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한 육아에 대하여

2024.04.03 | 조회 2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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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잘조잘

매일 아침, 당신 곁의 이야기

아이를 키운다는 것은 보통 일이 아닙니다. 낳는다고 아이가 혼자 자라는 것도 아닙니다. 소신발언으로 요즘은 과보호가 과한 것 같다고는 생각하긴 하지만 또 하나밖에 낳지 않고, 불특정다수를 향한 범죄가 횡행하는 만큼 조심해선 나쁠 것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아직 미혼이지만 언젠가는 꼭 아이를 낳고 싶다는 생각을 하는 만큼 이런 류의 생각들에 대해선 꽤 진지하게 고민하고, 주변과도 이야기를 나눕니다.

그 가운데서도 당장 저를 낳아서 길러주신 부모님과 이런 이야기를 많이 하는데요. 작년 즈음 부모님의 육아관에 대해 놀란 적이 있습니다. 같이 드라이브를 하던 중 갑자기 아버지께서, 나중에 제가 아기를 낳으면 당신이 기르시겠다고 선언(!)하신 겁니다.

평소 딱히 황혼육아에 대한 얘기를 나누지도 않았고, 개인적으로는 육아도 일종의 노동이기에 부탁드릴 생각도 않고 있었습니다. 물론 해주신다면야 거절할 마음은 없었기에 단번에 좋다고 하고, 난데없이 손주 육아를 결심한 까닭을 여쭈었다가 감동을 받아버렸습니다. 아버지 왈, 너가 박사까지 하고, 또 하고 싶은 일 하면서 바쁘게 살려면 애는 직접 못 볼 것 같다. 그런데 며느리가 자기 공부하고 일한다고 애 안 본다고 하면 시댁에서 싫어할 것 같으니 내가 봐야겠다. (?) 즉, 제가 하고 싶은 일 하면서 살게 하기 위해서 제 아이를 기르시겠다며, 저에 대한 육아의 일환으로 손주 육아를 기꺼이 택하신 거였죠. 3주 동안 고민한 끝에 결심했다며 말씀하시더군요.

원래는 절대 손주 육아할 생각없으셨는데 당시, 제가 한창 대학원 진학을 고민하고 미래에 무슨 일을 할 지 상상하며 나래를 펼치던 때라서 덩달아 함께 고민이 되셨나 봅니다. 감사하면서도 한편으론 자식이 자식을 낳는 나이가 돼도 육아는 끝나지 않는 걸까 하는 생각도 들더군요.

그나저나 며칠 전 어머니께서도 전화하시다가 제가 애를 낳는다면 서울로 아예 올라오시겠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안 그래도 아빠도 그런다더라면서 나야 좋은데 둘 다 왜 그런 결심을 했는가, 하는 이야기를 나눴는데요. 천방지축으로 아직도 꿈을 좇는 딸을 둔 부모의 결단이 일맥상통한다는 게 참 여러 마음을 느끼게 했습니다. 그런 두 분의 결심을 저버리지 않게 계속 피터팬처럼 살아야겠네요. 농담이고요, 그렇게나 응원을 해 주시는 만큼 열심히 살아야겠습니다. 동시에 과연 나는 아이를 낳았을 때 그렇게까지 해줄 자신이 있냐, 하면 또 모르겠거든요. 낳아보면 알 수 있으려나요. 육아란 부성애란 모성애란 무엇일까요.

물론 그러시다가도 얼마 전엔 황혼 육아를 하시는 친구 분 이야기를 꺼내시며, 쉽지는 않은 것 같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아무래도 미리미리 서약서를 작성 해야..(?) 다만 결혼하고 애 낳는 건 지금의 제게는 아직 한참 남은 일들이기에 당장 고민하시지 않아도 될 듯합니다. 아무튼 우리 모두 누군가의 소중한 자식이라는 사실을 기억하며... 오늘도 잘 살아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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