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데이터 좀 뽑아주세요."
PM이나 기획자라면 이 말을 입에 달고 살 겁니다. 저 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 쿼리를 요청하면, 개발자분들의 업무 일정에 따라 하루 이틀 기다리는 건 예사였죠.
문제는 단순히 '시간'이 아니었습니다.
- - (확인하려는 데이터에 따라) 개발자도 어려워하는 복잡함
- - 끝없는 검증의 굴레
가장 중요한 무기가 내 손에 없는 답답한 상황. 개발팀에 대한 의존은 피할 수 없는 병목(bottleneck)처럼 느껴졌습니다. 당시 서비스의 사용량 기반 과금을 위해서 두 개의 쿼리로 도출된 각각의 파일을 비교해서 대조 후 취합하는 과정 또한 거쳐야 했는데, 이 역시 불편하게 느껴져 더 개선할 여지는 없을지 찾고 싶었습니다.
그러다 문득, 아주 단순한 생각이 스쳤습니다.
"이미 잘 짜인 SQL 쿼리들이 이렇게나 많은데, 이걸 AI에게 교과서처럼 학습시키면 어떨까?"
그동안 개발자분들이 만들어주신 수많은 쿼리들이 저에게는 최고의 재료였습니다. 저는 곧장 제가 다룰 수 있는 무기들을 꺼내 들었습니다.
먼저, 사내 쿼리에 활용할 수 있는 '쿼리 전용 GPT 봇'을 만들었습니다. GPT에게 주요 테이블의 생성 쿼리문을 프롬프트에 넣어 데이터 구조를 이해시키고, 기존에 잘 작동하던 쿼리 20여 개를 예시로 보여주며 패턴을 학습시켰습니다. 이를 적용 해볼 무대로는, 로우코드 툴인 Appsmith 를 활용했습니다. AppSmith*에 데이터베이스를 연결하여 (1) 내가 알고 싶은 데이터와 (2) 봇에서 도출한 쿼리로 얻은 결과 데이터가 일치하는지를 테스트 할 필요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 결과는 놀라웠습니다.
며칠간의 실험 끝에, 제가 원하는 데이터를 대부분 정확하게 뽑아주는 'SQL 쿼리봇'이 탄생했습니다. 봇의 답변을 100% 신뢰할 수 있을 때까지, 초반 며칠간은 기존의 검증된 쿼리 결과와 봇의 결과물을 하나하나 비교하며 끈질기게 팩트 체크를 했습니다.
이제 저는 더 이상 개발자를 기다리지 않습니다. 필요할 때마다 쿼리봇을 통해 직접 데이터를 확인하고 인사이트를 얻습니다. 개발팀의 리소스를 쓰지 않고, 저 혼자서 데이터에 접근할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입니다. 며칠씩 걸리던 데이터 확인 작업은 이제 몇 분 만에 끝납니다. 답답했던 병목은 완전히 사라졌고, 저는 데이터 앞에서 훨씬 더 자유로워졌습니다.
이 경험을 통해 저는 다시 한번 확신하게 되었습니다. AI 시대의 '핵심 인재'는 코드를 짜는 사람이 아니라, 문제를 정의하고 AI라는 도구를 활용해 그 문제를 해결하는 사람이라는 것을요.
*Appsmith: 개발자가 아니더라도, 파워포인트처럼 UI 컴포넌트를 끌어다 놓고(Drag-and-drop), 데이터베이스나 API를 연결해서 원하는 내부 관리 툴을 빠르게 만들 수 있도록 도와주는 오픈소스 로우코드 플랫폼입니다.
[📌실전팁] 여러분도 '나만의 SQL 비서'를 만드실 수 있습니다
제 이야기를 읽고 '나도 한번 만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드셨을 분들을 위해, 어떤 팀에서든 활용할 수 있는 'SQL 비서 GPT 만들기 템플릿'을 공유합니다. 여기서부터 한 번 따라해보세요!
✅ STEP 0: 시작 전 준비물
- - 테이블/컬럼 정의서
- - 쿼리 예시 모음
위 문서가 모두 있다면 좋겠지만, 없다면 2번 만으로도 학습하도록 할 수는 있습니다. 다만 좀 시간이 걸릴뿐 입니다.
✅ STEP 1: GPT 생성 및 기본 정보 입력
- https://chatgpt.com/gpts - 우측 상단 '만들기' 클릭
- 아래 가이드에 맞춰 상세 정보 입력
✅ STEP 2: GPT의 '두뇌' 설계하기 (Instructions 설정)
아래 템플릿의 [ ] 안 내용을 상황에 맞게 수정해서 Instructions 영역에 붙여넣으세요.
# What this GPT should know: 이 GPT는 [우리 팀 이름, 예: 마케팅팀]을 위한 데이터 분석 도우미입니다. 우리 회사의 주요 테이블, 컬럼, 데이터 구조를 이해하고 있어야 합니다. 주로 처리해야 할 업무는 다음과 같습니다.
- [주요 비즈니스 분석 1, 예: 캠페인별 유입 유저 분석]
- [주요 비즈니스 분석 2, 예: 유저 그룹별 구매 전환율 분석]
# How this GPT should respond:
- 항상 [사용하는 DB 종류 및 버전, 예: PostgreSQL 13.x] 기준의 SQL 쿼리를 제공해야 합니다.
- SQL 쿼리뿐만 아니라, 쿼리의 목적과 핵심 로직을 함께 설명해야 합니다.
- 사용자의 요청이 모호하더라도, 의도를 파악해서 가장 적절한 질문 예시를 먼저 제안하며 대화를 이끌어주세요.
- 친절하고 명확하지만, 군더더기 없는 톤으로 응답해야 합니다.
✅ STEP 3: '족보' 학습시키기 (파일 업로드)
- **"Upload files"**를 클릭하여, 준비해둔 table_reference.txt와 query_examples.txt 파일을 업로드합니다.
✅ STEP 4: '추천 질문' 메뉴판 만들기 (Example Prompts 추가)
- [핵심 기능 A]를 사용하는 [고객 유형] 리스트 보여줘
- [기간 A] vs [기간 B]의 [핵심 지표] 비교하는 쿼리 줘
✅ STEP 5: 공개 및 공유
- Save & Publish
다음 편지에서는 'B2B SaaS PM의 우선순위를 정하는 법'에 대한 이야기를 나눕니다. 실무에서 바로 써먹는 의사결정 노하우를 가장 먼저 받아보고 싶다면, 잊지 말고 구독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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