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오랫동안 찾아 헤맨 끝에 샀던 체리피어싱이 사라졌습니다. 분명 잘 끼고 있었는데 귀를 만져봤는데 피어싱이 없어졌더라고요. 이게 헤드 부분도 돌려서 끼는 것인데 제가 귀를 만지는 게 습관이라 저도 모르게 조금씩 돌렸나 봅니다. 어디선가 똑 떨어졌나봐요.
순간 허전한 귀에 놀라기도 잠시, 생각보다 막 슬프진 않았습니다. 여행 중이어서 그런지 금방 잊고 여행에 집중했습니다. 문득 귀를 만지다가 없을 때면 허전하긴 했지만 별 생각이 들지 않았습니다.
피어싱을 뚫은 이유 중에 하나가 체리피어싱을 하고 싶었던 것인 만큼 엄청 원했던 것입니다. 그렇게 몇달간 갈망했는데도 아쉬움이 크지 않아서 놀라웠죠. 어쩌면 이를 찾아서 샀던 순간에 그 열망이 해소된 게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그토록 바랐는데도 생각보다 별 게 아니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지금 간절히 원하는 것도 이루고 나면 지금 상상하는 것처럼 엄청난 것이 아닐지도 모르죠. 한때의 꿈을 현실로 살아가는 지금도 그걸 잊고 살아가는 것처럼요.
하지만 피어싱을 찾고, 배송받은 그 순간은 정말 기뻤습니다. 무언가를 갈망하고 이뤄낼 때의 기쁨은 이루 말할 수 없죠. 그럼에도 무언가를 이루기 위해 스스로를 파괴할 만큼 괴롭게 만들 필요는 없는 것 같습니다. 무언가 하나를 성취하고 나면 또다른 꿈이 생길지도 모르잖아요. 간절함이 자신을 갉아먹지는 않기를 바랍니다. 저도요, 구독자님도요.
댓글 2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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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야
저도 얼마 전에 아끼던 선글라스를 잊어버렸는데 금새 포기가 되었습니다. 쉽게 포기가 되는 제가 신기했습니다. 간절함은 필요하지만, 간절함이 전부는 아니기에 늘 <적당함>을 배워가는 것도 인생같아요~!
조잘조잘
나무야님도 얼마전 비슷한 경험을 하셨군요! 저도 쉽게 포기가 되는 게 신기했습니다. 그토록 간절했지만 가졌을 때 실은 다른 것들과 크게 다를 바 없었다는 걸 알게 돼서일까요? 적당함을 배워야 한다는 걸 한번 더 새겨봅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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