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은 참 많이 쓰지만 손글씨는 거의 쓰지 않는 요즘입니다. 학교를 졸업하고는 더더욱 쓸 일이 없어지는데요. 회의 때 쓴다고는 해도 각잡고 문장을 쓰기보다는 키워드 중심의 기록에 가깝습니다.
얼마전 예쁜 엽서를 사서 손편지를 썼습니다. 펜을 쥐는 것도, 펜으로 길게 글을 쓰는 것도 오랜만이었는데요. 고즈넉한 카페에서 나오는 노래를 들으면서 오직 편지를 받는 상대와, 쓰고 있는 지금에만 집중하며 쓰는 게 얼마만인지요. 말과 메신저로는 다하지 못한 이야기를 전할 수 있더라고요.
가끔 이렇게 손으로 글을 써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일기는 손으로 잘 안 썼습니다. 쓰고 싶은 건 한 바가지인데 다 쓰려니 손이 아프기도 하고 전 일기는 사진이나 영상이 같이 들어가는 게 더 좋았거든요.
그런데 편지는 손으로 쓰는 게 훨씬 좋은 것 같습니다. 연필보다는 펜으로요. 지울 수 없으니까 한 자 한 자 더 고민하면서 쓰게 되더군요. 한정된 지면에 글을 쓰고 있자니 상대에게 가장 해주고 싶은 말과 마음만 골라서 쓰게 되기도 합니다. 그래서일까요, 초등학생 때 받은 편지들도 차마 버리지 못하고 모아두는 이유입니다. 다시 꺼내본 적은 거의 없어도 이상하게 못 버리겠더라고요.
종종 주변의 소중한 이들에게 편지를 써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가끔은 글로만 전하고 싶은 마음도 있으니까요.
다시 시작하는 월요일입니다. 전 이번주부터는 진짜 진짜 열심히 공부해야 하는데요. 잠시동안 해이해진 마음을 다시 붙들고 달려보겠습니다. 구독자님, 오늘도 좋은 하루 보내세요!
댓글 2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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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야
1990년대 초, 제 취미(?) 중 하나는 문방구에 들려 <편지지>를 구입하는 일이었습니다. 수집하듯이 눈에 보일 때 마다 편지지를 사기도 했었습니다. 대학 동기들, 나중에는 후배들에게 편지를 썼고, 동기의 소개로 다른 지방에 있는 여학생과 2~3년 정도 펜팔을 하기도 했었습니다. 그 때는 편지를 쓰는 일이 그렇게 쉬울 수 없었습니다. 펜만 들면 서너장은 식은죽 먹기였으니까요... 가끔은 그립습니다. 그 때가...
조잘조잘 (317)
아무리 세상이 바뀌었다고 해도 편지가 주는 아날로그함은 또 다르게 마음에 와닿는 것 같아요. 지금도 편지를 쓰는 것도, 받는 것도 좋긴 하지만 펜을 쥐는 게 영 어색하더군요... 언젠가는 요즘도 아날로그라고 기억할 때가 올까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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