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아침입니다, 구독자님. 벌써 금요일이군요! 어제는 어떤 하루를 보내셨나요.
저는 어제 영화 '탈주'를 보고 왔습니다. 줄거리도 안 보고 그저 구교환이 나온다는 이유로 봤습니다. 줄거리는 탈북하는 인민군에 대한 추격전인데요, 사실 영화 내용은 차치하고 배우들 연기가 하나같이 완전 좋았어서 그것만으로도 만족스러웠습니다. 영화 자체는 사실 탈북을 다룬 다른 영화들과 대단한 차이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곳곳에 숨겨둔 장치들을 발견하는 재미가 있었습니다.
핵심은 영화를 다 보고 난 후입니다. 보기 전까지는 흐리던 하늘이 영화보고 나오니 억수같이 쏟아 붓고 있는 것 아닙니까. 물론 밤에 비가 온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영화관이 코앞이라는 사실에 안일하게 그냥 나왔습니다. 뭣하면 뛰지 하면서요. 이렇게 구멍뚫린듯이 올줄도 몰랐죠.
다행히도 집은 영화관 바로 앞이라 큰 횡단보도만 건너면 금방이었습니다. 친구와 신호가 바뀔 때까지 영화관 입구에서 대기하다가, 파란불로 바뀌자마자 번갯불처럼 뛰쳐나갔습니다. 제가 지구력이 약해서 그렇지 나름대로 단거리에는 자신있는데요. 마침 새로 산 하이킹 샌들을 신은 터라 미끌리지도 않고 무사히 갔습니다.
그런데 억수같이 쏟아지는 빗속을 마구잡이로 뛰고 있다보니 마치 지금의 우리 모습이 꼭 탈주같다는 생각이 드는 거 있죠. 혹시 제가 본 영화가 4D였는지 의구심이 들었습니다. 그렇게 뛰고나니, 일기예보를 봤으면서도 굳이 우산을 안 들고 나가고, 또 그 빗속을 둘이서 무한대로로 뛰었다는 사실이 웃기더라고요. 여기까지가 영화의 완성이다 싶은 관객참여형적 관점도 떠오르고요^.^
구독자님도 혹시 영화 탈주를 보시고 나오는 길에 비가 오고 있다면, 우산 없이 뛰어보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자유와 열망을 동시에 느낄 수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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