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독자님,
열여섯 번째 한 권, 소개 편지를 전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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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여섯 번째로 고른 책은,
릴케의 <젊은 시인에게 보내는 편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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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제가 쓴 <고전에 기대는 시간>을 읽으신 분이거나, 과거에 제가 했던 팟캐스트 등을 들은 적 있으신 분은 이 책을 익히 알고 계실 겁니다.
제가 상당히 좋아하는 책이어서 꽤 여러번 읽은 적도 있고 또 소개한 적도 있는 책이기 때문입니다.
이 책을 처음 읽었던 건 이십대 초반 무렵이 아니었나 싶은데, 그 뒤로 이십대 후반쯤이 되어 문득 생각이 나서 다시 읽고, 너무나 좋았던 기억이 있습니다.
처음 읽었을 때만 하더라도 어렴풋한 분위기 정도만 느꼈던 것 같은데, 나중에 다시 읽으니 처음보다 훨씬 와 닿았던 그런 책입니다.
책이란, 그렇게 어느 시절에 만나느냐에 따라 더욱 와 닿기도 하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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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서 릴케는 사랑, 창작, 글쓰기, 문학, 그리고 고독, 인생 등에 대해 참으로 다양한 이야기를 전합니다.
개인적으로 그런 각각의 이야기들이 모두 좋은 면이 있었지만, 특히 인생에 대해 릴케가 가지는 태도가 좋았습니다.
릴케는 이 책에서 집요할 정도로 '어려운 쪽'으로 가야한다고 말하기 때문입니다.
청년 시절, 삶의 선택에 고민할 때, 릴케의 그런 조언이 큰 도움이 되었고, 여전히도 제게 무척 중요한 조언으로 남아있다는 걸 느끼곤 합니다.
더 어려운 쪽으로, 더 진지하고 깊은 쪽으로 가는 것만이 삶의 정수를 마시면서 성장해가는 길이라는 걸 참으로 많이 느꼈던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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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밖에도 릴케는 시를 창작하는 태도에 관하여, 또 사랑을 대하는 태도에 관하여 참으로 진지한 일관성을 보여줍니다.
그런 진지한 태도를 참으로 닮고 싶었던 기억이 납니다.
추워지는 겨울, 고독을 조금은 사랑할 필요가 있는 이런 시절에, 한 번쯤 릴케의 서간집인 <젊은 시인에게 보내는 편지>를 들어보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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