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써야지' 생각만 하고 말았던 이야기들이 얼마나 많은지요. 주제와 개요를 머릿속에 떠올리고도 그때 바로 쓰지 않으면, 그때 어떤 방식으로든 기록해놓지 않으면 금세 사라집니다. 기록을 해놓더라도 한참 뒤에 다시 보면 그때 그 글을 쓰고 싶었던 마음가짐과는 전혀 달라져 있습니다.
분명 제가 생각한 주제였음에도 불구하고 공감을 하지 못할 때도 있습니다. 그때, 이해하지 못했던 것을 지금은 이해하게 되는 경우도 있고 그때 이해했던 것들을 이제는 이해하지 못하기도 하기 때문이죠. 감정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무언가에 대한 분노로 휘갈긴 글을 다시 보면 당황스러울 정도로 흥분해 있고, 무언가에 대한 즐거움을 이야기 한 글도 다시 보면 그닥 그렇게까지 벅차오르지 않기도 합니다.
한편으로는 시간이 조금 지났다고 잊힐 마음과 생각들이라면 중요하지 않은 것들이었을까, 싶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때는 이를 기록하고 싶은 이유들이 있었고, 글로 남기지 않고는 못배길 만큼의 강렬함도 있었겠죠.
그렇게 스쳐보낸 짧은 문장들을 보며 의아해하기보다는 기왕이면 그때그때 마음을 잘 돌봐주고, 잘 헤어리며 충부니 풀어내야겠습니다. 조잘조잘로 보내려다가만 6편의 '작성중' 메일들을 보면서 도통 이때 하고 싶었던 말이 무엇인지 모르겠어서 끝내 뒤로가기를 눌러버리고 만 날의 소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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