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이 소개] 박혜준님(삼성전자 영업팀 교육담당, 감정코칭 강사 및 상담사)
20년차 대기업 직장인 그리고 감정코칭 강사로 활동하시고 있다고 들었어요.
현재 하이마트 매장의 영업관리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판매의 정점에서 일하고 있는 점장과 직원들의 관리와 교육을 담당하다 보니 감정 코칭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었어요. 감정코칭을 공부하다 보니 상담 분야까지 흥미가 확장되어 상담 심리 대학원에 진학하게 되었어요. 현재는 감정 코칭 분야에서도 활동하고 있습니다.
직장 생활을 하시다가 어떤 계기로 감정코칭 및 상담 분야를 공부하시게 되었나요?
10년 전 존 가트맨 박사의 감정 코칭에 대해 알게 되었고 더 연구하고 싶었어요. 마침 국내 감정코치의 대가이신 최성애 박사님이 만드신 HD행복연구소에서 수업을 듣게 되었죠. 아내의 선배가 모유 수유 전문가인데 이 수업을 먼저 듣고 너무 좋다고 추천을 받았어요. 근데 수업료가 너무 비싸서(회당 10만원/10회) 처음에는 미쳤다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나중에 보니 제가 총 3천만 원의 수업료를 지불하고 말았네요
한때 아내와의 관계가 좋지 않은 상황이 있었는데, 최성애 박사님이 쓰신 <행복 수업>을 읽고 마음의 변화가 있었어요. 그래서 아내와 함께 같이 주말에 수업을 듣기로 했지요. 아내는 아이들 돌봄 문제로 과정을 끝까지 마치지는 못했어요. 저만 계속해서 수업을 듣게 되었는데, 과정 수료를 한 후에는 강사 과정까지 끝냈습니다.
처음에는 그동안 억압된 감정과 취약함을 직면하고 마음의 모드를 전환하는 것이 너무 힘들었어요. 하지만 그 과정을 통해 내 안의 강점을 발견하고 감정코칭에 점점 더 빠져들게 되었지요. 감정코칭이 심리 상담의 일부였다는 것을 알고 나서는 더 공부하고 훈련해서 내담자들을 만나고 싶은 마음에 상담심리대학원까지 진학하게 되었습니다.
감정코칭과 심리상담 공부를 통해 많은 변화가 있으셨는데 가장 크게 얻으신 것은 무엇인가요?
‘모든 사람들에게는 다 그 나름의 이유가 있다’라는 인식이 생겼어요. 시선의 변화가 생긴 거죠. 나를 힘들게 하는 상대방은 바뀌지 않아요. 다만 상대방을 바라보는 나의 시선이 바뀔 뿐이죠.
개인적으로는 가족과의 관계가 많이 좋아졌어요. 부부관계에서 일어나는 갈등의 69%는 해결이 안 된다고 해요. 그래서 갈등을 잘 관리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아이들과의 관계에서도 일상에서 느끼는 감정을 잘 다루어 주면 갈등과 문제가 자연스럽게 잘 넘어간다는 것을 알았어요. 평소 아이들과 감정 대화를 자주 나누는데요. 각자의 감정을 맛이나 날씨로 표현하거나 에너지 레벨로 표시해는 활동을 합니다. 이렇게 아이들과 나누는 감정 대화를 일기 형식으로 기록해서 출간하고 싶은 계획도 있어요.
이 모든 것은 자신이 정서적 심리적으로 편안해야 가능한 일입니다. 그래서 자신이 가진 '에너지 배터리 용량'을 키워야 합니다. 먼저 내 감정을 잘 알아채고, 나의 에너지 수준을 유지할 수 있어야 가능해요.
감정코칭을 몰랐을 때는 집에서 빈둥빈둥하면 죄책감이 올라왔어요. 하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아요. 내가 할 수 있는 만큼만 하고 충분한 회복의 시간을 갖습니다. 그러면 장전된 긍정성이 올라옵니다. 지치지 않은 것이 핵심이에요. 내 에너지 레벨을 올리는 방법이 무엇인지 알고 유지하는 것이 중요해요. 모든 것은 나로부터 시작하거든요.
