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덟 번째 한 권, 첫 번째 편지, 한 권 소개.

2023.03.13 | 조회 2.76K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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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모든 서재

정지우 작가가 매달 '한 권'의 책을 추천합니다.

구독자님,

여덟 번째 한 권, 첫 번째 편지 전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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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덟 번째로 고른 책은,

토마스 레온치니의 <액체 세대의 삶>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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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어느덧 봄이 찾아왔고, 제가 추천하는 책도 어느덧 여덟 번째에 이르게 되었네요.

책 추천 뉴스레터를 시작한 이유는 말 그대로 아무런 사심 없이 순수한 마음으로 책을 추천해보고 싶다는 단순한 이유에서였습니다.

세상 모든 게 PPL이니, 뒷광고니, 인맥 관리니, 하는 것으로 이루어지는 와중에, 내가 정말 좋아하는 책 한 권 정도는 그 모든 것과 무관한 마음으로 추천해보자, 하는 열망이 있었던 것이죠.

그렇게 지금까지 추천한 책들을 보니, 아직은 후회가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저에게 의미 있었듯, 누군가에게는 틀림없이 의미가 있는 그런 책들이 아닐까, 여전히 믿고 있습니다.

계속하여 그런 '후회 없는 추천'을 하고 싶기에, 매번 추천 도서를 고를 때 많이 망설이기도 합니다. 한 달에 딱 한 권이라서, 더 쉽지 않은 것 같기도 하네요. 차라리 10권 쯤이라면 훨씬 쉽게 골랐을 것 같습니다.

이번에도 추천하고 싶은 책 10권 정도 쯤에서 한 권을 간신히, 골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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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마스 레온치니라는 작가, 그리고 그가 쓴 이 책 <액체 세대의 삶>을 안지는 불과 일주일 정도 밖에 안되었습니다.

우연히 페이스북에 뜬 광고를 보았고, 무심코 클릭 했다가 책 소개를 보고, 역시 무심코 주문을 해버렸습니다. (덧붙어 같은 출판사의 <바다의 철학>도 갑자기 너무 끌려서 같이 주문을 했습니다.)

사실, 저는 끼니 떼울 것이나 아이 장난감 정도를 제외하면 소비생활이랄 것을 거의 하지 않는 편인데, 그나마 거의 유일하게 하는 게 책 정도입니다.

책은 한 달에 열권 내외 정도는 꼬박 사는 것 같습니다. 아내가 쓸 데 없는 걸 산다고 하지 않는, 약간 면책특권이 주어진 영역이 책 사기이기도 합니다.

책을 받아보고서는, 이례적으로 받자마자 책을 뜯어서 읽기 시작했습니다(보통은 사놓고 전시해둔 다음 읽기를 약간 미룹니다. 다른 책을 읽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또 이례적으로, 며칠 만에 완독을 해버렸습니다.

저는 보통 책을 사더라도 여러 권을 그때 그때 마음 가는대로 읽는 편이라, 한 권 읽는 데 몇 달씩 걸리기도 합니다. 그러나 이 책은 그야말로 마법같이 빨려 들어 며칠 만에 다 읽어버린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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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액체 근대'라든지, '액체 시대'라든지처럼 '액체' 혹은 '유동하는' 같은 개념을 쓰는 것으로 가장 널리 알려진 학자는 지그문트 바우만입니다.

개인적으로 바우만을 참 좋아해서, 그의 책을 거의 다 읽기도 했습니다. 그랬기에 그가 작고하였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는, 진심으로 아쉬웠습니다. 그의 책을 더 볼 수 없다는 생각에 말이죠.

그런데 아니나 다를까, 토마스 레온치니는 지그문트 바우만과의 대담집을 낸 적이 있었습니다. 이 책에서도 바우만이 수시로 언급됩니다.

그는 바우만처럼 우리 시대를 '액체 시대'로 정의하고, 나아가 요즘 세대를 '액체 세대'라 정의하면서, 이 시대에 대한 매우 매력적인 통찰력을 보여줍니다. 개인적으로는 정말 '섹시한 통찰력'이다, '섹시한 책'이다, 라고 생각하기도 했습니다.

