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이 사랑을 시작할 때

2023.05.11 | 조회 73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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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잘조잘

매일 아침, 당신 곁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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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매우 깊이 공감합니다. 제가 요즘 드라마를 잘 안 봐서 요즘 드라마에서 멜로 감정선이 어떤지는 잘 모르겠지만 10여년 전 드라마들은 하나같이 이런 구성이었던 것도 같아요. 꽃보다 남자, 파리의 연인, 커피프린스 1호점... 모두 서로의 첫인상은 '이상한 사람'이었네요.

곰곰이 생각해 보면 저도 이상한 사람을 좋아해왔습니다. 괴짜를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행적의 인과관계가 명확하지 않은 사람들이 궁금하더라고요. 예컨대 이과계열 전공생인데 어문계열을 복수전공 한다거나요. 대다수 사람들이 선택하지 않는 길을 걷는 이들을 보면 그 이유가 듣고 싶어집니다. 다행히 성격이 외향적인 덕에 전 이런 사람들을 보면 꼭 말을 붙였습니다. 심지어 아예 모르는 사람이라 할지라도요.

그 이유가 별 게 아니라서 싱거울 때도 있지만 예상 못한 이유라서 대단해 보일 때도 있고, 그 인연을 오래 이어가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이는 꼭 이성관계에만 해당하진 않고 남녀노소를 떠나 어딘가 독특한 구석이 있는 사람들한테 끌렸는데요. 특히 그 목적이 이타적이거나 순수하다면 속절없이 빠지고는 합니다. 취미로 배우기 시작한 제 2외국어를 활용해 자원봉사활동을 한다거나 말이죠. 취업이나 돈, 명예, 남들의 인정 등에 얽매지 않고 자신만의 세계를 구축해 가는 게 참 좋아 보이더군요.

이 '하여튼 이상한' 사람들을 발견하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대개 사람들은 굳이 자신의 취향이나 가치관을 나서서 설명하지 않습니다. 실제 취미가 뜨개질이라고 하더라도 밖에서는 독서라고 하고 넘기기 일쑤입니다. 굳이 그 이유와 기타등등을 말하기 귀찮기 때문이죠. 저 역시도 딱히 관계를 형성하고 싶지 않은 이들에게까지 긴 이야기를 하지 않습니다. 무색무취의 사람으로 생각하든 말든 알 바 없으니 대충 대답하고 넘기죠. 반대로 제가 재미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한 사람들 가운데 제가 푹 빠질만한 독특함을 안고 있는 사람도 있었겠죠. 굳이 제게 보여주지 않았을 뿐.

모든 사람은 깊이 알면 좋아하지 않을 수가 없다,는 명제를 믿는 만큼 모두에게는 각기 다른 재미난 점이 있습니다. 스스로를 평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조차도 깊이 이야기를 하다 보면 이 사람만의 독특한 매력이 보이죠.

문제는 이를 아는 데까지는 시간이 든다는 점입니다. 굳이 시간을 투자해가면서까지 알고 싶을 정도로 마음이 동하는 사람을 만나기가 쉽지는 않습니다. 또, 점점 타인에 대한 관심이 줄어들고 남이 무얼 하든 간에 그럴 수도 있지라는 생각을 하면서 남의 독특한 점을 발견해도 딱히 흥미를 느끼지 않고 넘어갑니다. 재미있어도 그 순간일뿐이고 굳이 궁금증을 불러 일으키는 경우는 흔치 않습니다.

결정적으로 어찌저찌 발견해낸 그만의 재미난 구석이 저한테도 재미있는 일이어야합니다. 누군가에겐 매일 글 쓰는 사람이 신기한 사람일 수 있겠지만 저는 그런 사람을 만나도 별 생각없이 지나갈 것 같습니다. 하루에 한 번 길거리에서 쓰레기를 주워 버리는 사람쪽이 오천 배는 더 흥미롭습니다.

그래서 저는 마음이 동하는 사람을 만나면 최선을 다해 알아가려고 합니다. 그래서인지 지금 직업이 참 적성에 맞는 것도 같습니다. 기본적으로 제가 궁금하고 알고 싶은 기업과 사람을 만날 수 있으니까요. 애정이 있는 대상들을 만나다 보니 질문거리도 잔뜩 준비해갈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러한 궁금증을 빠르고 정확하게 해소할 수 있는 업이라니, 호기심 왕국인 제겐 새삼 천직이네요.

일을 하면서는 더더욱 마음을 동하게 하는 사람들을 많이 만난 것 같아요. 그래서 제가 소셜벤처 인터뷰하는 걸 좋아하나봅니다. 남들이 안 가는 길을 뚝심있게 걸어가는 사람들이 궁금해서요.

앞에 보여드린 짤을 다시 발견하고 구독자님은 공감하실지 궁금해서 쓰기 시작했는데 어쩌다보니 업 얘기로 빠졌네요. 하여튼 희안한 사람을 만나고 알아가는 한 해가 되길 바랍니다. 저도 구독자님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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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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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은

    0
    over 1 year 전

    사랑의 시작이 웃겨, 희안해, 이상해로 정의된다고 한번도 생각본적이 없는데 왜 보자마자 공감되는 건지,, ㅋㅋㅋㅋㅋ '취업이나 돈, 명예, 남들의 인정 등에 얽매지 않고 자신만의 세계를 구축해 가는 게 참 좋아 보이더군요.' 이 말에 너무 공감합니다. 이런 게 내실인 것 같아요. 내실 있는 사람이 되고 싶은데 무언가에 얽매이지 않고 마이웨이를 만들어가기란 마냥 말처럼 쉬운 건 또 아닌 것 같더라구요 요즘 저는 주체적인 삶에 대해서 고민하는데요 그 동안의 삶이 주체적이라고 자부하고 살았는데 선택만 내가 했다뿐이지 그 선택의 기저에는 진정한 나 보다는 사회의 시선과 기준이 더 강했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그래서 과연 내가 주체적인 삶을 살았는가, 어떻게 하면 주체적으로 살 수 있을까를 고민하는 요즘입니다 조잘님 글의 한구절에 꽃혀 댓글이 길어졌네요 ㅋㅋㅋㅋ 오늘도 파이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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