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1인 1직장 채용 구조로는 한계가 있을 겁니다" 구글 출신 창업자의 사이드잡 플랫폼, 번지 인터뷰

2023.07.31 | 조회 2.79K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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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이너리

초기 스타트업 소식을 전해드려요! https://www.joinery.kr/

번지 소개


  • 번지는 경력직 인재분들이 파트타임으로 다른 기업의 프로젝트에 참여할 수 있도록 연결해주는 매칭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스타트업입니다.
  • 지난해 4월 카카오벤처스에서 시드 투자를 받고, 패스트파이브, 교보생명 등을 고객사로 유치하며 빠르게 성장하고 있어요.
  • 창업자인 안찬봉 대표님은 BCG 전략 컨설턴트, 구글 코리아 어카운트 매니저로 일했었고, 플레이팅의 공동창업자이기도 했어요.
  • 최근 토스의 첫번째 디자이너였던 영철님이 번지의 프로덕트 리드로 함께해 주셨어요.

 

궁금했습니다


  • 화려한 회사들을 떠나 파트타임 인재 채용 시장에 뛰어드신 이유는 뭘까?
  • 구인자, 구직자를 모두 모아야 하는 2-side 플랫폼에서 초기 콜드 스타트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고 있을까?
  • 토스의 첫번째 디자이너가 다음 도전으로 번지를 선택하신 이유는 뭘까?

 

Q. 번지를 창업하기 이전에 플레이팅을 창업하기도 했고, 구글 코리아에서 근무하시기도 했어요. 어떤 여정을 거쳐 번지를 창업하게 되었는지 궁금해요.


2012년도에 첫 직장으로 BCG라는 컨설팅 회사를 다니기 시작했을 때부터, 창업해야겠다는 생각이 있었어요. BCG에 들어가서 한 2년 정도 하고 나니 약간 거만해졌던 것 같아요. 어떤 사업이든 성공시킬 수 있을 것 같았죠. 내가 잘하는 부분과 상관없이 성장성과 수익성이 명확한 마켓을 찍어야겠다고 생각했고, 그게 플레이팅이었어요.

당시 배민이 피자, 치킨, 짜장면만 배달하던 시기였는데, 셰프의 음식을 배달해 준다는 컨셉으로 시작했어요. 그런데 생각보다 쉽지 않더라고요. 너무 고생을 많이 했어요. 오프라인 주방을 만들어서 하루에 200인분의 음식을 만들어낼 수 있는 프로세스를 만들어야 했어요. 오퍼레이션이 엄청 헤비한 사업이었던 거죠. 4년 동안 많은 고생을 하다가 수익성이 나기 쉽지 않겠다는 사업적인 판단과 동시에 제 개인적인 여러 상황(건강, 결혼 고려 등)을 고려해서 무작정 버티기보다는 우선 ‘비를 피하고 보자’라는 생각으로 구글에 들어갔습니다.

플레이팅 초기 쉐프님들과의 사진
플레이팅 초기 쉐프님들과의 사진

첫 창업 플레이팅을 하면서 정말 중요하게 배운 게 있어요.  첫번째는 내가 잘하는 영역의 일을 해야 하는구나. 두번째는 사업에서 현금 흐름은 너무나 중요하다는 것이에요.

많은 사람들이 구글을 선망하지만, 사실 구글도 대기업이에요. 다른 대기업들과 비슷하거든요. 돌이켜 생각해 보니 단위 시간당 성장이 가장 빨랐던 때는 창업했을 때이더라고요.

첫 창업과 전혀 다른 방식으로 다시 시도해 봐야겠다고 생각했어요. 무작정 컨설턴트의 눈으로 수익성/ 성장성을 리서치와 숫자로만 판단하기 보다, 빠르게 프로덕트 내놓고 검증하는 것이 먼저라고 생각했어요. 번지를 시작하기까지 8개의 서비스를 빠르게 테스트 했던 것 같아요. Softr라는 노코드 툴로 랜딩페이지 만들고 구글, 페이스북에서 페이드 마케팅 돌려서 고객의 니즈가 있는지 확인했어요. 제가 구글에서 광고주들의 광고 컨설팅을 돕다보니, 광고 돌리는 건 전문이었죠. 그 중 실제로 제 기본 역량(컨설팅, 비즈니스 문제 해결)에도 잘 맞고, 테스트 과정에서 벌써 현금 흐름이 창출되던 것들이 몇 개 있었는데, 그중에 하나가 번지였습니다.

노코드 툴 Softr로 시작되었던 번지
노코드 툴 Softr로 시작되었던 번지

 

Q. 번지 극초기에 어떻게 성장을 만드셨나요?


번지는 프로젝트성 파트타임 인재를 원하는 회사의 니즈와 프로젝트를 하고 싶어 하는 인재의 니즈가 균형이 맞아야 잘 돌아가는 플랫폼 비즈니스에요. 초기에 콜드 스타트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어렵고 중요한 서비스인 거죠.