특히, 인터넷과 SNS가 전 세계 청년들을 어떻게 바꾸어 놓았는지, 나아가 우리 시대 '사랑'을 어떻게 뒤집어 놓았는지가 펼쳐지는데, 개인적으로 저랑 너무도 잘 맞는 작가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왜냐하면 저도 비슷한 이야기를 <인스타그램에는 절망이 없다>에서 한 적이 있기도 하고, 현대 사회의 사랑에 대해서는 최근 책인 <사랑이 묻고 인문학이 답하다>에서 이야기하기도 했기 때문입니다.

심지어 제가 최근 책에서 밀도 있게 다룬 롤랑 바르트에리히 프롬 이야기도 등장해서 '이 사람 혹시 나랑 도플갱어?'하는 생각도 잠깐 했습니다(제가 책을 조금 늦게 냈다면, 표절 소리를 들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물론, 제가 써온 이야기들과 모두 같지는 않습니다(그런 건 불가능하겠죠). 그보다 어찌 보면 '같은 현상'에 대한 다른 시각, 흥미로운 통찰들을 많이 얻어서, 앞으로 이 작가의 책은 나오는 대로 다 읽어 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언젠가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어보고 싶다는 생각도 들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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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기본적으로 끊임없이 소비를 요구하는 사회에서, 청년들이 어떻게 휘발되고 있는지, 공동체는 어떻게 와해되고, 우리의 사랑조차 어떻게 '임시적인 것'으로 바뀌고 있는지를 현란하게 풀어냅니다.

그 모습이 꼭 우리의 삶과 같아서 참으로 많은 공감이 됩니다.

매일 새로이 소비할 것, 새로운 이미지, 새로운 콘텐츠를 쫓아 살아가느라, 그 정신없는 질주가 일으키는 바람에 나머지 것들은 모두 휩쓸려 날아가버리는 듯한 현대 사회를 참으로 섹시하게 묘사한 책인 것이죠.

개인적으로 이런 사회에서 어떻게 자기만의 중심을 지키며 삶을 살아갈 수 있을지, 읽는 내내 많은 고민을 했던 것 같습니다. 그렇게 보면, 제가 처음 추천한 책인 <전념>과도 맞닿는 면이 많은 책입니다.

삶의 태도만 말하는 책은 시대와 동떨어져 현실성이 없고, 시대와 사회 이야기만 하는 책은 어떻게 살아야할지에 대한 답을 주지 않죠.

그래서 저는 우리 시대를 통찰하면서 우리 삶을 돌아보게 만드는 이런 책들이 정말이지 귀중하다고 생각합니다. 2023년 3월은, 이 책을 만나서 다행이었던 달로 기억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액체 세대의 삶> 책 정보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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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출간한 <사랑이 묻고 인문학이 답하다>에 대한 북토크가 몇 건 있습니다.

얼마 전, 북티크에서도 한 번 했는데, 뉴스레터를 잘 보고 있다고 말해준 분들이 계셔서 무척 기쁘고 감사했습니다.

아래 링크에 들어가시면, 앞으로 잡혀 있는 북토크를 신청하실 수 있습니다. 관심 있는 분들은 오셔서 뵐 수 있는 기회가 된다면 좋겠네요.

https://linktr.ee/jiwoowri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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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모든 서재 : 정지우의 한 권'에 다음과 같이 참여해 주세요.

 

1. #세상의모든서재 #정지우의한권 등 해시태그를 달아서 SNS 등에 공유하며 '매달 한 권' 책 읽기에 참여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2. 블로그, SNS 등에 게재한 '한 권'의 책에 대한 리뷰 링크를 jiwoo9217@gmail.com 으로 보내주시면, 좋은 리뷰를 선정하여 구독자들과 함께 공유하고자 합니다.

3. '한 권' 편지에 대한 답장을 마찬가지로 위 메일로 보내주세요. 공유하길 원한다고 적어주실 경우, 일부를 선정하여 '답장'을 뉴스레터로 발송합니다. 

4. 페이스북(@writerjiwoo)이나 인스타그램(@jungjiwoowriter)의 경우 저의 계정을 태그해주시면, 함께 감상을 나누는 일이 보다 수월해지리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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