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현듯 찾아오는 불행을 잘 보내주는 법

2023.11.06 | 조회 22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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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잘조잘

매일 아침, 당신 곁의 이야기

구독자님, 좋은 아침입니다. 주말 잘 보내셨나요?

행복이 무어라고 묻는다면 저는 두말않고 선택할 수 있는 자유가 있는 상태라고 답합니다. 그 어느 것도 강제되지 않고 오롯이 자신이 원하는 것을 선택할 수 있을 때가 진정으로 행복할 때라고 생각해서죠. 실은 그런 관점에서 본다면 대다수의 인간은 영영 행복하지 못할 수 있습니다. 저를 포함해서요. 우리가 내리는 크고 작은 선택은 오롯이 나만을 고려하지 않고 작게는 내 가족, 내 옆의 사람들, 멀게는 속한 조직이나 사회, 혹은 지구까지도 염두에 두고 있기 때문입니다. 늘 그런 것은 아닙니다. 적어도 내 방에 놓을 디퓨저의 향이나 오늘 마실 커피 정도는 늘 선택할 수 있으니까요.

'강제된 선택'이라고 할지라도 그 목적이 또 있다면 마냥 불행하지는 않습니다. A카페에 가고 싶은데 일행이 B카페에 가고 싶다 했을 때, 내가 A카페를 가는 것보다 일행이 B 카페를 가서 좋아하는 모습을 보는 게 더 낫다면 B 카페를 가는 게 행복이겠죠.

이처럼 어느 방식이든 내가 행복할 수 있는 길을 아는데 그걸 택하지 못할 때, 특히 외부적인 요인으로 인한 것일 때 마음은 때때로 괴로워집니다. 이 역시 내가 바꿀 수 없는 요인에 의한 것이라면 그 틀안에서 또 다른 길을 찾아야겠지만 바꿀 수 있는 요인임에도 불구하고 용기가 없다거나 게으름을 피운다거나 인내심이 없다는 이유로 못하는 것이라면 더더욱 서글픈 일이고요.

그런 불행의 순간은 인생에서 종종 찾아오곤 합니다. 어쩌면 순간이 아니라 시기일지도 모릅니다. 보통 이런 건 한 순간 느끼고 사라지는 감정이 아니라 어느 나날, 어느 계절, 어느 해에 내도록 걸쳐 나타나는 경우가 많았거든요.

저는 이런 시기를 잘 보내고 싶을 때, 다른 사람의 인생을 자주 훔쳐봅니다. 중요한 건 남이 보내는 시간의 한 순간이 아니라 거대한 맥락속에서의 한 사람의 삶을 보는 것입니다. 어린 시절에는 평생을 봉사하며 사신 분들의 일대기나 종교인들의 일대기를 자주 읽었습니다. 당시로서는 이해하기 어려운 (어쩌면 지금도) 숭고한 가치를 믿고 실현하며 사는 사람들이 존경스럽기도 하고 퍽 부럽기도 했거든요. 살고 싶어지는 세상을 만들고 싶다는 제 원대한 꿈을, 각자의 영역에서 실천하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라 더 듣고 싶기도 했습니다.

요즘은 우직하게, 일상을 잘 꾸려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즐겨 읽어요. 그런 의미에서 요즘 가장 좋아하는 뉴스레터 <당신을 인터뷰해 드립니다>를 구독자님께 추천드려요. 우리가 오늘도 마주쳤을지 모르는 사람 하나하나가 담고 있는 이야기를 풀어내는데 덤덤하게 삶을 열심히 살아오신 분들의 이야기가 마음에 알 수 없는 위안을 줍니다. 인생을 하나의 영화로 본다면 지금의 영광도 지금의 부침도 잠시 스쳐지나간 장면에 불과하다고, 결국 뇌리에 남는 것은 영화를 관통하는 메시지와 영화가 담은 분위기 등등이지 누구네 식탁 위 젓가락이 몇개였는지 따위가 아니라는 것을요.

오랜만에 시작해 정신이 없을 월요일 아침, 한 편 읽어보시는 것 추천드립니다. 제가 최근 가장 잘 읽었던 편 하나 놓고 가요. 그럼 오늘도 편안한 하루 보내시길 바라요.

두 평 남짓 좁은 구둣방에 세상을 통찰한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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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4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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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무야

    0
    11 months 전

    <불행>을 구체적으로 정의하지 않으려구요. 행복도 그렇습니다. 요즘 점점 불행과 행복에 대한 거리와 민감도를 낮추고 있는 것 같아요. - 인터뷰어 : 김소라 작가 링크해 주신 글이 제가 아는 작가님의 글이었어요. 직접 만난적은 없지만 그 분의 책 속에 제가 출연하거든요!ㅎ(사진으로..) 잔잔한 월요일되세요!

    ㄴ 답글 (1)
  • 우럭

    0
    11 months 전

    나의 행복이 누군가의 불행이 될 수도 있는 이기적인 행복이라면 무얼 택해야 할까요? 혹은 길게 보았을 때는 절대로 행복이 아닌 선택이 당장의 나에겐 절박한 수단이라면요? 행복이란 건 너무 어려운 것 같은데 불행은 너무나도 쉬우면서도 제각기 다른 형태라는 생각에 슬퍼지는 요즘입니다.

    ㄴ 답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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