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독자님, 좋은 아침입니다. 명절 잘 보내셨나요? 괜히 셀프 방학도 하고, 명절도 보내고 쓰는 오랜만의 편지에는 어떤 내용을 담아야 할지 고민이 되더라고요. 그런데 이런저런 특집같은 이야기를 하기보다는 그냥 일상적인 이야기를 하는 편이 조잘조잘에는 더 어울릴 것 같습니다.
저는 이번 연휴 고향에 따로 내려가지 않고 푹 쉬었습니다. 회사 일도 일이지만은 개인적으로도 그냥 좀 쉬고 싶더라고요. 제 기준에서는 나름대로 이것저것 하면서 요란스럽게 살다보니까, 아무것도 안 하고 보내는 시간이 간절했나 봅니다. 부러 멀리 있는 동네로 약속을 잡고 다녀오기도 하고, 방청소도 하고, 부모님의 요청사항에도 부응하는 시간을 보냈습니다. 요즘 온라인으로 하는 일들에 대한 부모님들의 이런저런 부탁이 있었는데, 하면서 저도 제가 또 몰랐던 일들에 대한 것도 알게 되고 좋더라고요. 또, 저뿐만 아니라 우리 가족도 다들 각자의 자리에서 열심히 살아가구나 싶어서 기분이 좋기도 하고요.
가족들이랑 이번 연휴를 같이 못 보낸 것은 아쉽긴 하지만, 저는 워낙 평소에 연락도 자주 하고 자주 내려가지는 않아도 부모님이 서울 올라오실 때 종종 보곤 해서 별다른 슬픔은 없었습니다. 물론 주변의 친구들이 자녀분들과 시간을 보내는 것을 보며 두 분이 아쉬워하는 것도 같았지만요. 막상 두 분이서 바다 여행도 다녀오시고 또 나름의 연휴를 잘 보내시더라고요, 나름의 시간을 보내는 것이 참 중요합니다.
저는 5일이란 시간이 되게 길줄 알았는데 또 순식간에 사라졌습니다. 예전에 코로나때 일주일간 격리됐을 때도 순식간에 사라졌었는데 말이죠. 아무래도 제대로 된 휴식을 취하려면 최소 한 달은 아무것도 안 하는 시간이 있어야 하나 봅니다. 혹자는 그러면 질릴 것 같다고 하는데 글쎄요, 저는 일년까지는 아무것도 안 하고 지금까지 나온 콘텐츠만 보고, 제가 만들고 싶은 콘텐츠만 만들어도 시간이 훅 갈 것 같습니다. 진지하게 하는 말인데 언젠가 제게 1년의 휴식이 주어진다면 문학 전집이나 철학자들 사상 책을 독파하고 싶네요. 하지만 1년이라는 오롯한 휴식이 주어지려면 최소한 30년은 더 있어야겠죠. 심지어 1년의 시간 동안 아무 경제활동을 하지 않아도, 불현듯 닥칠 수 있는 사고에 대비할 수 있는 경제력 여력도 미리 쌓아놔야겠죠. 어휴, 아득합니다.
연휴 끝나자마자 또 언젠가의 휴식을 꿈꾸다니. 사람의 욕심이란 끝이 없습니다. 아무튼 다시 돌아온 일상입니다. 남은 이틀 간 5일의 휴가에서 잘 복귀해, 다시 무사히 우리네의 하루로 돌아오기를 바랍니다. 오늘도 말끔한 하루 보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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