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쿠에 대한 깊은 생각

2024.10.11 | 조회 12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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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잘조잘

매일 아침, 당신 곁의 이야기

구독자님, 좋은 아침입니다. 구독자님은 오타쿠이신가요? 초록동색이라 그런지 제 주변에는 오타쿠들이 많습니다. 실은 근묵자흑이라고 썼다가 지웠답니다. 우하하. 이들의 습성을 살펴보면 재미난 공통점들이 있는데요.

우선 미성년자일 때는 자신이 오타쿠임을 부정하던 이들의 대다수는 성인이 된 후에는 자신이 오타쿠임을 증명하려고 한다는 것입니다. 오죽하면 한 대학교에서 패션 오타쿠 동아리도 만들어지기도 했는데요. 그런데 이 증명은 대개 먹히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왜냐하면 오타쿠들은 각자의 주 종목에서만 오타쿠이기 때문에, 자신이 잘 모르는 분야에 대한 오타쿠는 오타쿠로 인정하지 않는 기질이 있기 때문입니다.

이때문에 오타쿠들끼리 있으면 서로가 '갓반인'이 되는 경향도 있는데요. 예컨대 케이팝 아이돌 덕후 사이에 있는 일본 드라마 마니아는 그야말로 머글이 분명합니다. 또 만화 '원피스'를 광적으로 좋아하는 사람도 다른 더 딥한 일본 애니메이션을 파는 사람들 사이에선 그야말로 맛만 깔짝 본 수준이 되곤 맙니다. 하지만 늘 입문용 애니와 오타쿠용 애니를 어떻게 구분할 수 있는지는 의문이긴합니다. 세간에 따르면 투니버스에 나온 만화는 오타쿠로 안 친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때때로 어느 오타쿠는 다른 오타쿠와의 만남을 통해, 자신이 오타쿠가 아니라는 것을 깨닫기도 합니다. 실은 둘 다 오타쿠인데, 이상하게 오타쿠들의 세상에서는 더 심한 정도의 덕질을 하는 이만이 진정한 오타쿠가 되곤 합니다. 그 이외의 오타쿠는 갓반인 혹은 머글이라는 오명(?)을 쓰곤 하죠.

물론 이 모든 것은 당사자성 발언입니다. 스스로 오타쿠가 아니라 단순히 만화보기가 취미인 사람으로 생각했다가 어느 집단에선 오타쿠가 되기도 하고, 그렇게 스스로를 오타쿠로 규정했더니 또 다른 집단에선 아직 아무것도 모르는 애송이 취급을 받기도 합니다. 이 파편화된 세상에서 스스로가 오타쿠인지 아닌지가 무엇이 그리 중요하겠냐만은, 이상하게 오타쿠들 사이에선 나 역시 오타쿠라는 것을 인정받고 싶고, 또 갓반인들 사이에선 난 오타쿠가 아니라는 걸 보여주고 싶은 모순적인 마음이 듭니다.

아무렴 따지자면 저는 오타쿠쪽이긴 합니다. 오타쿠에 대한 이런 이야기를 길게 늘어놓는 것부터가 그렇지 않을까요. 오타쿠 특징 중에 하나가 갑자기 벅차오른다는 것,이 있는데요. 제가 냅다 오타쿠에 대한 주제를 길게 풀어낸 까닭도 어제 이런 유머글을 봤기 때문입니다.

너무 적확한 비유에 냅다 벅차올라서 이렇게 편지를 써내렸네요. 구독자님이 오타쿠인지, 아닌지도 모르면서요..😇 하지만 저는 모든 사람은 각자의 분야에서 오타쿠라고 믿기 때문에 구독자님도 부담 없이 읽으셨으리라 믿습니다. 이런 얘기는 해도 해도 재미있네요. 오타쿠 토크로 머지 않은 미래에 또 돌아오겠습니다. 아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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