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5호] 강릉 영화를 부탁해! - 정동진독립영화제, 독립예술극장 신영 예산 삭감

1월 2주 (2025)

2025.01.08 | 조회 34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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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스레터 85호

때 아닌 계엄과 탄핵, 참사에 이르기까지 연말연시가 전혀 편안하지 않은 요즘, 2025년 인디&임팩트 올해 첫 번째 뉴스레터도 매우 안타깝고 화가 나는 소식으로 찾아왔습니다. 😟

🎪 지난 20여년간 지역문화예술 현장을 지키며 정동진독립영화제와 강릉독립예술극장 신영이 보여준 놀라운 성과에도 불구하고 강릉시에서 올해 지원예산을 또다시 삭감했다는 소식인데요. 글 하단에 붙인 연대서명에 많은 참여 부탁드려요! (연대서명은 1월 12일까지 진행됩니다!!) 

🌅 올해에는 부디 희망적인 소식을 많이 전해드릴 수 있길 바라며 인디&임팩트 힘차게 출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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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 정동진독립영화제, 강릉독립예술극장 신영 지원 삭감 

강릉 영화를 부탁해!

 

2024년은 사무국 스태프들은 물론, 강릉씨네마떼끄 회원들과 영화인들이 함께 자축해도 부족하지 않을 해였다고 생각한다. 1999년부터 26년 동안 열린 정동진독립영화제가 14,553명이라는 역대 최다 관객수를 기록했고, 강원도 유일한 전용관인 강릉독립예술극장 신영의 관객 수가 1만 2백 여명으로 2023년 대비 29% 증가했다. 영화진흥위원회의 영화제 지원사업 규모가 축소되고 지역영화 예산이 전액 삭감된 상황 속에서 이뤄낸 쾌거이다. 아쉬운 점은 분명히 있었지만, 각자의 시간과 노력을 기울여 잘 버티고 함께 일궈낸 것들에 대해 마음 편히 기뻐해야 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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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4년 8월 열린 제26회 정동진독립영화제는 역대 최다 관객수를 기록했다. ⓒ강릉씨네마떼끄
▲ 2024년 8월 열린 제26회 정동진독립영화제는 역대 최다 관객수를 기록했다. ⓒ강릉씨네마떼끄

정동진독립영화제의 뒤풀이 회식이 있는 날, 강릉씨네마떼끄 대표가 회식 장소로 가다가 우연히 강릉시장과 마주쳤다. 이때다 싶었던 것인지, 강릉시장은 정동진독립영화제 개막식 날, 내빈 소개에서 민주당 소속의 사람을 다른 식으로 포장해 소개했다고 화를 냈다고 한다. 참고로 김홍규 강릉시장은 공직선거법 위반 등으로 민주당에 고발을 당한 상황이었다.

화가 났다. 오랫동안 모두가 지켜온 소중한 우리 영화제와 극장에 맘대로 빨간색이니 파란색이니 정치색을 입혀 판단하고 성을 낸다는 게 우스웠다. 근데 그 우스운 판단에서 지원 여부가 좌지우지되고 지역에서 배척당할 수도 있다는 것에 화가 났다.

문득 2023년 후원캠페인 신영극장을 부탁해를 홍보하던 시기가 생각난다. 2023년에도 신영극장 예산이 전액 삭감되는 일이 있었고, 2월에서 4월까지 신영극장을 지키기 위한 후원캠페인을 진행하였다. 필자는 친한 사장님이 있는 카페에 들러 캠페인 홍보물을 비치하러 갔다. 마침,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던 손님이 홍보물을 보고 설명을 듣더니 말했다. “설마 신영극장이 ‘빨갱이 극장’이라서 전액 삭감된 거예요?”

빨갱이 극장. 이 얼마나 강렬한 단어인지. 극장 로고가 빨간색이긴 한데 정부 비판적인 다큐멘터리를 상영할 때도 있어서 붙게 된 이름 같다. 근데 정부를 비판하는 영화는 틀면 안 되는 건가? 항상 이런 의문이 속에서 피어오른다. 물론 그 손님은 신영극장이 없어지면 안 된다며 기꺼이 후원캠페인에 바로 참여해 주셨다.

