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종종 하릴없는 생각에 빠져들곤 합니다. 최애 망상 중 하나는 무인도에 5가지, 혹은 5명을 데려갈 수 있다면 무엇을, 누구와 함께할 것인가인데요. 보통 이런 생각은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제일 많이 합니다. 그런 생각을 하다보면 얼른 일어나서 나갈 준비나 하자는 생각이 들곤 해서요^.^
이 상상은 매번 매듭짓지 못합니다. 저는 어느 누구도, 어느 무엇도 정하지 못해서요. 기껏 고심해서 정했다고 해도 다음번에 똑같은 상상을 할 때는 영 다른 것을 떠올리곤 합니다. 그때마다 애정하는 대상이 달라지기도 하고, 신기술이나 신제품이 나오기도 하고, 제가 아는 정보가 더 많아지기도 해서죠.
한번은 이런 생각을 하다 문득 깨달은 게 있습니다. 무인도에 간다는 가정을 할 때, 저는 탈출을 염두에 두는 게 아니라 무인도에서의 생존을 강구한다는 걸요. 애초에 탈출할 생각은 하나도 없고 여기서 어떻게 나만의 율도국을 세울지를 생각하고 있었는 거죠.
구독자님은 은 무인도에 간다고 상상하면 탈출을 고민할 것인가요, 생존을 고려할 것인가요. 여기에 따라서 사람마다 떠올리는 물건이나 사람이 상당히 달라질 것 같습니다. 굳이 탈출하고 싶지 않은 이유는 가장 가까운 땅이 어딘지도 모르고, 그 바다에 어떤 생물이 살 지도 모르는데 함부로 나설 수가 있나.. 하는 생각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무인도가 안전하다는 보장도 없습니다. 오히려 야생동물이 산다거나 해서 더 위험할 수도 있죠. 이것 참 고민입니다. 아마 이 고민은 평생가도 안 끝날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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