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 이야기

성장의 계기 (1)

2024.03.24 | 조회 5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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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레

마음이 쓰이는 날 종종 글을 씁니다.

 잘 지내고 계신가요?

 좋아하는 일에 의무가 생기면 괴로워진다더니 그 말이 딱 맞다는 걸 몸소 느끼고 있는 요즘입니다. 최근 글을 배워보고 있는데, 역시 글은 정형화된 게 있긴 하나 취향을 타는 부분이라 가르침의 방향이 저와 맞지 않으면 배움이 그닥 즐겁지 않은 것 같아요. 아무튼, 잘 지내고 계신가요?

 

 저는 글을 쓸 때면 늘 잘 지내냐는 인사로 시작하는 습관이 들었어요. 아마 블로그를 시작하면서부터 그렇게 된 것 같습니다. 특별한 계기는 없고, 나의 하루는 언제나 이런 형태일테니 당신의 하루는 괜찮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거든요. 이런 사람이 된 이유를 이제부터 풀기 전에, 결론적으로 어떤 형태의 제가 되었는지 언급해 보려고 해요.

 언젠가 어떤 성격이냐는 질문을 받은 적이 있으신가요? MBTI가 유행하기 전, 종종 친해지기 전 단계에서 이러한 질문들을 받은 적이 있는데 주로 저는 내향형의 사람이라고만 소개했었어요. 비슷한 류의 답을 하다보니 어느샌가 저도 궁금해지더라고요. 수많은 고민을 해 본 결과 저는 타인에게 맞추는 사람인 것 같아요. MBTI로 비유하자면 저를 ESFP로 보는 사람도 있고, INTJ로 보는 사람도 있을만큼이요. 가끔은 T 100으로 보는 사람도 있는데 어떻게 F로 보는 사람도 있을까 싶을정도로요.

 

 서론이 많이 길었죠? 그래서 오늘 쓸 이야기는 어떻게 이렇게 다양한 성격을 가진 내가 되었는지에 관한 이야기 중 일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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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마 12살 무렵일 거다. 내 삶의 첫 터닝포인트. 내가 살던 곳은 시골이라 반이 바뀐다는 것이 큰 의미는 없었다. 그 말은 즉, 전학오는 건 매우, 정말, 꽤나 많은 이슈가 되기 충분하다는 것이다. 어떤 이유에서 전학을 온 것인지는 알 수 없으나 (나름) 시골 시내에서 전학 왔다는 친구와 원래 아는 사이었던 나는, 무려 인생 12년 차에 제대로 된 친구를 사귀는 경험을 하게 된다. 그 아이와 둘이 아닌, 이전부터 아는 사이었던 아이와 함께 셋이서 친구가 되었다.

 사실 친구라고 하기 보다는 나를 끼워 다녀 주는 정도였을지도 모른다. 어릴 적 나는 흔한 공부 잘하고 꾸미지 않는 작은 여자아이였으니. 어떤 이들은 겪어 보았을지도 모르겠다. 몇 명의 무리로 다니게 되면 돌아가면서 왕따 같은 걸 당하게 되는데 나의 경우에는 오직 나만 주기적으로 왕따를 당하던 때가 있었다. 그러다가 다시 친해지고, 다시 멀어지고. 그때의 나는 그런 것들이 무척 억울했지만 지금에서 나를 돌이켜보면 그들이 미워하는 나의 모습을 이해해주다가도 불쑥 미워지고, 또 어느 날은 이유없이 화를 풀고 싶어 그랬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며 이해하고 있다.

 그 친구들은 어린 내 눈에는 활기차보였고, 무언가를 제안하는데 스스럼 없었고, 사랑받는 것들이 익숙해 보였다. 소심하고 반장은 해본 적 없지만 늘 조장을 하던, 그러나 모든 일을 혼자 하는 것이 익숙했던. 그리고 사랑받는 것들이나 주목 받는 것들이 익숙하지 않았던 나에게 동경의 대상이 되기에는 충분했다. 그러니 내 뺨을 때리고 횡단보도를 건너는 나를 보며 걷는데 살이 흔들리는 것 좀 보라며 서로를 마주보며 깔깔거리던 그 아이들과 지금도 연락하며 지낼 수 있는 것 아닐까. (사실 이 일이 트라우마로 남았다거나 지속적인 따돌림과 괴롭힘이 있었더라면 증오의 대상으로 남았을지 모르나 어느순간 서로 성숙해지고 닮아가며 꽤 괜찮은 사람이 되어간다는 걸 느꼈기 때문에 그런 일들은 사사로운 일로 넘길 수 있게 되었다. 그래서 이렇게 나쁜 말 없이 언급할 수 있는 것일 수도...)

 

 그래서 그 친구들은 내게 어떤 영향들을 주게 되었냐? 하면 다음 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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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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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염왕

    0
    about 2 months 전

    증오의대상으로 남지않고 서로 성숙해지고 괜찮은사람이 되어간다는 내용이 보기좋았어요ㅎㅎ 어떤 영향을 받으셨을지 궁금합니당

    ㄴ 답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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