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독자님의 직업은 무엇인가요?

2022.09.29 | 조회 24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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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잘조잘

매일 아침, 당신 곁의 이야기

저는 가끔 제 글을 읽어주시는 분들이 누구신지 궁금해진답니다. 구독자님도 마찬가지로 매일 글을 보내는 제가 궁금하시려나요?

전 스타트업, 브랜드를 취재하는 에디터(직함은 기자지만 스스로 에디터라고 생각합니다)입니다. 주 1~2회 다양한 사람들과 만나고 그들이 어떤 기업, 브랜드를 만들어가는지 듣는데요. 이 일의 가장 큰 장점은 제가 궁금한 걸 가감없이 물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전 호기심이 많은 편인데 제가 궁금한 걸 그때그때 얼마든 전화하거나 만나서 물어볼 수 있다는 건 정말 큰 장점입니다.

또, 보통은 직장에 들어가면 새로운 사람이나 완전 다른 업종의 사람을 만나기 어려운데 다양한 사람을 만날 수 있다는 것도 좋아요. 어느 회사의 대표나 C레벨의 사람들과 만나서 그들의 삶에 대해 들어보면 일적인 것을 넘어 제 개인적인 삶에도 큰 도움이 되더라고요. 성공한, 또 성공해가고 있는 이들은 어떻게 살고 있는지 소상히 들을 수 있는 기회니까요. 20대에 첫 직업으로 이 일을 하게 된 것엔 정말 감사하고 있습니다. 이러니 저러니 힘든 일은 있어도 최소한 일이 재미있기는 하거든요.

단점은 매번 새로운 것을 찾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사람들이 무엇을 좋아하고 관심있는지 주의를 기울여야 하죠. 계속해서 인풋이 있어야 아웃풋이 있는 업인 만큼 마냥 귀를 닫고 지낼 수가 없죠. 가끔은 자연인처럼 대자연에서 아무것도 안 하고 살고 싶어지기도 한답니다. 물론 심심해서 일주일 버티면 용할테죠. 남들은 뭐하고 사나 궁금해서 금방 뛰쳐나올 것 같습니다.

예전에 누가 왜 그 일을 하고 싶냐고 물으면 글밥먹고 살고 싶어서라고 답했습니다. 좋아하는 글을 맘껏 쓰면서 돈도 벌 수 있다니, 최고라고 생각했거든요. 요즘은 세상 사는 이야기 마음껏 들을 수 있어서 하고 싶습니다. 글은 이렇게 조잘조잘을 쓰는 것만으로도 창작욕이 맘껏 표출되네요.

한편으론 30대, 40대에는 이 일을 하고 싶지 않아요. 계속 배우면서 살고 싶어서 기자가 되고 싶은 마음도 있었는데 살다 보니 또 배우고 싶은 다른 공부도 생기더라고요. 혼자 얼마간 고민을 하다가 이젠 진로의 갈피를 잡았어요. 주변의 그 누구도 가지 않는 길이기도 하고 안정적인 길을 걷는 친구들이 봤을 땐, 굳이 싶은 모험적인 길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남들에게 설명하는 과정이 때로 귀찮기도 하고 왜 끊임없이 나의 확신을 납득시켜야 하는지 가끔 짜증도 났습니다. 그런데 그 기저에는 어쩌면 스스로에 대한 불안이 깔려 있었나봅니다. 자꾸 남들이 가는 대로 안 가고 계속 도전하고 새로운 걸 하려는 삶이 지치지는 않나, 자문했던 것이죠.

이제는 어떤 물음에도 의연히 답할 정도로 확신이 생겼습니다. 그렇게 가다 보면 망해도 굶어 죽지는 않겠구나 싶기도 하고요. 어쨌든 모든 방황은 다 제가 잘 되는 방향으로 끌어준다는 근거없는 믿음 덕분이기도 합니다. 이 확신이 좀 더 오래오래 이어졌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하고 싶은 말이 많을 때면 글이 자꾸 길어지네요. 부담없는 편지를 드리고 싶었는데 가끔 부담스런 글을 쓰기도 하는군요. 하나 더 어려운 질문을 드립니다.

구독자님에게 직업의 의미는 무엇인가요? 다른 이들은 어떻게 사는지 궁금한 직업병이 여기서도 도지네요. 시간 괜찮으시다면 편지함에 남겨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그럼 오늘도 편안한 하루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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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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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무야

    0
    over 1 year 전

    학부 때 전공 교수님 연구실에서 숙식을 해결하던 저에게 친구가 말했습니다. "너는 교수가 되어야겠다. 그렇게 학교를 좋아하니..." 공부를 계속해서 교수가 되었으면 좋았겠다 싶은 생각이 없진 않았지만, 지금은 20년째 대학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어쨌든 모든 방황은 다 제가 잘 되는 방향으로 끌어준다는 근거없는 믿음 덕분이기도 합니다.> 응원합니다!! :-)

    ㄴ 답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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