▲ 2023년 후원 캠페인 <신영극장을 부탁해!> 씨네토크 ⓒ강릉씨네마떼끄
▲ 2023년 후원 캠페인 <신영극장을 부탁해!> 씨네토크 ⓒ강릉씨네마떼끄

2023년 후원캠페인이 성공적으로 끝난 게 엊그제 같은데 또다시 2025년 강릉시 예산에서 신영극장 예산은 전액 삭감되었다. 정동진독립영화제 또한, 작년 대비 7천만 원이 삭감되었다. 영화제를 열고 극장을 유지한다 해도, 셔틀버스 등 관객들을 위한 편의시설이 줄어들고, 극장에서 하던 배리어프리 영화 상영, 씨네토크 등 프로그램이 많이 줄어들 것으로 우려된다.

평일 낮, 신영극장 좌석 E1 자리에 항상 앉아 대부분의 개봉작을 보는 단골 할아버지, 영화제의 자원활동가로 시작해서 강릉에서 영화제작을 배우고 2024년 정동진독립영화제에서 땡그랑동전상까지 받은 감독, 독립영화 화제작을 소개하는 기획전을 보러 오시곤 자신의 2024년 최애 영화가 바뀌었다고 말해주었던 관객까지. 영화제와 극장이 가치 있다고 말해주는 건 언제나 강릉 시민과 관객들이다.

▲ 강릉독립예술극장 신영 ⓒ강릉씨네마떼끄
▲ 강릉독립예술극장 신영 ⓒ강릉씨네마떼끄

강릉에는 지역영화 지원이 부족한 상황에서 강릉영화를 알리고 만드는 사람들이 있다. 또한, 강릉독립예술극장 신영의 매주 개봉작과 상영시간표를 확인하는 사람들이 있고, 정동진독립영화제가 열릴 여름을 기다리며 강릉을 방문할 사람들이 있다. 오랫동안 자리 잡은 지역문화의 힘은 지역소멸을 막고, 지역을 사랑할 수 있게 한다. 시민의 요구와 지역문화의 가치를 외면하고, 문화예술정책의 제대로 된 방향성 없이 일방적인 폐지와 폐관을 일삼는 강릉시의 행태는 이제 그만해야 할 것이다.🔗

 

😳 쓴이. 김슬기

강릉독립예술극장 신영 · 정동진독립영화제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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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진독립영화제와 강릉독립예술극장 신영의 지원금 복원을 위한 연대서명



강릉시의 정동진독립영화제, 강릉독립예술극장 신영 예산 삭감에 대한 성명

강릉시는 정동진독립영화제와 강릉독립예술극장 신영의 예산을 복원하라!

 

