을 담보로 하는 활동으로 이어지길 바란다. 각 주체가 영화 산업 전체를 위한 생태계 일원으로서 개별 사안에 대한 충분한 이해를 바탕으로 자구, 상생을 위한 결실이 하나씩 생겼으면 한다. 이를 위해 영화의 사회적 기여와 역할에 대한 논의를 바탕으로 영화진흥위원회와 영화계의 역할 분담 방안 모색해야 할 필요가 있다. 행동과 변화로 한국영화 생태계를 살리는 데 함께했으면 한다. 🌳

 

🍃글쓴이. 김세영 (미디액트)

미디액트에서 다큐멘터리를 배우고 미디어 활동가로 일하고 있습니다. 돌봄, 다큐멘터리, 독립영화 생태계에 관심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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