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살고 있는 기숙사 앞에는 클로버가 무성합니다. 살면서 본 중 가장 많은 클로버 군집이 있는데요. 심지어 잎 하나하나가 아주 커다랗습니다. 생애 본 중 가장 큰 클로버이기도 합니다.
더워지기 전에는 아침 일찍 나가면 네잎클로버를 한참 찾기도 했습니다. 분명 여기서 만날 수 있는 네잎클로버도 잎이 엄청 클 거란 기대를 안고요. 그런데 찾지 못했고, 올해 여기서 네잎클로버를 찾겠다는 소소한 목표로 오고가며 종종 클로버 밭을 빤히 보곤 했습니다.
그런데 얼마전 제초작업을 한번 싹 하더니 클로버 양이 대폭 줄었습니다. 커다란 클로버들도 온데간데 없어졌습니다. 언젠가 찾겠다며 지나가며 흘깃 보던 거에 그쳤던 게 왜 이리 아쉬운지요. 몇 번 비가 더 오고나면 또 금세 무성히 자라날 것을 알지만, 그때 제가 찾고 싶었던 그 밭에서의 네잎클로버는 만날 수 없겠죠.
하고 싶은 것이 있으면 미루면 안 된다는 새삼스러운 진리를 또 한 번 느꼈습니다. 삶은 우리에게 이렇게 순간순간 깨달음을 주지만 이걸 마음 깊이 녹여내기란 참 어렵습니다. 또 까먹고 지금을 소중히 여기지 않고 언젠가 다가올 미래만을 꿈꾸며 지금을 넘겨버리겠죠. 그래도 오늘을 떠올리며, 네잎클로버를 찾으려고 잠시 쉬어갈 여유는 가질 수 있길 바라봅니다. 지나가다 찍었던 클로버 밭 사진 한 장을 첨부합니다. 오늘도 편안한 하루 보내시길 바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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