강릉씨네마떼끄는 1996년부터 지역의 영화문화 발전을 위해 활동해 온 비영리민간단체로, 1999년부터 26년째 정동진독립영화제를 개최하고, 2012년부터 13년째 강릉독립예술극장 신영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영화를 좋아하는 강릉시민들이 자발적으로 모여, 가장 오래된 지역독립영화제와 강원 유일의 독립·예술영화 전용관이라는, 강릉의 영화문화를 대표하는 중요 거점을 일구어냈습니다. 우리가 사는 지역에서 다양한 문화예술의 발전과 풍성한 영화문화를 꿈꿔왔던 강릉씨네마떼끄의 자체적인 노력에 시민과 영화인의 호응, 지역의 영상·영화문화를 뒷받침하는 국가와 지자체의 지원이 힘을 합쳐 이루어낸 성과입니다. 2023년, 강원도와 강릉시의 당초예산에서 강릉독립예술극장 신영의 운영을 지원하는 예산이 전액 삭감되었다가 당해 추가경정예산으로 전액 복원되어 편성된 것을 기억하실 겁니다. 행정 절차의 실수라 하더라도 전액 삭감된 예산이 당해 추가경정예산으로 복원된 것은 독립·예술영화 전용관이 강릉시민에게 필요하고 강릉 문화의 일부분으로서 자리 잡은 것을 지자체 행정이 인정한다는 방증일 것입니다. 강릉의 영화문화 활성화를 위해 민관의 협력을 유지하자고 상호신뢰를 다진 지 채 2년이 지나가기도 전, 강릉시의 2025년 예산서에는 정동진독립영화제의 예산이 2024년 대비 7천만 원, 강릉독립예술극장 신영의 예산이 전액 삭감되었습니다. (2024년 기준 정동진독립영화제 지원금 1억 2천만 원, 강릉독립예술극장 신영 6천만 원) 지난 8월 2일부터 4일까지 3일간 개최된 제26회 정동진독립영화제에는 1만 4천5백여 명의 관객이 방문해 2023년 관객 8천1백여 명 대비 약 79%의 관객 수가 증가하였으며, 강릉독립예술극장 신영의 관객 수 역시 2023년 7천9백여 명에서 2024년 1만 2백여 명으로 약 29% 증가하였습니다. 2023년 대비 뚜렷하게 상승하는 2024년 관객 수 지표를 통해 강릉시민의 영화문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는 코로나 이후 회복세가 더딘 영화문화산업 분야에서 눈에 띄게 주목할 만한 성과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적절한 협의의 과정이나 합당하고 분명한 이유 없이 일방적으로 예산이 삭감된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처사입니다. 12월 2일 방영된 KBS 보도(강릉시 ‘독립영화’ 관련 잇단 예산 삭감 추진 ‘논란’)에서 강릉시 관계자는 ‘영화제 활성화를 위해 올해 7천만 원 증액했던 예산을 예년 수준대로 지원하는 것’이라며 삭감 자체에 대한 근거가 없는 대답을 내놓았습니다. 오랜 세월 어렵게 쌓아 올린 강릉 영화문화의 바탕을 송두리째 뒤흔드는 이유가 무엇입니까? 또한, 12월 13일 개최된 강릉시의회 제12대 제318회 제2차 본회의 중 박경난 시의원이 자유발언을 통해 강릉시의 일방적인 행정 추진에 대해 문제 제기하자 김홍규 강릉시장은 ‘목적대로 사업하지 않으면 좀 지원이 불가하지 않겠는가?’, ‘인권영화제가 끼어 있기 때문’이라고 대답했습니다. 이는 정동진독립영화제와 강릉독립예술극장 신영이 강릉의 영화문화 활성화라는 목적대로 사업하지 않았다는 말입니까? 대관절 강릉인권영화제가 정동진독립영화제와 무슨 상관이 있다는 말입니까? 강릉시는 2018년 동계올림픽 이후 도시의 미래 비전으로 ‘독립영화도시 강릉’을 꿈꾸기도 했습니다. 2019년, 행정 주도로 시작되어 강릉의 영화문화를 선도해 나갔어야 할 강릉국제영화제는 2022년 돌연 폐지되고, 2010년부터 강릉시가 운영하며 시민에게 양질의 영상문화교육 서비스를 제공하던 강릉시영상미디어센터는 올해 폐관됐습니다. 이제는 해가 갈수록 더 많은 시민과 영화 관객들이 주목하고 있는 정동진독립영화제와 강릉독립예술극장 신영의 예산마저 삭감되었습니다. 강릉시 문화예술정책의 방향, 영상·영화문화 정책의 방향은 어디를 향하고 있으며, 한때 꿈꿨던 독립영화 도시의 미래는 어디에 있습니까? 강릉시의 문화예술과 영상·영화산업 예산 편성을 위한 철학과 기준, 그 근거는 무엇입니까? 강릉씨네마떼끄는 시작부터 지금까지 우리가 사는 강릉에서 영화문화가 꽃피우기를 바라며 다양한 활동을 펼쳐왔고, 또 상당한 성과를 이룩해왔습니다. 이에 대해 지자체의 충분한 지원이 이루어져야 하며, 강릉시는 분명한 비전과 지금보다 더 나은 대안으로 이 질문에 답해야 할 것입니다. 강릉의 영화문화가 더 이상 후퇴하지 않기를 바라며, 정동진독립영화제와 강릉독립예술극장 신영의 예산 복원을 강력하게 요청하는 바입니다. 2025년 1월 3일 강릉씨네마떼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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