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을 하면서 알게 됐어요. 지는 것이 꼭 패배는 아니라는 걸요. 오히려 한 발 물러선 그 순간, 관계가 더 깊어지고 마음은 더 단단해졌어요. 사랑에서 져준다는 건 상대에게 지는 게 아니라, 함께 있는 방식을 새롭게 배우는 일이었어요. 애써 지는 선택을 했을 때 역설적으로 관계가 더 깊어지는 순간들을 우리는 종종 경험하잖아요. 그래서 오늘은 ‘지는 게 이기는 것일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함께 생각해보고 싶어요.
한 걸음 물러섰을 뿐인데, 마음이 가까워졌어요
우리가 지는 것이라고 표현하는 순간이 있어요. 상대와 의견이 다를 때, 굳이 내 주장을 끝까지 관철하지 않는 선택을 하는 거예요. 밖에서 보면 “왜 지려고 해?”라고 의아해할 수 있죠. 하지만 마음 한편에서는 알게 돼요. “이 순간에는 맞서서 이기기보다, 서로에게 조금 더 여유를 주는 게 더 큰 힘을 가져올 수 있다”는 사실을요. 사실 진다고 해서 완전히 무너진다는 의미는 아니에요. 때로는 관계에서 물러서고 인정해줄 때, 내 안에 생기는 여백이 더 넓은 평화를 만들어주기도 하니까요.
노자의 말, 가장 부드러운 것이 가장 강하다
이런 역설적인 상황을 설명해줄 철학자로는 노자(老子)가 있어요. 노자는 도덕경에서 말했어요. “세상에서 가장 부드럽고 연약한 것이, 가장 단단하고 강한 것을 이긴다.” (上善若水) 물은 항상 아래로 흐르지만, 결국 가장 단단한 암석도 깎아내잖아요. 사랑에서도 비슷한 순간이 있을 거예요. 내가 한 발 물러선 것 같지만, 오히려 그 물러섬 덕분에 관계가 단단해지고 자유로워지는 경험이요. 노자는 질 줄 아는 용기가 진정한 강함이라고 암시해요. 괜히 맞서 싸우고, 옳음을 증명하려 애쓰는 대신, 흘러가는 과정 속에 자신을 맡길 줄 아는 유연함을 보여주는 거죠. 그 부드러움이 곧 강인함이 될 수 있다는 뜻이에요.
진다는 건 무조건 포기하는 게 아니에요
그렇다면 실생활에서 어떻게 ‘지는 것’을 연습해볼 수 있을까요?
내가 맞을지 몰라도, 잠시 멈춰 보기
상대와 의견이 크게 충돌할 때 즉시 반박하기보다, “그렇구나, 그런 생각을 할 수도 있겠다”라고 짧게 반응해보세요. 일단 한 박자 쉬면서 싸움이 아니라 대화가 이어지는 흐름을 만들어보면 어떨까요?
내가 표현하고 싶은 건 타이밍을 맞추어 말해보기
지는 건 내 의견을 포기하는 게 아니에요. 그저, 언제 어떻게 말하느냐의 문제일 때가 많아요. 지금 이 순간이 아닌, 상대의 마음이 열릴 때를 기다리는 용기. 그게 사랑에서 말보다 중요한 태도일지도 몰라요.
물처럼 흐르는 과정을 즐기기
무조건 유약하게 있자는 뜻이 아니에요. 다만, 물처럼 상대의 모양에 일단 스며들며 상대를 이해해보는 시도를 해보는 거죠. 이 과정이 반복될수록, 서로 감정이 상하지 않는 범위에서 자연스러운 공감대가 형성될 수 있어요.
지는 길, 결국 이기는 길
결국 사랑에서 지는 건 참을성의 문제라기보다, 나 자신도 상대방도 지켜주는 더 큰 그림을 믿는 마음이 아닐까요? 이긴다는 게 늘 승부에서 우위를 점하는 것을 의미하지 않듯이, 진다는 것도 결코 실패나 포기가 아니에요. 노자의 말처럼, 낮은 곳으로 흐르는 선택을 할 때 우리는 더 큰 강인함을 얻게 돼요. 언뜻 보면 물러서는 것 같아도, 사실은 관계의 단단한 연결고리를 만드는 행동일 수 있으니까요.
오늘 레터가 한 번쯤은 “지더라도 괜찮아” 하고 생각해볼 수 있는 계기가 되면 좋겠어요. 이상하게도, 사랑의 세계에서는 지는 게 곧 이기는 것이라는 역설이 정말 자주 일어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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