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 12월에 처음 인사드리네요, 구독자님. 2023년이 정말로 끝을 향해 달려가고 있습니다. 올해 참으로 다사다난했던 저는 빨리 올해를 보내주고, 내년을 맞이하고 싶은 마음으로 가득합니다.
솔직히 말해서 제게 2023년은 정말 싫은 것 투성이였습니다. 지난주 내내 긍정적이란 소리만 듣고 와서 이런 말을 하기 머쓱하긴 하지만요. 저는 호불호가 강하고, 특히 불호가 명확한 사람입니다. 불호가 혐오가 되지 않기 위해 굳이 입밖에는 내지 않으려고 노력은 하지만 노력을 늘 실천으로 옮기는 건 어려운 일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올해는 차마 입밖에 내지 못한 불호들로 꽉꽉 채운 한 해였습니다. 살면서 내가 무언가를 이렇게 인내해 본 적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환경, 일, 사람, 그외의 다수가 정말정말 싫었습니다!!! 입밖에 내고 나니 마음이 편하네요. 정말 당장에 경찰서로 뛰어들고 싶을 만큼 누군가를 신고하고 싶은 마음을 품기도 했고, 휴대폰 연락처를 모두 삭제하고 제 번호도 바꾸고 2d 폰으로 바꾸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이 든 때도 있었습니다. 유달리 해외에 가고 싶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산 한 해였는데 정말 진지하게 그냥 고향에 내려갈까라는 생각을 수도 없이 하기도 했네요. 아무리 생각해도 제 행복은 여기에 없는 것 같아서요.
올 한 해 잘 보냈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지난 1년을 돌아보자마자 눈물이 줄줄 나는 걸로 보아 참 힘들었나봅니다. 생의 모든 선택을 좋아하는 것을 하며 살기 위해 해온 제가 싫은 것들만 가득한 시간들을 보내다보니 마음이 무간에 있었는 게 틀림없습니다. 오죽하면 작년이랑 올해는 아무 민망함도 없이 길거리에서 줄줄 울면서 걷기도 했습니다. 그것도 셀 수 없이 많이요, 하하하. 지하철에서 별안간 눈물을 줄줄 흘리는 사람을 본 적 있다면 아마 저였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아직 철없는 딸인 저는 힘든 이야기가 있으면 걱정하실 부모님 속도 모르고, 부모님께 죄다 털어놓는 편인데요. 듣던 어머니께서 다 기록해놓으라고 나중에 책쓰면 대박나겠다(?)고 하시더군요. N년 후에 내가 싫어했던 모든 사람들에게,라는 제목으로 한 권 내야겠습니다.
농담이고요. 그렇게 참 길고도, 길고도, 길었던 올해의 끝무렵에 선 지금은요, 꽤나 행복합니다. 정말로요. 준비하던 것들을 잘 매듭지어서가 아닙니다. 그건 단지 시작에 불과하다는 걸, 이미 수많은 시작을 경험했기에 잘 알고 있습니다. 다만 준비하는 과정을 통해 제가 잊고 있던, 진실로 제가 원하는 것들을 다시 깨달았거든요. 그러면서 무엇이, 왜 힘들었는지도 더 명확해졌고, 또 그래서 앞으로 무엇을 해야할지도 선명해졌습니다. 이게 뚜렷해진 것만으로도 마음이 편안해졌습니다. 가는 길이 험난할 수도 있다는 걸 알지만, 이미 아주 오랫동안 그리던 것을 가져본 경험이 있기 때문에 다음은 보다 쉬울 걸 알고 있습니다. 구독자님도 아시다시피 작은 성취의 경험이 우리에게 주는 '다음'의 용기는 정말 크니까요.
오래전 제가 그런 편지를 보낸 적이 있습니다. 그날 하루가 어떠했든, 잠들기 전에 행복하다면 그건 행복한 하루로 기억된다고요. 올해도 마찬가지이길 바라봅니다. 언젠가 돌아볼 2023년은 힘들었던 기억이 가득한 해가 아니라, 새로운 꿈을 찾은 희망찬 한 해였다고 말이에요.
다시 시작하는 이번 주도 한번 부단히도, 잘 보내 봅시다. 즐거운 월요일 되길 바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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