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 가서 꿀리지 않는 (무늬만) 효녀이지만 정작 집엔 자주 내려가지 않는다는 걸 알면 종종 놀라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전화도 매일, 영상통화도 자주, 그렇게 사이 좋으면서 왜 집에는 잘 안 내려가?
딱히 이유를 찾지는 못했습니다. 우선은 제가 주말 일정이 자주 잡혀 있고, 부모님도 주말 일정이 자주 잡혀 있고. 또, 저랑 부모님 모두 집에서 보는 것보다는 아예 여행가서 보는 걸 좋아해서 아예 타지에서 보는 일도 종종 있어서죠.
이번에도 신정 이후 거의 반년만에 다녀왔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다녀온 걸 계기로 이제 한 달에 한 번은 꼬박꼬박 내려가기로 마음을 굳혔습니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었는데요, 하나를 굳이 꼽자면 '괜찮다'는 부모님의 말씀이 실은 꼭 그렇지만도 않다는 걸 알게 돼서입니다.
내려갈 때마다 오기 일주일 전부터 뭘 먹고 싶은지, 뭘 보고 싶은지, 어딜 가고 싶은지를 매번 물어보시며 미리 준비를 다 하시는 모습이. 아침 일찍부터 밤 늦게까지 웬종일 돌아다니며 안 가본 데도 가야 하고, 내가 좋아하던 곳도 가야 하고, 부모님이 최근 좋아하는 곳도 가야 하고 그렇게 빡빡한 스케줄이.
실은 자주 안 내려와도 '괜찮다'는 거짓말때문이었단 게 문득 느껴졌습니다. 떠보듯이 '그래도 얼굴 보는 게 좋지?' 하는 말에 당연하다는 빠른 대답도. 전화를 하다가도 한번씩 영상 통화로 전환하실 때의 마음도. 그 모든 게 순간 다 느껴지니 정말 자주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리고 이런 저런 이유를 차치하고 일단은 제가 부모님 얼굴 보는 게 넘 좋더라고요. 오로지 나로서 존재하기만 해도 고맙고 사랑한다고 말해주는 사람들과 함께라면 어디든 즐겁지 않을까요.
아무튼 자주 내려갑니다. 대구엔... 기념품 없으니 자주 다녀와도 기념품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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