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레터를 쓰기 시작하면서 혼자 얼마간 느낀 것은 해도 될 말과 해선 안 될 말을 가리게 된 것입니다. 혼자 쓰는 그리고 몇 안 되는 이웃들이 보는 글에서는 무분별하게 단어들을 쏟아냈습니다. 단어뿐일까요, 불편한 감정들도 마구잡이로 적어냈습니다.
뉴스레터는 조금 다릅니다. 구독자뿐만 아니라 다른 이들도 얼마든 웹에서 제 글을 볼 수 있지요. 그러려고 시작한 거긴 하지만 막상 부담도 함께 찾아오더군요. 예컨대 회사에서 있었던 일에 관한 얘기를 하고 싶다거나 할 때에요.
험담은 아니지만 나와 다른 생각에 대해 이해 못 하겠다는 내용을 한창 적다가도 금세 지우곤 합니다. 분명, 당사자가 보게 된다면 기분이 나쁠 수도 있어서죠. 당사자 앞에선 하지 못할 말을 온라인상에서 나를 구독해 주는 나의 지인들 앞에서 털어내는 것은 안전한 성에 숨어서 화살을 겨냥하는 것과 같으니까요.
다행인 것은 그렇게 분노를 그래도 뉴스레터에 쓴다 생각하고 정제된 단어들로 담아내다가 그마저도 차마 못 보내겠다 싶어서 지우다 보면 감정이 사그라들어 있다는 것입니다. 이 얼마나 대단한 순기능인가요.
결론적으론 해도 될 말은 내가 꺼내는 말을 그 주제가 되는 당사자가 들어도 괜찮은 말뿐인 것 같아요. 말은 쉽네요. 감정이 주체가 안 돼서 여전히 주위를 살피고 도통 이해가 안 되는 사람들의 말과 행동에 대해 떠들어대곤 하면서요.
그래도 최소한 글로 안 남기기 시작한다면 또 언젠가 입으로도 덜 남기게 되지 않을까요. 그랬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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