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레터 85호
때 아닌 계엄과 탄핵, 참사에 이르기까지 연말연시가 전혀 편안하지 않은 요즘, 2025년 인디&임팩트 올해 첫 번째 뉴스레터도 매우 안타깝고 화가 나는 소식으로 찾아왔습니다. 😟
🎪 지난 20여년간 지역문화예술 현장을 지키며 정동진독립영화제와 강릉독립예술극장 신영이 보여준 놀라운 성과에도 불구하고 강릉시에서 올해 지원예산을 또다시 삭감했다는 소식인데요. 글 하단에 붙인 연대서명에 많은 참여 부탁드려요! (연대서명은 1월 12일까지 진행됩니다!!)
🌅 올해에는 부디 희망적인 소식을 많이 전해드릴 수 있길 바라며 인디&임팩트 힘차게 출발합니다~🌋
이슈 | 정동진독립영화제, 강릉독립예술극장 신영 지원 삭감
강릉 영화를 부탁해!
2024년은 사무국 스태프들은 물론, 강릉씨네마떼끄 회원들과 영화인들이 함께 자축해도 부족하지 않을 해였다고 생각한다. 1999년부터 26년 동안 열린 정동진독립영화제가 14,553명이라는 역대 최다 관객수를 기록했고, 강원도 유일한 전용관인 강릉독립예술극장 신영의 관객 수가 1만 2백 여명으로 2023년 대비 29% 증가했다. 영화진흥위원회의 영화제 지원사업 규모가 축소되고 지역영화 예산이 전액 삭감된 상황 속에서 이뤄낸 쾌거이다. 아쉬운 점은 분명히 있었지만, 각자의 시간과 노력을 기울여 잘 버티고 함께 일궈낸 것들에 대해 마음 편히 기뻐해야 했다고 생각한다.
정동진독립영화제의 뒤풀이 회식이 있는 날, 강릉씨네마떼끄 대표가 회식 장소로 가다가 우연히 강릉시장과 마주쳤다. 이때다 싶었던 것인지, 강릉시장은 정동진독립영화제 개막식 날, 내빈 소개에서 민주당 소속의 사람을 다른 식으로 포장해 소개했다고 화를 냈다고 한다. 참고로 김홍규 강릉시장은 공직선거법 위반 등으로 민주당에 고발을 당한 상황이었다.
화가 났다. 오랫동안 모두가 지켜온 소중한 우리 영화제와 극장에 맘대로 빨간색이니 파란색이니 정치색을 입혀 판단하고 성을 낸다는 게 우스웠다. 근데 그 우스운 판단에서 지원 여부가 좌지우지되고 지역에서 배척당할 수도 있다는 것에 화가 났다.
문득 2023년 후원캠페인 “신영극장을 부탁해”를 홍보하던 시기가 생각난다. 2023년에도 신영극장 예산이 전액 삭감되는 일이 있었고, 2월에서 4월까지 신영극장을 지키기 위한 후원캠페인을 진행하였다. 필자는 친한 사장님이 있는 카페에 들러 캠페인 홍보물을 비치하러 갔다. 마침,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던 손님이 홍보물을 보고 설명을 듣더니 말했다. “설마 신영극장이 ‘빨갱이 극장’이라서 전액 삭감된 거예요?”
빨갱이 극장. 이 얼마나 강렬한 단어인지. 극장 로고가 빨간색이긴 한데 정부 비판적인 다큐멘터리를 상영할 때도 있어서 붙게 된 이름 같다. 근데 정부를 비판하는 영화는 틀면 안 되는 건가? 항상 이런 의문이 속에서 피어오른다. 물론 그 손님은 신영극장이 없어지면 안 된다며 기꺼이 후원캠페인에 바로 참여해 주셨다.
2023년 후원캠페인이 성공적으로 끝난 게 엊그제 같은데 또다시 2025년 강릉시 예산에서 신영극장 예산은 전액 삭감되었다. 정동진독립영화제 또한, 작년 대비 7천만 원이 삭감되었다. 영화제를 열고 극장을 유지한다 해도, 셔틀버스 등 관객들을 위한 편의시설이 줄어들고, 극장에서 하던 배리어프리 영화 상영, 씨네토크 등 프로그램이 많이 줄어들 것으로 우려된다.
평일 낮, 신영극장 좌석 E1 자리에 항상 앉아 대부분의 개봉작을 보는 단골 할아버지, 영화제의 자원활동가로 시작해서 강릉에서 영화제작을 배우고 2024년 정동진독립영화제에서 땡그랑동전상까지 받은 감독, 독립영화 화제작을 소개하는 기획전을 보러 오시곤 자신의 2024년 최애 영화가 바뀌었다고 말해주었던 관객까지. 영화제와 극장이 가치 있다고 말해주는 건 언제나 강릉 시민과 관객들이다.
강릉에는 지역영화 지원이 부족한 상황에서 강릉영화를 알리고 만드는 사람들이 있다. 또한, 강릉독립예술극장 신영의 매주 개봉작과 상영시간표를 확인하는 사람들이 있고, 정동진독립영화제가 열릴 여름을 기다리며 강릉을 방문할 사람들이 있다. 오랫동안 자리 잡은 지역문화의 힘은 지역소멸을 막고, 지역을 사랑할 수 있게 한다. 시민의 요구와 지역문화의 가치를 외면하고, 문화예술정책의 제대로 된 방향성 없이 일방적인 폐지와 폐관을 일삼는 강릉시의 행태는 이제 그만해야 할 것이다.🔗
😳 글쓴이. 김슬기
강릉독립예술극장 신영 · 정동진독립영화제 사무국장
정동진독립영화제와 강릉독립예술극장 신영의 지원금 복원을 위한 연대서명
강릉시의 정동진독립영화제, 강릉독립예술극장 신영 예산 삭감에 대한 성명
강릉시는 정동진독립영화제와 강릉독립예술극장 신영의 예산을 복원하라!
인디&임팩트미디어 뉴스레터는 미디어운동에 대해 새롭게 질문하고 좀 더 발전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지 여러 사람들이 함께 고민하고 찾아가기 위해 발행됩니다.
미디어 환경이 빠르게 변화하고 각종 담론과 현상이 범람하는 가운데 과연 우리가 주목해야 할 대상은 무엇인지, 사람들의 삶을 개선하는 데 있어 정작 중요하게 필요한 미디어의 변화는 무엇인지 관점을 제공하는 공간을 만들고자 합니다.
이름에 맞게 ‘임팩트’ 있는 뉴스레터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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