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이 소개]
추이윈 : 말레이시아 출신. 아주대학교 국어국문학과 2학년, 엑소, 아이유, 소녀시대를 좋아하 고 아이유 <블루밍>을 즐겨 부른다, 말레이어, 영어, 중국어, 한국어, 프랑스어를 구사한다
수원 아주대학교 캠퍼스에서 만난 유학생 추이윈(국어국문학과 2학년) 씨는 말레이시아에서 왔다. 그녀는 공식어인 말레이어, 영어뿐만 아니라 중국어도 구사한다. 평소 언어에 관심이 많아 경희대학교 어학당에서 1년간 고급한국어를 배웠고, 아주대학교 국어국문학과에 재학 중이면서 불어를 복수 전공하고 있다. 말레이시아에 있을 때 독학으로 공부한 한국어 실력은 뛰어났다. K팝을 좋아하면서 한국어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가사와 드라마 대사를 이해하고 싶어서 책을 사서 한국어 공부를 시작했는데, 유튜브와 한국 드라마로 수준 높은 어휘와 표현을 익혔다고 한다.
한국어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요?
K팝을 좋아하면서 관심을 가지게 되었어요. 엑소, 아이유, 소녀시대 노래를 주로 들었고 아이유 <블루밍>은 지금도 흥얼거리면서 자주 부르는 좋아하는 노래예요. K팝 듣다가 한국 드라마도 접하게 되었고 드라마 대사와 노래 가사를 이해하고 싶어서 한국어를 익혀 보자고 마음을 먹었어요.
독학으로 한국어 공부 시작했는데, 발음 교정은 어떤 식으로 했나요?
한국 드라마를 좋아해서 대사를 따라 하면서 발음을 교정했어요. <옥탑방 왕세자>, <궁>, <대장금> 등 시대극을 주로 봤는데, 처음에는 한국은 말투가 다 이런가라는 생각이 들어 신기했어요. 한국어 자막과 중국어 자막이 같이 나와서 비교하면서 공부하기 편했어요. K팝을 좋아하는 친구들과 같이 한국어를 배우자고 의기투합했는데, 다들 포기하고 저만 계속 공부하고 있어요. 단어와 문장이 조금씩 들리는 게 신기하고 재미있어서 공부하다 보니 이제는 사전 없이 드라마, 유튜브도 볼 수 있을 정도예요.
수원으로 유학을 정한 이유가 있나요?
중학교 다닐 때 수원 경희대학교 언어교육원에서 홍보를 왔어요. 그때 경희대학교를 알게 되었고, 어학연수 가기로 마음을 먹고 어학당을 검색했을 때 명단에서 경희대학교를 보고 반가웠어요. 그리고 수원은 서울보다 바빠 보이지 않아서 좋고 서울에서 거주하면 생활비도 부담이 되니 바로 경희대학교로 가기로 결심했어요. 그래서 수원으로 오게 되었고 어학연수를 마치고 수원에 있는 아주대학교로 진학했어요.
유학 생활 중 문화 차이를 느낀 적이 있나요?
대학교에서 만난 친구들과 한국어로 말하는데 의사소통이 돼서 정말 기뻤어요. 하지만 존댓말을 잘 몰라서 한국 학생과 친해지기 어려워요. 유학 생활에서 크게 느낀 문화 차이는 높임말이에요. 말레이시아에는 높임말이 없어요. 그래서 한국에 한국어로 대화하다 보면 상대방에게 실례를 범하는 경우가 종종 생겨요. 친해지기 전부터 높임말 때문에 거리가 느껴지고 실수하는 것 같아요.
한국 친구와 가까이 지내고 싶은데, 아는 사이는 많으나 친한 사이가 없는 상황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이번 학기에는 팀별 과제를 하면서 한국 친구들이 많이 도와줘서 친해지기 시작했어요. 학기 말에는 밥 먹자고 먼저 권할 예정이에요. 용기를 내고 손을 내밀어야 좋은 인연이 맺어지는 거겠죠.
한국어로 듣는 전공 수업이 어렵지 않나요?
문학 수업이 어려워요. 춘향전, 홍길동전 같은 책을 읽어야 해서 저에게는 도전이에요. 그렇지만 교수님이 친절하시고 연구실에서 따로 가르쳐 주셔서 따라가기 괜찮아요. 팀별 과제를 할 때는 한국 친구들이 도움을 많이 주고요. 유학생만을 위한 별도 수업도 있어서 교수님이 더 쉽게 강의를 해주셔서 즐겁게 공부하고 있어요.