직장 생활 20년 동안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고 한계를 느낄 때도 있으셨을 것 같아요. 감정코칭이 사회 생활에 어떤 도움이 되셨나요?
제가 일하고 있는 영업 관리 분야는 더 이상 제 안의 장점을 발전시키기는 힘들어요. 현재는 뒤늦게 찾은 나만의 장점과 흥미에 집중하고 살고 있습니다. 매사에 재미와 의미 부여를 하려고 하고 스트레스를 스스로 잘 관리하는 것 같아요. 에너지를 쓰는 활동과 충전하는 활동이 무엇인지 잘 알고 활용합니다. 회사 일은 에너지를 쓰는 활동이죠. 에너지를 충전하는 활동은 나만의 강점을 알아차리는 순간입니다.
감정 코칭은 저 자신의 장점을 잘 찾아주는 계기가 되었어요. 지금 이 순간(인터뷰 시간)도 에너지를 충전하는 시간입니다. 에너지를 채우는 시간과 쓰는 시간의 균형을 잘 맞추면 번아웃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것을 알았어요. 그리고 제 주변의 지지자들과 나누는 좋은 시간도 에너지를 충만하게 합니다. 진짜 부자는 주변에 지지자가 많은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물론 처음부터 이렇게 되지는 않았지요. 10년간의 수련으로 연마된 것입니다. 이렇게 공부한 것을 회사의 업무에 발휘하는 기쁨도 큽니다. 회사 일은 제가 진짜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는 수단이라고 생각해서 즐겁게 다니고 있습니다.
회사원이자 감정코칭 강사로 활동하시면서 네 아이의 아빠로 사시는데 가족들과 보내는 시간이 너무 적지 않나요?
가족과의 시간은 양보다는 질이라고 생각해요. 감정코칭을 알고 가장 크게 변화한 것이 바로 ‘가족과 주말을 보내는 방법’입니다. 예전에는 주말은 ‘시간 때우기’였거든요. 하지만 지금은 주말을 보내는 마음가짐과 지향점이 뚜렷해요. 집에 있는 시간만큼은 아이들에게 완전하게 집중해요. 내게 10분이 있다면 단 10분 만이라도 가족에게 집중하면 됩니다. 그러면 이것이 선순환 구조가 되는 것 같아요.
자녀 양육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부분은 무엇인가요?
아이들이 고3, 고1, 초6, 초4인데요. 아이들만의 유니크한 장점을 찾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각자가 가진 장점에 주목하기 위해 집에 ‘나의 장점 나무’를 만들어 일상에서 장점 찾기를 하고 있어요. 그리고 내적 동기를 가장 중요하게 여겨서 항상 질문을 통해 아이들이 스스로 찾아보게 합니다. "어떻게 했으면 좋겠는지?", "무엇 때문에 공부를 하는지?", "가 앞으로 행복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물론 원하는 대답이 나오지는 않죠. 하지만 항상 물어보고 조율합니다.
리드하지 않고 선택권을 주고 실패를 용인해 주려고 하는데요. 집안에서 이렇게 의사결정 훈련을 해야 밖에 나가서 도전을 할 수 있거든요. 그리고 당연한 말이지만 아이와의 약속은 꼭 잊지 말고 지켜줘야 합니다.
큰 아이가 고3이 되었네요. 입시를 앞두고 부모로서 자녀에게 해줄 수 있는 것, 입시라는 거대한 산 앞에 부모가 중심이 흔들리지 않은 방법이 있을까요?
입시가 모든 것을 결정한다는 생각에서 벗어나려고 합니다. 아이 자체를 인정 해주고 저와 동일시하지 않습니다. 시험 결과에 대해서도 저보다 아이가 더 힘들다는 것을 알아차립니다. 그리고 아이의 컨디션에 대해 챙기고 도움을 주려고 합니다. 생활 속에서 할 수 있는 운동(스쿼트, 스트레칭)과 비타민을 섭취하도록 해줍니다. 잠에 중요성에 대해서도 알려주고 편안한 마음으로 잘 수 있도록 합니다. 아이가 정서적으로 충만할 수 있도록 긍정적인 경험을 해주는 것이 중요한 것 같아요. 맛있는 음식을 사주기도 하고, 좋아하는 간식도 준비합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아이에게 선택권을 주는 것이지요. 부모로서 아이의 선택을 믿어주고 조율하는 역할을 합니다.
