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경북 울진에 다녀왔습니다. 울진은 매년 두세 번은 꼭 들르는데요. 아버지께서 첫 발령받으신 곳이라 그런지 부모님 두 분의 추억이 많아 두 분은 더 자주 가시는 여행지기도 합니다.
이번엔 사랑바위를 보고 왔습니다. 남녀가 꼭 붙어 안고 있는 모습을 한 바위입니다. 단순히 모양때문에 붙여진 이름은 아니고 설화가 있습니다.
일찍이 부모를 여읜 오누이가 서로 의지하며 살고 있었습니다. 약초를 캐다 팔면서 어렵게 살아갔죠. 어느날 옥황상제가 병이 들자 신선이 오누이 꿈에 나타나 불영계곡 근처의 '삼지구엽초'를 구해달라고 부탁했습니다. 절벽에서 자라는 약초인데 이를 구해오면 큰 상을 내리겠다고 말했죠.
오빠는 목욕재계를 하고 삼지구엽초를 찾아 나섰는데 결국 절벽 밑으로 떨어져 죽고맙니다. 오빠마저 잃은 여동생은 절벽 위에서 통곡을 하다가 스스로 절벽 아래로 뛰어내리죠.
신선은 오누이를 바위로 만들어 다시는 헤어지지 않게 했다고 합니다. 그 뒤로 이곳에서 사랑을 약속하면 절대 헤어지지 않는다는 전설이 내려오죠.
구독자님은 어떠세요, 아름다운 이야기인 것 같나요?
저는 이 이야기를 듣고 나서 의아했답니다. 오누이가 원하는 게 정말 둘이 평생 영원토록 붙어 있는 걸까요? 애초에 무리한 요구를 하지 않았다면 저 어린 오누이가 절벽에 오를 일도 없지 않았을까요? 조실부모하고 힘들게 사는 아이들에게 너무 가혹한 게 아닌가요.
물론 설화는 설화일뿐이지만 저는 이 내용을 다 알고 다시 사랑바위를 보니까 과연 '사랑'바위가 맞을지 의문이더군요. 오누이의 의사를 물어보긴 했는지, 둘말고 부모는 어떻게 같이 있게는 못했는지...
사랑바위 앞에서 저건 사랑바위가 될 수 없는 이유를 잔뜩 말하고 왔는데 어째 신선이 듣고 불호령을 내릴지도 모르겠네요 여하튼 바위 자체는 신비롭기도 하고 풍경은 절경이었습니다.
사랑바위가 정말 '사랑'바위라고 생각하신다면 편지함으로 메시지를 보내주세요. 저도 정말 진심으로 이해하고 싶어요...
서울은 비가 많이 오고 있습니다. 구독자님이 어느 지역에 계시든 많은 피해없이 평화로운 하루 보내시길 바라요. 오늘도 좋은 하루 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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