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에 하나씩 버리기

2023.12.05 | 조회 20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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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잘조잘

매일 아침, 당신 곁의 이야기

구독자님, 좋은 아침입니다. 저는 이사를 결심했습니다. 사실 지금 살고 있는 집을 재계약 한 지 얼마 되지도 않았고, 여차하면 이 부근 어딘가에 정착해 살고 싶었을 정도로 마음에 든 동네였는데요. 지금 집은 학교와 회사의 가운데에 위치해서 출퇴근과 등교가 넘 번거로울 것 같더라고요. 둘 중 하나랑은 걸어 다닐 수 있는 위치로 가는 게 심신의 안정에 좋다고 판단했습니다.

이사하기까지 아직 3개월이나 남았지만 저는 벌써 하나 둘 짐정리에 나섰는데요. 최근 옷을 많이 버렸다거나 당근을 했다거나 하는 이야기도 이사 결심의 연장선입니다. 미리미리 짐 정리를 하는 이유는, 늘상 벼락치기보다는 조금씩 꾸준히를 선호하기 때문입니다.

며칠 전 거즌 10년만에 사촌동생을 만났습니다. 오랜만에 본 동생은 훌쩍 어른이 돼 있었는데요. 별안간 그런 얘기를 하더군요. 제가 고등학생일 때, 저한테 공부 잘하는 법에 대해 물어봤는데 제가 하루에 3시간만 공부를 하라고 했다면서요. 그런데 본인이 고등학교에 가보니 하루에 3시간은 턱도 없는 시간이었다며 말하더라고요. 저도 되짚어보면 하루에 3시간보다는 많이 한 것 같아서 무슨 자신감으로 그런 말을 했었나, 곰곰이 생각해 봤습니다.

그런데 아마, 하루도 빠지지 말고 고1때부터 매일 3시간씩 하라는 뜻이었겠다 싶습니다. 그때부터 마감에 시달리는 걸 극도로 싫어한 저는 하루에 50씩 두 번 해서 100을 채우는 것보다 하루에 1씩 100일을 반복하는 것을 훨씬 선호했거든요. 그런 성향은 나이가 들어도 크게 바뀌지는 않았나 봅니다.

아무튼 조금씩 정리 중인데 세상에, 짐이 이렇게나 많았나 싶습니다. 자취 기간동안 조금씩 방 크기를 늘려 오면서 짐 크기는 대폭 대폭 늘었는데요. 솔직히 안 쓰는 건 없는 것 같은데 이걸 어떻게 다 정리해야 할 지 막막합니다. 요즘 정리의 기술이니 뭐니 하는 책이나 유튜브를 읽는 까닭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세운 목표는 하루에 하나 버리기, 하루에 하나 쓰기입니다. 쓴다는 것은 쟁여만 두었던 영양제나 팩을 사용하는 걸 말합니다. 겨우 하나인 듯하지만 3개월 뒤엔 100개입니다. 하지만 더 중요한 건 무언가를 더 사지 않는 것입니다. 잘 버리고, 잘 쓰고, 잘 아끼면서 떠날 준비를 잘 해내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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