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고나길 뾰족한 인간의 변명

2022.11.29 | 조회 23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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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잘조잘

매일 아침, 당신 곁의 이야기

사주를 덜 믿어 보겠다는 편지를 보낸 것이 무색해지게 얼마전 내년 운세를 보고 왔습니다. 내년은 올해보다 좀더 나을까 하는 기대를 품고 갔습니다.

기억에 남는 말은 남에게 상처주고 살지 말라는 말입니다. 내년뿐만 아니라 평생이요. 사주에 따르면 제가 남의 허점이나 약점을 파악해서 그걸 찌르는 말을 할 수 있다고 하네요. 물론 아무때나 그런 것은 아니고 제가 피해를 입고 앙심을 품으면요. 한번 화를 내고 치우는 게 아니라 남이 가장 상처받을 부분과 시점을 기다렸다가 찌른다는 건데요.

듣고 의아했습니다. 26년 살아오면서 남의 면전에 대고 모진 소리를 한 적도 꼽고 애초에 화를 잘 내지도 않거든요. 하지만 어느 정도 납득한 것은 종종 주변으로부터 냉정하다는 소리를 듣기 때문입니다. 상대와 관계를 이어가고 싶지 않다고 판단하면 빠르게 끊어내기도 하고요. 실제로든 마음속으로든요.

다녀와서 친구 몇에게 이 얘기를 해주자 누군가에게는 그럴 수 있겠다며 동의하더군요🙃 한 친구의 말을 빌리자면 제가 매사에 논리적으로 생각하기 때문에 상대의 문제점을 잘 파악하고, 그 문제를 다른 장점으로 덮고 가는 게 아니라 둘 다 별개의 것으로 인지한다고 하네요. 불편한 점이 있어도 좋은 사람이야~가 아니라 불편한 점도 좋은 점도 있는 사람이야~의 차이라는데 제법 그럴싸합니다.

제 기준에서 납득이 가능한 말과 행동이라면 제가 그걸 좋아하고 싫어하고를 떠나 이해하지만 납득 불가능하다면 그 행동이나 말이 제게 긍정적이더라도 좋아하지 않는다는 것이었죠.

그 말을 듣고 나니 모호한 칭찬을 싫어한다고 종종 말하고 다닌 기억이 떠올랐습니다. 구체적인 이유가 없이 그냥 잘했어~ 최고야~ 등의 말은 안 듣느니만 못하다고 생각해 왔거든요. 어쩌면 그런 성격이 반영된 가치관이었을까요.

스스로 완전한 MBTI F형 인간이라고 생각하며 따뜻한 사람을 지향했지만 요즘엔 제가 따뜻해서가 아니라 주변에 따뜻하게 굴 수밖에 없는 사람들만 있어서 그렇게 살아온 게 아닌가 싶은 생각도 듭니다.

남에게 굳이 상처주고 싶지 않다는 오랜 생각은 어쩌면 방심하면 남에게 상처주기 쉬운 타고난 성향때문이었을까요? 알 수는 없지만 아직은 못되게 말한 적이 없으니🙄 앞으로도 그러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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