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면서 기억하고 싶은 말] ㅌ : 태어난 김에 열심히 살아야지
구독자님, 무언가 잊고 있던 게 있다 싶었는데 바로 나만의 사전 쓰는 일이었습니다. ㅌ, ㅍ, ㅎ 세 글자가 남았더라고요. 서둘러 이번주 내로 모두 써보겠습니다.
태어난 김에 산다, 는 말을 아시나요? 세상의 모든 인간들 중에 태어나고 싶어서 태어나는 것을 선택한 사람은 없습니다. 어쩌다보니 태어나게 된 것이죠. 독일의 철학자 하이데거는 일찍이 사람은 자신의 의지와 무관하게 세상에 내던져진 존재, 즉 피투성(被投性)이라고 말한 바 있습니다.
저는 중학생 때 깊은 염세주의에 빠졌었는데요. 당시 이 말을 깊이 이해하지 못하고, 표면적인 말만 보고는 깊이 감명을 받았습니다. 내던져진 존재로서 살아야 할 당위적인 이유는 없지만 마찬가지로 죽어야 하는 이유도 찾지 못했기 때문에 과연 삶을 이어가야 하냐, 말아야 하냐를 깊게 고민하기도 했습니다. 어마어마한 사춘기였네요.
의지적으로 살아가는 것이 아니기에 과연 삶을 영속할 필요가 있는가에 대해 고민하던 게 무색하게도 지금은 태어난 김에 열심히 살아야 한다는 쪽으로 무게 추가 기울었습니다. 사실 '열심히'도 있어보이고 싶어서 붙인 말이고 실은 '재미있게' 쪽에 한 표 던집니다.
살아가야 할 이유가 없기에 죽어도 되지 않냐고 생각하기도 했지만 반대로 생각해 보면 죽고 난 다음에 다시 살고 싶다고 해서 삶을 선택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한번 죽음을 택하면 다시 살 수 있을 가능성도 0에 수렴한다고 믿고요. 아무래도 사후 세계에 대한 명확한 답을 낼 수도 없고 누군가 답을 말해준다고 해도 그 말을 믿을리도 무방하고요.
그렇다면 이왕 삶을 선물받은 김에 최선을 다해 잘 살아가는 게 맞지 않나,는 생각을 하는 거죠. 인간으로서 느낄 수 있는 감정도 여러모로 느껴보고 (긍정이든 부정이든), 나이대별로 할 수 있는 경험도 이것저것 해 보고, 하고 싶은 게 있다면 기왕이면 모조리 해 보는 것이죠. 삶을 영위하는 데 해를 끼치지 않는 한에서요. 잠깐의 즐거움 때문에 남은 삶이 불행하면, 행불의 총합은 마이너스가 될 거니까요.
그런 의미에서 에피쿠로스 학파의 행복론이 굉장히 와닿았습니다. 쾌락주의로 잘 알려져 있는데 에피쿠로스 학파가 말하는 쾌락은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자극과는 거리가 멉니다. 향락이 아니라 영혼에 불안함이 없는 안정적인 상태가 행복이자 쾌락이라고 말했거든요.
이야기가 딴길로 샜네요. 자주 그러지만은요🤣 아무튼 저도 가끔은 삶이 피곤하거나 괴로울 때에 왜 살아야 하나는 생각도 하고 지구가 멸망했으면 좋겠다거나 인류에 종말이 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종종 하지만(다들.. 그러시죠?🤐) 그럴 수 없다는 것을 알기에. 적어도 그런 일이 벌어지기 전까지는 어쨌든 간에 살아갈 것이란 걸 알기에. 그래도 한번 주어진 인생, 태어난 김에 열심히 재미있게 살아보자는 생각을 한답니다.
구독자님은 어떠신가요. 태어난 김에 어떻게 살아가고 싶으신가요?
댓글 2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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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야
2012년도에 UN 회의장 비욘세가 부른 를 좋아해요. 유튜브에서 한 번 찾아보셔도~ 벅찹니다. 전 오늘 아침에도 열어서 봤습니다. :-)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I just want them to know That I gave my all, did my best Brought someone some happiness Left this world a little better just because I was here
조잘조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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