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독자, 혹시 오늘 한 마디도 안 한건 아닐까요? 혼자 일을 하는 프리랜서나 1인 기업가의 경우에는 아마 며칠 말문을 열지 않을 수도 있을텐데요. 저 또한, 회의하는 시간이 아니면 특별히 입을 여는 경우는 없습니다. 사실, 직장인도 크게 다르지 않죠. 직장도 키보드 소리만 들리고 조용히 업무를 하는 풍경이 매우 익숙하시죠?
제가 매주 즐겨보는 유퀴즈에서도 이런 대화가 나왔어요.
- 회사에서 제일 좋은 날은 언제세요?
- 아무도 절 찾지 않는...!
회사에서 내 이름이 불리면 '내가 무언갈 잘못했나보다.'라며 가슴 철렁한다는 직장인의 답변은 '웃프다.' '정말 맞는 말이다.'라는 공감을 불러 일으켰습니다.
서로의 이름이 불리지 않는 팀. 왜 이런 일이 생긴걸까요?
전화벨 소리가 무서워요, 콜포비아?
'나혼자 산다'에 나온 샤이니 키는 갑자기 온 전화는 대부분 받지 않는다고 합니다. "문자는 그 사람이 얘기하면 내가 생각 할 수 있는데, 전화는 내가 즉석에서 뱉은 말을 책임져야 하잖아요. 전화가 오면 그렇게 가슴이 떨린다."고 말하며 콜포비아임을 밝혔죠.
알바천국이 MZ세대 (1980년대초 ~ 2000년대 초) 2,73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열 명 중 세 명이 '콜포비아를 겪고 있다'고 답했습니다. 예고 없이 불쑥 울리는 전화벨을 통한 업무 지시는 기성세대에겐 익숙한 일이지만, MZ세대에겐 불편한 소통법인거죠.
온라인 환경이 익숙한 MZ세대는 텍스트 기반 커뮤니케이션이 매우 익숙하죠. 앞서 말했듯, 음성통화는 상대적으로 낯설고 불편하기만 합니다. 전화는 즉각적인 반응을 요구하니까요. 상대적으로 감정 소비와 집중을 많이 해야 하는 전화가 불편하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감정소비와 집중을 해야하는 전화는 결국 타인의 시공간을 갑작스럽게 침범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게 합니다.
효율적인 소통방식을 찾은 것뿐!
✔️ 소통할 수 있는 도구가 다양해 졌어!
지금 우리는 시공간 제약 없이 소통할 수 있게 되었어요. 스마트폰 하나로 언제 어디서든 메시지를 주고 받을 수 있죠. 특히 카카오톡, 슬랙, 노션 등 사람들이 효율적으로 자료를 전송하고 업무를 공유할 수 있게 되었죠. 코로나 전까지만 해도 대면 회의, 전화, 이메일이 주요 소통 수단이었지만, 지금은 화상회의 플랫폼과 협업 툴이 일상화 되었습니다.
2023년 CEO Outlook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CEO의 87%가 향우 3년 이내 하이브리드 근무 모델을 도입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이렇듯 실시간 메시지를 통해 빠른 의사 결정을 진행하고, 나아가 시공간에 구애받지 않고 협업 툴을 통해 업무를 진행하고 있죠.
✔️ 내 생각을 정리하고 표현할 수 있어!
온라인에서는 상대방의 즉각적인 반응을 직접 마주하지 않아도 되죠. 메시지를 보내고 답장이 오기 전까지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이 주어집니다. 온라인을 통한 소통은 '사회적 실재감'이 낮아 불안이 줄어든다고 해요.
그렇다면 사회적 실재감 이론*은 무엇일까요?
행위자들이 '상호작용에 참여한다는 느낌을 얼마나 가지는가'를 의미합니다. 다시 말해, 상대방이 그곳에 있다고 느끼는 정도, 상대와 직접 만나서 대화하는 것과 흡사한 정도의 느낌을 말합니다. (Short, Williams & Cristie, 1976)
이렇게라도 왜 MZ세대가 콜포비아를 앓고 있는지 이해가 필요한데요. 그들이 활용하는 도구들이 변화함에 따라 전화를 멀리하게 된 이유를 파악할 수 있죠. 그들과 소통하는 다양한 방법을 이해할 필요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금 더 그들과 가까워 지기 위해서는 어떤 노력을 하면 좋을까요?
팀원과 더 가까워지고 싶다면 놓치지 마세요!
사회적 실재감이 떨어질수록 대화의 흐름을 따라가기 어려울 가능성이 높아요. 진짜 어떤 감정을 느끼고 있는지 공감하기 어렵기 때문에, 오히려 가까워질 수 있는 기회가 줄어들게 됩니다.
의사소통은 말로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1981년, 의사소통에 있어 언어적 요소의 중요도는 7%에 불과하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UCLA 명예교수이자 심리학자인 메라비언은 <침묵의 메시지>라는 저서에서 밝혔는데요. 우리가 중요하다고 생각했던 언어적 의미보다 시각적 요소(비언어)가 55%, 청각적 요소(준언어)가 38%로 더 중요함을 강조합니다.
