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연예인을 실제로 만나고 싶지는 않아

2023.02.22 | 조회 33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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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잘조잘

매일 아침, 당신 곁의 이야기

작년 이맘때 시작한 덕질이 생각보다 오래 가고 있습니다. 공식 팬클럽도 가입하고 최근에 컴백했을 때 앨범도 또 샀는데요. 그정도 좋아하면 실제로 보고 싶을 법도 하지 않냐는 이야기도 종종 듣습니다. 의외로 현실에서 만나고 싶은 마음은 없습니다.

사람을 깊게 알면 좋아하지 않을 수가 없다고 합니다. 동의합니다. 이해할 수 없는 누군가에게도 서글픈 사연은 있고, '그럴 수밖에 없는' 이야기를 듣고 나면 마음이 동하거든요.

그런데 저는 이 말에 공감하는 만큼 사람을 깊게 알면 실망하지 않을 수가 없다는 말에도 동의합니다. 이해할 수밖에 없는 사정 뒷면에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해하고 싶지 않은 모습들이 숨어 있기도 합니다.

저만 해도 남한테 보였다가는 질타받을 못난 마음들을 가득 가지고 있습니다. 누군가를 진심으로 좋아하면서도 한편으론 제가 좋아하는 지점을 질투하기도 합니다. 남에게 베풀면서도 속으로는 스스로의 친절과 관용에 셀프 감명을 받곤 합니다. 갓생을 사는 것 같은 모습 뒤에는 무능하게 나이 드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있습니다. 나이 들어서도 남 앞에서 꿀리고 싶지 않다는 오만이겠죠?

이 모든 모습이 마냥 나쁘다고는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어쩌면 누구나 가지고 있는 동시에 모두가 '굳이' 드러내지 않는 모습이겠죠.

그래서 제가 덕질하는 이도 실제로 만나고 싶진 않아요. 휴대폰 액정 너머로는 반짝거리는 사람도 현실에서 만나면 똑같은 사람이니까요. 차마 좋아하기 어려운 부분을 덮어두고 좋아할 수밖에 없는 이유로만 가득한 모습을 좋아하고 싶습니다. 2d 만화 캐릭터를 좋아하는 것과 같은 맥락일까요?

물론 이렇게 이성적인 척 글을 써놓고도 현실에서 그 연예인을 보게 되면 좋아서 어쩔줄 몰라할 것도 잘 알고 있습니다. 어쩌면 실제로 보기 싫다는 건, 그 사람의 인간적인 면모가 아니라 저의 이런 이중적인 모습을 마주하기 싫어서일 수도 있겠네요.

하긴 덕질하는 이유가 단지 얼굴이나 목소리때문만은 아니고 방송에서 보이는 인간적이라고 믿고 싶은 모습때문도 있는데 '그런 모습 믿지 않아'는 조금 웃기긴 합니다. 구독자님, 인간이 이렇게 이중적입니다.

아무튼 덕질은 당분간 더 오래오래 할 것 같아요. 어쨌든 간에 재밌고 행복하거든요. 가장 가성비 좋은 행복이라고도 말합니다. 별 거 없이 그냥 사진 한 번 보는 걸로도 스트레스가 풀리니까요😏 결론은 어덕행덕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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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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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무야

    0
    over 1 year 전

    2년전 좋아하는 인디 가수가 생겼습니다. 음반도 사고, 공연도 가고... 그러나 그도 저와 같은 인간인지라 가까워질수록 제 기대가 컸을까요, 약간은 실망하는 저를 보면서 꼭 가까워지는 것이 능사는 아니구나.... 했습니다! ^^

    ㄴ 답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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