한국어의 매력은 뭐라고 생각하나요?
한국어로 쓰인 시를 읽을 때 은은하고 아름다운 느낌이 들어요. 수업에서 읽어야 하는 시만 주로 접했지만, 소리를 내서 낭독할 때 입에 착착 감기는 특별하고 혀끝에서 감도는 아름다움이 있어요.
일과는 어떻게 되나요?
학교 근처에서 자취하는데, 요리를 못해서 아침은 주로 배달 음식과 라면을 먹어요. 학교에 와서는 학생 식당을 이용해요. 수업 후에는 도서관보다 강의실이 있는 건물 로비에서 공부하기를 즐겨요. 도서관은 너무 조용해서 조금만 소리를 내도 다른 사람에게 방해가 되는 것 같아요. 조금만 꼼지락거려도 방해가 될까 봐 신경이 쓰이고요. 그래서 적당한 소음이 있는 로비가 집중이 더 잘 되어요. 가장 편한 데는 집이고요. 집에서는 음악을 들으면서 공부하거나 책을 읽어요.
요즘은 학교 근처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하고 있어요. 판매, 매장 재고 파악 및 물건 진열, 정리 도중 틈틈이 시간 나면 책을 읽거나 공부할 수 있어서 만족하는 꿀알바예요. 가끔 외국인이라고 반말하거나 술에 취해서 이상한 말을 하는 사람이 있어서 야간 근무를 낮 근무로 바꾸었어요. 그래도 친절한 수원 사람이 대부분이라서 참 좋아요. 서툴게 계산해서 시간이 걸려도 불평 한마디 안 하고 기다려 주시는 손님들에게 고마움을 느껴요. 친절하게 말씀을 해주셔서 따뜻한 도시라고 생각해요.
졸업 후 어떤 계획이 있나요?
아프리카 케냐에 가서 국제기구에서 일하고 싶어요. 케냐에서 자원봉사를 하는 친구에게 들었는데, 가장 큰 문제가 언어래요. 국제기구 활동의 어려움은 후원금 문제가 아니라 의사소통 부재예요. 언어적 문제로 의사소통이 힘들어서 운영하기에 애로가 있다고 들었어요. 거기에 가서 통역하면 언어 문제가 어느 정도 해소되어 봉사하는 사람이 더 많아지리라고 생각해요. 저는 언어 능력으로 원활한 운영을 지원하는 일을 하고 그 역할에 최선을 다할 꿈을 꾸고 있어요. 통역사가 될 계획이에요.
자원봉사 활동을 한 적이 있나요?
10살 때부터 부모님과 함께 봉사활동을 해 왔어요. 말레이시아에 있을 때 명절에 보육원과 요양원에 음식을 만들어서 방문했어요. 가서 말벗도 되어주고 게임도 같이하면서 놀았어요. 어머니는 주말에 시간이 있을 때마다 보육원에 가서 배드민턴 같은 운동도 가르치고 같이 치고 이야기와 책도 읽어주는 봉사활동을 꾸준히 해 오셨어요. 그럴 때마다 저도 같이 방문했는데 봉사활동에 의미를 두기보다 친구와 논다는 기분으로 방문했어요. 앞으로 진로도 언어로 사람과 사람을 잇고 도움을 주고받는 의미 있는 일을 하고 싶다는 것에는 부모님의 영향이 커요.
[인터뷰어 : 곽기주]
길을 질러가고 싶지 않다. 많이 돌아가야 많은 것을 보고 만나고 느끼는 경험이 쌓인다. 돌아가면 구질구질하고 힘든 일도 생긴다. 고된 삶을 살아보지 않으면 아름다움이 무엇인지 평생 모르게 된다. 인생 전반기에는 한국어 교사로 외국인에게 한국어를 가르치는 일을 하면서 ‘영혼의 키’를 키웠다.
인생 후반기에는 편견을 깨면서 어린이다운 어린이성을 존중하는 글과 그림이 담긴 그림책을 만드는 일, 7살 아이에게 세상에 하나뿐인 그림책을 선물하는 그림책 작가가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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