플랫폼의 콜드 스타트 문제는 닭과 달걀의 싸움이지만 결국 한쪽이 더 큰 힘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해요. 극초기에 저희가 인재를 많이 데려오면 회사들은 알아서 프로젝트를 제안할 것이라는 가설이 있었어요.

그런데, 아니더라고요. 회사에서도 파트타임 인재에게 프로젝트를 맡기는 것이 익숙하지 않다 보니 저희가 훌륭한 인재를 많이 확보하고 있다는 사실이 회사의 계약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았어요.

회사를 먼저 데려오는 것이 핵심이라는 것을 깨닫고 전략을 수정해 번지와 계약할 회사를 모셔오는 것에 집중했습니다. 그리고 그로쓰 플레이북을 찾았어요. 고객사들이 현재 절실하게 당면하고 있는 문제에 대한 좋은 퀄리티의 컨텐츠 를 만들고 정교하게 타겟팅하면서 점차 회사 쪽에서 먼저 문의하시는 사례가 많아졌거든요.

좋은 컨텐츠를 통해 고객사를 유입 시킬 수 있다는 것을 빠른 실험을 통해 검증했다.
좋은 컨텐츠를 통해 고객사를 유입 시킬 수 있다는 것을 빠른 실험을 통해 검증했다.

지금은 정말 다양한 연결이 발생하고 있어요. 저희 인재풀 중에 JYP에서 영상 관련 일을 하시는 분이 있어요. 버츄얼 아이돌을 키우는 회사에서 유튜브 계정을 키우려고 하셔서 해당 인재분을 연결시켜드렸어요. 너무 좋아해주셨죠.

 

Q. 사이드잡 매칭 서비스가 여러개 생겨나고 있는 것 같아요. 다른 서비스들과 비교해서 번지의 경쟁 우위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저희가 자신 있다고 생각하는 부분은 고객사를 잘 이해한다는 거예요. 저희에게 퍼포먼스 마케터가 필요하다고 기업이 요청을 해주시면 질문 없이 바로 퍼포먼스 마케터를 연결해 주지 않아요. 왜 필요하신지, 현재 어떤 상황이신지 깊이 있는 이야기를 나눠요. 이야기 끝에서 퍼포먼스 마케터보다 구독 서비스를 경험한 CRM 마케터가 필요한 상황인 것 같다고 판단되면, 구독 서비스 경험한 CRM 마케터를 영입하시는 것에 대해 제안 드려요.

단순히 중간에서 연결만 해주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기업이 정말 가치를 얻을 수 있는 연결에 대해 고민하고 컨설팅 하는 것이 저희의 강점이에요. 저희 직원들이 한명씩 모든 고객사의 슬랙 채널에 들어가요. 고객사와 인재분들이 어떻게 커뮤니케이션 하고 있는지 확인하고, 도와드려야 되는 부분은 없는지 계속해서 체크합니다. 파트타임으로 일하는 것이 회사에게도, 인재분들에게도 아직 낯선 일이기 때문에 어떻게 업무를 하면 좋을지 고민하시는 경우가 많거든요.

어떤 회사에는 파트타임 인재분들이 실무를 하는 것보다 회사의 주니어분들을 코칭해주는 것이 더 큰 임팩트를 내는 경우도 있어요. 가령 저희가 대기업 프로젝트도 많이 하거든요. 대기업이 트렌드를 못 쫓아가는 영역이 분명 있고, 그 트렌드를 경험해 본 인재분들이 대기업에 가서 가이드를 드리는 것이 기업에게 더 좋은 임팩트를 내는 방법이라고 생각해요.

사이드잡이 워킹하려면 어떤 구조가 최적일지에 대해서 굉장히 많은 고민을 하고 있어요. 고객사들에게 절대 파트타임 인재에게 오랫동안 기대시면 안된다고 말씀 드려요. 인재분들의 노하우를 빠르게 취득하고 자생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드시는 것이 더 오래갈 수 있는 구조라고 보기 때문이에요. 단기적으로는 고객사들이 계속 저희에게 기대서 매달 재결제를 하는 것이 높은 매출을 만들겠지만, 영속적인 방향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하나 더 공유드리자면, 고객사분들이 좋아해주시는 부분 중 하나는 저희가 굉장히 빠르게 매칭을 진행해드린다는 거였어요. 저희에게 매칭이 빨라 로켓배송 같다고 말씀해주신 분들도 있었습니다 :)

 

Q. 번지가 꿈꾸는 미래가 있나요?


통계를 보면 기업의 숫자는 빠르게 늘어나고 있는데, 인재의 숫자는 빠르게 감소하고 있어요. 굉장히 거시적인 트렌드가 변하고 있기 때문에 지금의 1인-1직장의 채용 구조로는 오롯이 기업의 성장을 이끌어내는데 한계가 분명히 있을겁니다. 저희는 인재를 구하기 어려워서 살아남기 어려워지는 기업들에게 도움이 되는 서비스가 되고 싶어요. 저희와 함께 일한 회사에서 넥스트 삼성전자, 넥스트 아모레 퍼시픽이 나왔으면 좋겠어요.

