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수는 때때로 위대한 발견을 가져옵니다. 플레밍이 실수로 배양 접시의 뚜껑을 닫지 않아서 푸른 곰팡이가 생긴 바람에(?) 페니실린을 발견한 것이 대표적인데요. 맥주 또한 성공한 실패작입니다. 메소포타미아인들이 곡식을 발효해 빵을 만들다가 잘못돼서 액체로만 남은 게 맥주라고 하네요.
얼마전 저도 재미난 발견을 했습니다. 문경 여행을 다녀왔는데 '와인터널'을 가려고 네비를 찍었습니다. 도착했는데 원래 알던 와인터널과는 달랐지만 또 비슷한 게 있겠거니 싶어서 들어갔습니다.
알고보니 '와인동굴'이더군요. 와인터널은 일종의 테마공원이지만 와인동굴은 레스토랑 겸 카페였습니다. 와인터널에 구경하러 갔다가 와인동굴에 앉아서 차를 마시고 왔죠.
그런 다음에 와인터널도 다시 다녀왔지만 정작 와인동굴이 가장 좋은 기억으로 남았습니다. 진짜 동굴 안에서 마시는 오미자차도, 와인으로 꾸며 놓은 공간도 정말 좋더라고요. 조명도 완벽했습니다. 배만 안 불렀다면 식사까지 했어도 좋았을 텐데요.
터널을 동굴로 검색한 실수가 아니었다면 이곳 또한 몰랐겠지요. 잘못 들어왔다 싶어서 그대로 나갔다면 그냥 그런 해프닝으로 남았겠죠.
실수를 기꺼이 받아들인 덕분에 더 좋은 기억을 안고 갑니다. 매번 그러긴 어렵겠지만 즐거운 실수가 있다는 것도 기억하며 살아야겠습니다. 조금 돌아가더라도 더 멋진 풍경을 보며 갈지도 모르잖아요🤭
댓글 2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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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야
저도 비슷한 경험이 있습니다. 보령에 여행가서 정확히 어디를 네비에 찍고 갔는지 기억은 나지 않지만, 전혀 다른 곳에 도착을 했고,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무작정 걸었습니다. 산 아래, 아주 맑은 계곡이 있었고, 8월말이라 인적은 없었지만 몇 개의 평상만 덩그라니 놓여있었습니다. 그 산, 그 나무, 그 계곡 모든 것이 완벽했던 그 곳은 <실수>가 아니었더라면 볼 수 없었을 겁니다. 그러나 그곳이 어디인지 다시 찾을 길이 없으니, 그냥 제게는 <무릉도원>과 같습니다. 즐거운 한 주 시작하세요! :-)
조잘조잘
그렇게 우연히 마주한 곳은 다시 찾지 못하는 편이 좋을 때도 있더라고요. 오히려 다시 찾았는데 예전의 그 느낌이 안 살아서 아쉬울 때도 있고요🤣 말씀주신대로 무릉도원은 무릉도원으로 기억에 남을 때에 더 그립고, 아름답게 남는 것 같습니다. 즐거운 실수가 종종 찾아오길 바라며! 나무야님도 이번주 화이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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