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독자님, 좋은 아침입니다. 오늘은 제 생일입니다. 매년 생일이면 여행을 가거나 연차를 내고 신나게 놀곤 했는데 오늘은 평소처럼 보낼 예정입니다. 부러 특별한 날로 만들고 싶지 않아서요.
대단한 심경을 변화가 있다거나 한 것은 아닙니다. 다만 생일이라는 것이 생각보다 특별하지 않은 날일지도 모르겠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세상에 태어났고, 태어나서 세상의 오색찬란함을 느낄 수 있음에 부모님께 감사한 날은 맞지만 스스로 매년 축하해야 할 날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일년에 한번뿐이라고는 하지만 동시에 매년 돌아오는 날이기도 합니다. 또, 사실 살다보면 매년 돌아오는 생일보다도 평생에 딱 한번뿐인 특별한 날들을 종종 마주하곤 합니다. 생일이라고 해서 평소와 달라야 해고 대단한 무언가를 할 필요는 없다는 생각이 든 까닭입니다.
특별하게 보내고 싶지 않을 뿐이지 행복하지 않게 보내고 싶단 이야기는 아닙니다. 원래는 여행 계획도 잡아놨지만 내내 비가 오길래 그냥 취소하고, 평소대로 출근하기로 했습니다. 그렇게 된 김에 이렇게 생각해 본 것이죠.
그래도 이번 생일을 기점으로 다시 태어났다는 관념은 가져가기로 합니다. 새로운 마음으로, 새로운 하루들을 시작하려는 거죠. 이전의 싫은 것들은 모두 놓아주고 좋은 것들은 가져가려고요. 올해 중 힘들었던 기억도 모두 안녕하고, 신나는 하반기의 시작을 생일과 함께 출발하려고요. 그렇게 생각하면 매년 생일은, 일년의 절반을 살아오면서 느낀 괴로움들과 이별하고 다시 새해를 사는 듯 산뜻하게 시작할 수 있는 계기가 되네요. 그렇게 또 특별한 날이 되네요 ^.^
동시에 일년에 딱 하루가 아닌 주어진 일상 하루하루가 매일같이 산뜻하길 바라는 마음이 녹아있나 봅니다. 요즘 산뜻하다는 말에 꽂혔습니다. 많은 것을 무겁게 생각하지 않고, 하고 싶은 것이 생기면 해보고 내게 오는 것이 생기면 가지고, 떠나갈 것이 생기면 떠나보내는 나날을 살고 싶습니다. 산뜻하게요. 아무렴 좋은 게 좋은 거니까요.
그래도 생일이니 소원을 한 가지 바라본다면, 제가 가진 것들을 좋아하고 제가 가지지 못한 것들을 미워하지 않는 하루들을 보내길 바랍니다. 평생을 살아가는 데 있어서 이런 마음으로만 살아간다면 더할나위 없을 것 같아요. 그런 날이 더 많기를! 그리고 오늘도 그런 날이길 바라며 말을 줄입니다. 산뜻한 하루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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