전체 인구수는 감소하고 있으며, 전체 인구 중 생산 가능 인구의 비중은 큰 폭으로 감소할 예정이다.
전체 인구수는 감소하고 있으며, 전체 인구 중 생산 가능 인구의 비중은 큰 폭으로 감소할 예정이다.

 

Q. 토스의 첫번째 디자이너였던 영철님이 번지에 풀타임 PO로 합류하셨다고 들었어요.


사실 처음에 영철님은 번지의 서비스를 이해하시지 못했어요. 토스에서 24시간을 몰입해도 문제 풀기가 어려운데, 파트타임으로 문제를 해결한다는 것에 대해 “과연 가능할까”라는 질문을 하셨다고 해요. 그런데 영철님이 토스를 나오시고 여러 회사들과 관계를 맺고 파트타임으로 도움을 주시면서 번지와 같은 방식이 워킹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시게 된 거죠.

당연히 제가 여러번 바지를 붙잡았죠. 번지 초기에 영철님을 소개받고, 부산에 계시다고 해서 직접 내려가기도 했어요. 처음에는 파트타임으로 도와주시는 역할을 하다가 지금은 풀타임으로 함께 해주시게 되었습니다.

번지의 프로덕트 리더이자 토스의 첫번째 디자이너였던 영철님. 번지 채용 홈페이지에 왜 번지에 합류했는지에 대한 이야기가 자세히 나와 있다.
번지의 프로덕트 리더이자 토스의 첫번째 디자이너였던 영철님. 번지 채용 홈페이지에 왜 번지에 합류했는지에 대한 이야기가 자세히 나와 있다.

영철님 상세 인터뷰 링크

Q. 번지가 요즘 해결하고자 하는 핵심 문제는 무엇인가요?


크게 2가지인데, 첫 번째는 그동안 많은 가설과 실험을 통해 어느 정도 방향을 잡았다고 생각하지만, “프로젝트 기반 채용이 정규직 채용보다 더 큰 효능을 만들수 있는 최적의 업무/ 상황 그리고 그에 해당하는 고객사를 확보하는 것”이에요. 이 문제는 이미 다양한 방식으로 가설 검증을 해왔고, 또 남아있는 비장의 무기들이 많기 때문에 빠른 실험과 검증만 남은 상황이고요.

두 번째는, 아직 많이 고민해보지 못했던 문제라서 더 많은 fresh idea가 필요한데, “어떻게 하면 더 많은 좋은 인재분들이 번지에 등록하시게 할 수 있을지” 입니다. 사실 지금까지 별다른 홍보 활동이 없었어도 꾸준히 지원해 주시는 인재분들이 많았어요. 이제 한단계 스케일업 하기 위한 과정에 있어요. 어떻게 지금보다 10배 많은 인재들의 유입을 만들 수 있을까 고민하고 있습니다. 연말까지 1천명의 좋은 인재분들을 번지 소속으로 만들고 싶어요. 이 문제를 푸는 것에 관심 있는 분들이 많이 연락 주시면 좋겠어요.

 

Q. 어떤 분들이 번지에 지원해 주시면 좋겠나요?


저희가 풀고 있는 사이드 프로젝트 시장은 전 세계적으로도 아직 도미넌트한 플레이어가 없다고 생각해요. 저희는 제로 투원 문제를 풀고 있는 것이고, 그래서 빠르게 배우고 시도하며, 문제를 해결해 갈 패스트 러너가 지원해 주셨으면 좋겠어요. 연차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또 하나 저희가 면접에서 매번 질문드리는 것이 있어요. 앞으로 2,3년 번지와 함께하게 될 텐데, 이 기간이 지원자님의 인생에서 어떤 기간이었으면 좋겠는지에 대해 여쭈어봐요. 번지에서 일하는 동안 무엇을 얻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명확한 분들이 좋습니다.

번지 패용 페이지에는 구성원들의 소개와 함께 번지에 함께한 이유가 상세하게 적혀있다.
번지 패용 페이지에는 구성원들의 소개와 함께 번지에 함께한 이유가 상세하게 적혀있다.

 

번지 채용 공고

https://www.joinery.kr/companies/bung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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