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업무중에 “이건 정말 내가 원하는 방식일까, 아니면 회사가 원하는 방식일까?” 하는 생각이 문득 들었어요. 내향적인 사람들은 특히나 회사라는 조직에 쉽게 스며들고 싶으면서도, 동시에 자신만의 공간이나 느긋한 사고 시간이 꼭 필요하잖아요. 그런데 어느 순간, 회사가 만들어낸 규율을 무심코 지키게 되는 제 모습을 보며, “이게 정말 내 선택인가?” 하고 의문이 생기더라고요. 그래서 이번 레터에서는 직장에서 작동하는 여러 규율을 살펴보고, 그 속에서 나답게 일하는 방법을 함께 고민해보려고 해요. 내향형이라도 얼마든지 회사 안에서 자신의 페이스를 살리면서 일할 수 있다고 믿거든요.
나도 모르게 따라가고 있는 흐름
회사는 사람들의 성향을 일일이 파악하기보다는, 통상적으로 외향적인 모습을 선호하는 경우가 많아요. 그래서 가이드에 적혀 있지 않아도 “적극적이어야 한다”, “밝은 표정을 늘 유지해야 한다” 같은 암묵적 룰이 형성되기도 하죠.
하지만 내향인들은 짧은 대화나 피드백에도 깊은 고민이 필요할 때가 많아요. 잠시 혼자 생각하는 시간이 중요한데도, 이런 조직 문화가 바로바로 답을 내야 일 잘하는 사람이라는 시선을 만들 수도 있잖아요. 그래서 가끔은 이 행동이 진짜 내 의지인지, 아니면 회사가 기대하는 태도에 맞추는 건지 돌아볼 필요가 있어요. 내향형에게는 생각할 시간을 갖는 것 자체가 큰 에너지원이 될 수 있으니, 이 격차를 인식하는 것만으로도 나를 지키는 첫걸음이 된답니다.
푸코의 시선, 규율 권력과 자발적 순응
프랑스 철학자 미셸 푸코(Michel Foucault)가 말한 ‘규율 권력(Disciplinary Power)’은, 제도나 조직이 사람들의 행동과 사고방식을 보이지 않게 통제하는 걸 의미해요. 과거에는 교도소나 감시탑처럼 눈에 보이는 권력이 뚜렷했지만, 현대 사회에서는 규율을 통해 사람들을 아주 자연스럽게 순응하게 만든다는 거예요. 내향형이라면, 갈등을 피하거나 분위기를 해치고 싶지 않아서 회사의 규칙을 더욱 자발적으로 받아들이게 될 수 있어요. 하지만 그러한 순응이 때로는 나만의 독창적 아이디어나 조용한 창의성을 제한할 수 있다는 게 문제가 돼요.
규율 속 자유의 감각을 찾아가기
조직은 언제나 일정한 규율을 갖고 있지만, 내향적인 사람들도 스스로를 잃지 않고 조금 더 자유롭게 일할 수 있는 방법이 있어요. 몇 가지 제안을 드려볼게요.
‘왜?’라는 질문 멈추지 않기
회사 지시에 무조건 “네!”라고 하기 전에, 속으로라도 “왜 이 방법이어야 하지?”라고 물어보는 습관을 들여보세요. 내향인에게는 내부 대화가 굉장히 중요하잖아요. 이 과정을 통해, 내가 진짜로 납득하고 일을 진행하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어요. 이렇게 스스로 이유를 찾아가는 과정이 쌓이면, 주체적으로 사고하는 힘을 기를 수 있답니다.
회사와 내 가치관의 교집합 찾기
회사가 강조하는 가치와 내가 소중하게 여기는 가치 사이에 공통점이 있는지 들여다보는 거예요. 예를 들어 회사가 ‘창의성’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면, 내향인 특유의 깊이 있는 아이디어를 제시할 수 있는 장점을 어떻게 살릴까 고민해볼 수 있어요. 교집합이 선명해지면, 내가 부담을 느끼지 않는 범위에서 자연스럽게 의견을 내거나 제안할 수 있어요. 그럴 때 “외향적으로 보여야 하나?” 하는 압박감도 조금씩 사라질 거예요.
소소한 자율성 확보하기
모든 규칙을 통째로 바꾸긴 어렵지만, 작은 습관을 조금씩 조정할 수 있어요.
- 혼자 집중하는 시간이 필요하다면, 일정 시간은 오프라인 모드로 일을 해보거나
- 일정을 관리할 때 나만의 메모 방식을 적용하거나
- 회의 중 떠오른 아이디어는 즉석에서 말하기보다, 나중에 정리된 형태로 제안해보는 식이죠.
내향인 특유의 차분함과 신중함을 살리면서, 회사 생활에서도 나다운 방식을 슬쩍 녹여보는 연습을 해보는 거예요.
조금씩 나답게 살아가는 용기
직장이라는 조직에서 규율은 필요해요. 하지만 그 규율이 내향인의 고유한 강점(깊이 있는 사고, 성실한 준비, 섬세한 관찰)을 묻어버릴 정도로 강해지면 문제가 생겨요. 우리는 완전히 규율 없이 일할 수는 없겠지만, 그 안에서도 “이건 내 선택이고, 내 생각이다”라고 말할 수 있는 작은 순간들이 있어야 해요. 그리고 그 순간들이 점차 쌓여갈 때, 비로소 회사 안에서도 자신감을 가지고 자기 길을 찾을 수 있게 될 거예요.
오늘 레터가 규율이 답답하게 느껴지던 내향인 분들께 작은 통찰을 드렸다면 좋겠어요. 불완전하더라도 차근차근 나만의 자유를 키워나가시길 바랄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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