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독자님은 어떤 SNS를 즐겨 하시나요?
그전에 SNS를 자주 하시는지 묻는 게 먼저였으려나요. 저는 초등학생 시절 세이클럽을 시작으로 네이버 블로그, 싸이월드,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트위터 등을 해왔습니다. 이중 요즘 하는 건 네이버 블로그, 인스타그램, 트위터 정도네요.
인스타그램은 성인이 되면서 계속 해왔습니다. 블로그는 한창 인스타그램에 회의감을 느낄 때쯤 다시 시작했습니다. 원치 않는 이들의 일상을 보고 싶지 않다는 이유가 가장 컸습니다. 속마음을 적은 글을 딱히 친하지 않은 사람들과 공유하고 싶지도 않았고요.
트위터는 작년 덕질을 시작하면서 같이 시작했습니다. 그때 친구들한테 RT는 왜 하는 건지 하트를 누르면 뭐가 좋은지까지 귀찮게 꼬치꼬치 캐물었었네요.
그렇게 세 가지 SNS를 하는데 요즘은 트위터를 자주 봅니다. 일단 가장 큰 이유는 모르는 사람들로 가득해서입니다. 이는 제가 요즘 전반적으로 느끼는 대인관계의 권태로움에서 비롯한 것도 같은데요. 한 걸음 떨어져서 정말 모르는 쌩판 남의 이야기를 듣는 게 차라리 덜 피로하다는 생각이 종종 듭니다.
그건 정말 '정보'로만 받아들이고 넘길 수 있지만, 가끔 지인들의 소식을 보고 들을 때면 정보로만 받아들이는 게 아니라 감정이 섞이더라고요. 늘 긍정적인 감정이면 좋겠지만 부러움이 들 때도 있고 스스로의 선택에 대한 회의가 들 때도 있고, 지나간 일이 그리워질 때도 있습니다. 그런 게 자주 피곤하더라고요.
차라리 모르는 사람들이지만 제가 좋아하는 대상에 관한 긍정적인 이야기만 쏟아내는 걸 보고 있자면 편안합니다. 트위터는 워낙 사람들 관심사도 다양하고 연령대도 다양해서 본인이 어떤 계정을 팔로우하고 있느냐에 따라 각자 느끼는 감상이 다르겠지만요. 전 제가 좋아하는 연예인의 소식을 알려주는 계정들과 제가 공부하고 싶은 분야 실무자들 계정을 팔로우하고 있는데 비현실과 현실이 적절히 버무려져 즐겁습니다.
이러다가 또 인스타그램이 재밌어질 때도 있겠죠. 블로그도 마찬가지고요. SNS에는 인생의 가장 화려한 장면만 오려서 붙인다고 합니다. 그걸 머리로는 알고 있지만 타인의 명장면 나의 모든 러닝타임을 함께 놓고 보게 되는 건 어쩔 수 없는 것 같아요. 그러면서 저도 저의 하이라이트를 기록하고 싶은 마음도 드는 이 모순까지도요.
트위터는 비교적 절망도 함께 기록하는 것 같습니다. 인스타그램에는 막 끓여서 계란을 예쁘게 올린 라면 사진만 올린다면 트위터에는 그 라면이 엎어진 사진을 같이 올릴 수 있다면 비유가 될까요.
사실 뭐든 간에 SNS는 안 하는 게 제일입니다. 잘 끓인 라면을 찍든 엎어진 라면을 찍든, 안 찍고 맛있게 먹는 게 최고입니다. 그 사진 찍어놨다가 또 언제 보고 있겠습니까. 이렇게 말하면서도 사진 찍는 게 습관이 돼서 계속 찍고 있기는 하지만요.
모순의 모순의 모순을 견뎌가는 게 삶이려나요. 오늘 하루는 모순없이 보내 봅시다. 구독자님, 산뜻한 하루 되세요 ⛰️
댓글 2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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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야
web과 관련한 일을 2000년 부터 했으니 안해본게 없다는게 맞을 것 같아요! 싸이월드 부터 시작해서 블로그, 페이스북을 지나 지금은 인스타그램만 사용하고 있습니다. 저도 SNS에 대한 생각은 비슷합니다. 행복의 반대말은 <비교>라고 하던데.... 그래서 오로지 저의 '순간'에만 집중하려고 합니다. 벌써 화요일입니다. ㅎㅎㅎ
조잘조잘
행복의 반대말은 비교! 처음 들어 보는 말인데 콕 와닿네요. 실제로 국민 행복 순위 1위였던 나라가 인터넷이 연결되고 소셜미디어가 보편화되면서 행복 순위가 떨어졌다는 것을 들은 것고 같고.. ㅎㅎ 자신의 순간에만 집중하면서 행복하게 살아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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