혹시 살면서 영향을 많이 받은 사람이 있나요?
지금 이 순간 나와 함께 있는 사람입니다. 지금 여기 같이 있는 사람이 가장 큰 영향을 주는 사람입니다. 가장 행복한 것은 현재에 집중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모든 사람이 자신이 가진 에너지를 지금 여기에 집중할 때 만족감을 느낄 수 있고 선순환이 일어납니다.
앞으로의 이루고 싶으신 꿈과 비전이 있으신가요?
세상에 기여하는 삶을 위해 계속 공부합니다. 이타적인 삶이 결국 행복해지는 길임을 알았으니까요.
현재는 올인원코치를 수련 중입니다. 상담과 코칭, 심리검사가 가능합니다. 2년 뒤에는 박사과정에도 진학해서 더 공부하고 싶습니다. 10년 뒤에는 상담 슈퍼바이저가 되고 20년 뒤에는 힐링센터를 운영하면서 치유가 필요한 사람들을 돕고 싶어요. 이 모든 경험과 지식을 바탕으로 책도 출간하고 싶어요.
[인터뷰 후기]
어떤 이의 퇴사 이후의 삶이 이렇게 궁금하고 기대되는 적이 있었던가. 처음에는 끝도 없는 무한 긍정성이 그저 신기했다. 인터뷰가 진행되면서 그것은 오랜 기간 수련하여 장전된 긍정성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가장 크게 마음에 여운이 남았던 것은 ‘지금 이 순간에 집중한다’는 의미이다.
‘지금 이 순간에 집중한다.’는 말은 몸만이 아니라 정신과 마음까지 전부 한곳에 있는다는 의미이다. "지금 이 순간 나와 함께 있는 사람이 가장 중요하다."라는 말속에 '백 퍼센트 머무는 삶의 자세' 읽을 수 있었다.
소설가 다니엘 페나트의 <학교의 슬픔>의 한 구절이 떠오른다. 이 소설은 어린 시절 경험한 열등생의 고통과 오랜 교사생활에 대한 회상이 담긴 작가의 자전적 에세이다. 학창 시절 열등생이었던 자신의 경험담과 본인에게 좋은 영향을 준 선생님에 소개하고 있다. 그 선생님들은 무엇이 달랐는지 작가는 이 한 문장으로 설명한다. "그들은 수업할 때 거기에 있었다"
'순간에 온 마음으로 머무는 사람'은 자신에게도 타인에게도 희망을 준다.
[인터뷰어 : 유희재]
아동·청소년대상으로 진로 콘텐츠 개발과 강의를 한다. 교육 출판 기업에서 교육과 연구 개발을 담당했고, 초·중·고 및 공공 도서관에서 진로교육과 독서토론, 글쓰기, 문해력 수업을 하고 있다. 읽고 쓰는 삶을 통해 지속 가능한 행복을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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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제같은삶
현재에 집중하는 것~ 살면서 어떤식으로든 정보를 얻기엔 쉬운 세상에 살고있고 살아내고 있는 우리들에게 현재에 집중한다는 것은 - 내가 원하는것이 무엇인지 알고 - 내가 이루고자 하는 것을 고민하고 또 질문하고 답을 찾아가는 과정을 통해 현재를 바라보는 관점이 생긴다는걸 이번 인터뷰를 정독하면서 배웠습니다~ 저도 해보겠습니다~~라는 작은 외침과 함께 귀하고 소중한 인터뷰 감사합니다
당신을 인터뷰해 드립니다 (141)
작은 외침을 마음으로 들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순간에 집중하고 현재를 바라보는 하루 하루를 만들어 가시리라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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