사회적 실재감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은 비언어적 요소와 매우 밀접한 연관성이 있습니다. 상대방의 눈을 응시하며, 공감하고 있는 재스처를 취하는 것이죠. 고개를 끄떡인다거나, 가깝게 앉아 터치를 한다는 등의 표현, 그 외에도 표정 등으로 사람들에게 나의 재스처를 보여줄 수 있습니다. 토크쇼의 방청객은 화면을 통해 보는 우리에게 '사회적 실재감'을 높일 수 있는 최적의 방법일겁니다.
1️⃣ 직접 대면해서 만나는 시간을 일부러라도 만들어 주세요.
효율 비효율을 떠나서 직접 대면하는 시간을 만드는 건 정말 중요해요. 팀원이 좋아하는 점심식사를 하거나, 맛집을 가면서 가까워질 수도 있고요. 좋은 음료를 마시면서 가볍게 소통하는 방법도 있겠죠. 여러 팀원들과 함께 친해지고 싶다면 팀 빌딩 활동 혹은 워크샵을 제안합니다.
2️⃣ 상대방의 이야기를 '귀 기울여 들을' 준비를 해 주세요.
의사소통은 '이해와 공감'이 필요합니다. 효과적인 의사소통을 위해 '에포케'라는 개념을 알려드리고 싶어요. 그리스어인 Epoche는 판단을 멈추고, 성급한 판단을 지양하는 의미입니다. 고대 희랍어의 에페케인(삼가다, 멈추다)에서 유래하였습니다. 고대 그리스 철학에서는 판단중지(判斷中止)를 뜻하던 말입니다.
혹시, 팀을 꾸려 나가는 게 어려울까요? 다른 사람을 이해하려면 대화를 자신의 방향으로 이끌어서는 안 됩니다. 즉, 상대의 감정을 존중해주어야 하죠. 그들이 근본적으로 무엇을 요구하는지 한 발자국 뒤에서 기다리는 연습이 필요합니다.
👀 이번주에 놓치지 말아야 할, Business Insight 👀
1. 제품을 개발할 때, '사람'이 만들었는지,
혹은 'AI'가 만들었는지 구분하기 시작할 겁니다.
장인들의 핸드메이드 제품을 사고팔 수 있는 마켓 플레이스인 Etsy에 최근 큰 문제가 생겼습니다. 수천 개의 동일한 제품을 확인할 수 있었죠. 이를 걸러내기 위해 Etsy가 팔을 걷어 붙였습니다.
Etsy의 제품은 '제작자', '디자이너', '빈티지 콜렉터', '공급자(공예용품)' 의 네가지 범주 중 하나에 속해야 합니다.
즉, 동일한 복제품을 걸러내겠다는 의도인데요. AI의 도움을 받아 형성된 예술 작품 또한 허용이 될 것이지만, 이는 디자인 범주에 속할 예정입니다. 위의 사람이 만든 제품으로는 분류되지 않을 예정입니다.
Etsy 뿐만 아니라, 국내에도 점점 큰 이슈가 될, 복제 제품. 이를 통해 더욱 장인 정신에 대해 우리가 고민해 보아야 하겠습니다.
2. 맥주 시장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부문, 바로 "무알콜 맥주"
2023년 갤럽 여론 조사에 따르면, 미국 18~34세 성인은 훨씬 술을 적게 마시는 편이라고 합니다. 저알콜, 무알콜 음료와 같은 건강한 대안을 찾고 있다고 해요. 그래서
"언제 어디서나 걱정 없이, 숙취 없이"라는 슬로건을 가진 Athletic이 약 8억 달러(약 1조원)의 가치 평가로 새로운 자금 조달 라운드를 마감했다고 합니다.
한국 역시 비건, 건강한 먹거리에 대한 열풍이 여전히 지속되고 있는데요. 국내에도 '헬씨플레저'라는 말로 술도 건강하게 먹자는 음주 문화가 확산되고 있다고 합니다.
지난 [잦은 실패를 성공으로 바꾸는 법]에 대한 반응이 참 좋았습니다. 실패학이라는 학문을 알게 되서 반갑다는 반응들, 실패를 적어보겠다는 이야기 등. 여러분이 궁금한 이야기, 고민 등을 적어 연락 해 주세요:) 늘 여러분의 반응을 기다립니다.
당신을 재발견하는 하루가 되길 바라며.
📚오늘의 참고자료
📕톰 피터스, 탁월한 기업의 조건, 한국경제신문
📰 전화벨만 울리면 가슴 철렁~ 통화 피하는 MZ세대 '콜포비아', 한국일보, 22.12.02, 양승준기자
📰 2023년 CEO Outlook 보고서, 삼정 KPMG
📰 [커뮤니케이션 코드] 7%의 내용을 제대로 전달하는 데 필요한 93%의 비밀
📕 Media appropriateness: Using social presence theory to compare traditional and new organization media, Human Communication Research, 19, Rice, R.E (1993)
📰 Etsy wants to bring back the human element of the products on its site, Morning Brew
📰 Non-alcoholic beer is surging as young adults and Ozempic users embrace sobriety, Quart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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