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의 주인공은 없기에

2022.11.28 | 조회 19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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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잘조잘

매일 아침, 당신 곁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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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가리지 않고 보는 편이지만 무협물을 즐겨 봅니다. 어릴 때, 이연걸이 나오는 의천도룡기를 되게 재미있게 봤었는데 그 영향이 큰 것 같습니다.

지금도 무협 웹툰을 좋아합니다. 예전 무협지는 타고난 재능은 있지만 아직 발아하지 못한 주인공이 차츰 성장해 가는 내용이 주였다면 요즘은 처음부터 먼치킨이 나오는 게 대다수이긴 하지만요. 여기에 대해서는 씁쓸한 분석이 있습니다. 계층 이동 사다리가 무너지면서 현실의 역경을 인내하는 것보다 한방에 해결하는 주인공의 모습에 쾌감을 느끼고 공정하다고 생각하는 2030 세대가 늘고 있다고 하네요.

아무튼 먼치킨이 나오는 무협물도 재밌습니다. 요즘 특히 잘 보는 건 네이버에서 연재하는 화산귀환입니다. 웹소설 기반의 웹툰인데 웹툰이 재밌어서 웹소설까지도 같이 보고 있습니다.

무협물을 보다보면 익숙한 이름이 많이 나옵니다. 기초 세계관은 조금씩 다르지만 기본적으로 구파일방이나 무림세가, 마교 등은 공통적으로 등장하죠. 무협물이 워낙 늘다보니 주인공들이 속한 분파도 제각각입니다. 그래서 여러 무협물을 같이 보다보면 헷갈립니다.

예컨대 화산귀환에서는 화산파가 정의고 나머지 분파는 정파임에도 불구하고 악독하고 비열한 모습을 보이곤 하죠. 의천도룡기의 주인공 장무기는 무당파의 수제자인데 그래서인지 여기선 화산파가 시정잡배처럼 그려집니다. 속된 말로 자기네들 입장에서야 본인들이 선이지 남들이 봤을 땐 다 똑같은 뜨내기구나 싶은 생각도 들죠. 저만 그렇게 느낀 건 아닌지 댓글로 종종 여러 작품을 같이 보다보면 세계관이 붕괴된다는 말도 있더군요. 이 작품에서 영웅이 다른 작품에선 주인공이 깨부숴야 할 방해물에 불과하니까요.

전 그래서 더 좋았습니다. 세상은 일차원이 아니라는 지극한 명제를 새삼스레 확인할 수 있었거든요. 지금의 나도 누군가에게는 악역이거나 지나가는 엑스트라일지도 모른다는 것을 새길 수 있잖아요.

내 삶에서나 내가 주인공이고 선역이지 다른 사람의 생에선 아니라는 것을 매번 상기하는 것은 참 중요한 태도라고 생각합니다. 마찬가지로 제가 싫어하는 사람을 볼 때에도 저 사람도 누군가의 소중한 가족이자 친구이겠지,를 생각하면 덜 미워할 수 있습니다. 안 미워하는 것은 아닙니다. 아직 거기까지는 마음의 역량이 안 되네요💣

반대로 생각해 보면 내 삶에서만큼은 내가 오롯한 주인공이겠죠. 매번 닥치는 과제들이 주인공을 성장시키기 위한 역경이라고 생각하면 삶이 좀 덜 팍팍해질까 싶습니다. 아쉽게도 먼치킨은 아니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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