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글을 쓸 때, 한번에 완결내는 경우는 잘 없습니다. 워낙에 집중을 잘 못해서인지 하나를 완벽하게 끝내기보다는 이것저것 손대면서 전방위적으로 쓰는 편인데요. 그래서 쓰다 만 글들이 여기저기 널려 있습니다.
그걸 모아서 컴퓨터 바탕화면 스티커 메모에 널어뒀습니다. 그때그때 생각나면 글을 추가하기도 하고, 말기도 하면서 모아둔 글감이 수십개는 됩니다. 딱 한 문장만 쓰고 만 글을 포함해서요.
그런데 얼마전 컴퓨터에 문제가 생기더니, 스티커 메모 중 많은 것들이 날아갔고 글감을 모아둔 것도 사라졌습니다. 심지어 처음에는 뭐가 없어진지 모르고 있다가, 다시 보고 '헉!'싶었죠.
의외로 아쉽거나 안타까운 마음은 안 들었습니다. 한편으론 그렇게 쓰지도 않을 거면서 모아두기만 한 글감이 깔끔하게 사라진 게 다행이다 싶기도 하고요. 마음의 짐처럼 '언젠가는' 쓰겠다며 차마 버리지 못하고 방구석에 쌓아두는 맥시멀리스트의 마인드셋에서 해방이란 생각도 들었습니다.
메모가 없어졌다고 해서 까먹을 주제라면 안 쓰는 게 나을지도 모른다는 분석은 덤입니다. 쓰고 싶은 거라면 분명 생각이 나겠죠. 또, 개중에는 거의 다 써놓고도 너무 주제가 무겁지는 않은지 고민만 하다가 몇개월 째 묵혀둔 것도 있었는데요. 이참에 잘됐다 싶습니다.
그 덕분에 이렇게 또 하나의 소재가 나오기도 했네요. 금방 또 새로운 것들로 채워가겠죠. 몇 가지 기억에 남는 건 사랑하기 때문에 헤어질 수 있을까, 가보고 싶은 여행지, 인생에서 가장 행복했던 순간 등이 있네요. 언젠가는 쓰겠죠?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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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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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야
저의 아침 생각과 글감의 창고는 <조잘조잘>이었으니 함께 슬퍼해야 하나 하다가 씩씩하신 모습에 안도합니다. ^^
조잘조잘 (317)
늘 따뜻한 말씀 정말 감사드려요, 나무야님! 덕분에 저도 매번 힘이납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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